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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디 Jan 11. 2024

노 베어스 국경을 서성이는 예술가의 삶



 

2022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먼저 만났던 노베어스.

사실 이 영화 하나만 보고 부산영화제를 가게 한 이유는 2022년 9월 여성 복장 규정 위반 혐의로 체포된 이란 쿠르드족 여성인 마흐사 아미니(22)가 구금 중 사망하면서 히잡시위가 불처럼 번지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구금되어 이란정부로부터 박해를 받던 자파르 파나히의 영화를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조급함과 불안함에 들어섰던 상영관. 

심란한 마음으로 만난 노베어스는 현실과 픽션이 혼재된 영화로 권력의 감시를 피해 시골로 간 영화감독 바로 자파르 파나히 자신이 등장한다.

국경 근처 마을로 그가 간 이유는 원격을 이용하여 또 다른 영화를 제작하기 위한 목적이었으나, 와이파이는 늘 터지지 않아 지붕위에 올라가는 일이 부지기수였고, 국경너머에서 영화를 위해 연기하는 배우들의 상황도 녹록치 않다. 

영화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감독의 삶, 그리고 또 한편으로 낯선 마을에 적응해야 하는 이방인으로써의 삶 그 양쪽 모두를 보여주며, 그가 이란내에서 억압받고 있는 감독이기에 오히려 상황을 현실과 픽션의 모호함을 통해 관객의 몰입과 공감을 증폭시키는 효과를 낸다는 점이 영리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노력할 수록 엉망이 되가는 상황들 각각의 방식으로 현실에 저항하는 비극적 결말 앞에 감독은 멍하시 현실을 응시하다 시동을 건다 


어디로 가야할지 모른채.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 무얼해야 하나?

어디서?

어떻게?

누구와..

막막한 질문속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나아가리라는 의지. 


사랑하는 바흐만 고바디의 영화 [코뿔소의 계절]이 떠오른다

이란의 이슬람혁명 당시 반 혁명죄로 30년간 투옥되었던 쿠르드족 시인 ‘사데그 카망가르’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 바흐만고바디 역시 이란에서 추방되고, 터키와 중동지역을 떠돌며 영화를 만든다.

영화를 보며 내내했던 질문


"그들은 왜 영화를 계속 만드는가?

이 나라 저 나라를 정처없이 떠돌면서까지 왜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가?

그토록 자신들의 삶을 던져가며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는 뭔가?


코뿔소의 계절에서 나온 사헬은 죽기 직전 타투로 시를 새겨넣는다


"경계 지역에서 사는 자만이 새로운 땅을 만든다."


아마도 그들이 절실한게 무엇을 찾아 헤매는 이유는 이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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