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념
나는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이 아니다. 나는 서울 월세에 중소기업 다니는 사원이다. 사실, 김부장 정도면 정말 열심히 살았고 성공한 사람 아닐까? 나는 오히려, 그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성공하면 행복하다는 게 사실일까?
나는 성공이란 무엇일 지 오랜 시간동안 고민해왔다. 나는 아직도 답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사회는 월 1000만원과 높은 직급이 성공이라고 여긴다. 그것도 어쩌면 맞는 말인 것 같다. 그럼,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을까? 아마도, 사회는 그런 잣대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에서 행복한 사람은 5% 미만이겠다.
성공 확률이 5% 미만이면,
행복할 확률도 5% 미만일까?
나는 성공한 사람들은 사업가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월급쟁이로는 월 1000만원을 못 버니까 말이다.
그래서, 나는 사업가를 동경했다. 내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동시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도 생각했다. 그러면, 내가 더 행복할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성공한 김부장은 행복했을까?
아들이 부끄러워하는 아빠.
팀원들이 존경하지 않는 팀장.
친구들을 시샘하는 김부장.
강남 아파트를 부러워하는 김부장.
대기업이 아니면, 실패했다 생각하는 그는 행복했을까? 명품 가방을 사면서 만족하는 걸 봐서는 행복했던 것 같다.
성공의 기준이 돈과 명예라면,
나는 분명 불행하다.
내가 고민하는 성공의 정의는 지금 행복한가? 이다. 나는 항상 미래에 나를 꿈꾸고 현재를 살아가고 있었다. 이성적으로, 지금 당장 내가 행복한 일을 해야 내 미래가 행복하다는 걸 알면서 말이다.
나는 어리석다. 그리고 나는 연약하다. 남에게 상처 주면 나는 너무 힘들다. 아무래도 나는 사업가가 되긴 글렀다.
나는 진실로 돈과 명예, 욕심을 내려놓고 싶다.
사업가가 되서, 돈을 많이 벌겠다는 욕심을 내려놓고 싶다. 이번 인생에는, 내 와이프와 내 자식을 먹여살릴 정도로만 성공하고 싶다. 내가 나에게 쓰는 돈이 월 50만원이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성공이라는 건 욕심을 내려놓고 현재에 만족하는것 아닐까?
어리석은 사람은 가지지 못한 것을 원망하며, 현명한 사람은 가진 것에 만족해한다.
나는 분명 어리석은 사람이다. 하지만, 동시에 현명한 사람이다. 나는 요즘 가장 행복하다. 내 아내와 내 아이가 우리 집에 있고, 저녁과 주말을 같이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 저녁을 낭비해선 안된다. 더 많은 일을 해서,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지려 해서도 안된다.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고, 실천하는 사람이 성공한 사람 아닐까? 나는 그런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고 싶다. 내가 동경하는 사람이 더이상 사업가가 아니면 좋겠다.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내 꿈은 일보다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흔들리지 말자.
내가 가장 즐기는 시간은 사색하는 시간이다. 나는 나 자신과 가장 많은 대화를 한다. 내가 뭘 원하는 지, 내가 뭘 해야하는 지 늘 질문하고 스스로 답변한다. 생각은 농축되지만, 행동은 퇴보했다. 난 늘 옳은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이성적으로 맞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감정적으로 맞다고 생각하는 결정을 내렸다. 나의 가장 큰 약점이다. 그 약점은 어쩌면 진정성일수도 있고, 반대로 어리석음일수도 있다.
어쨌든, 현재 나가 생각하는 성공은 이 순간을 행복하게 보내는 것이며, 죽을 때 후회하지 않는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죽을때, 사업체가 있다고 내가 행복하진 않을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내 아내는 정말 현명하다. 죽어라 일해서 뭐하냐고. 가족들과 현재 즐거운 시간을 보내라고 한다. 나는 적어도 훌륭한 아내를 둔 성공한 남편이다. 그걸로 이미 나는 행복하다.
통닭이나 먹어야겠다. 충분히 성공한 삶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