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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eldon Feb 06. 2024

회의실에서 만나는 4가지 유형의 인간

조금 덜 광고 같은 광고 이야기


광고는 회의 없이 진행되기 어려운 일이다. 


회의실에서 보이는 4가지 유형의 인간을 떠올려보면 재밌을 것 같다. 


1.아는 것도 많고 말도 많은 사람: 기자, 택시 운전수, 예술가

2. 아는 것도 없는데 말은 많은 사람: 정치가, 부동산 업자, 유튜버, 편집자

3. 아는 건 많은데 말이 적은 사람: 학자, 수도원, 종교인, 탐험가, 마법사

4. 아는 것도 없고 말도 적은 사람: 행정인, 주식 거래자, 바람둥이


아는 것도 많고 말도 많은 사람


대체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이 이 경우에 해당한다. 기본적으로, 회의를 이끌어가야 하는 역할이기도 하고 실질적으로 제일 많이 알기도 해서 많이 말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은 어떤 경우에도 말이 많으면 지루하기 마련이다. '으아ㅏㅏㅏㅏㅏㅏ, 마이 뭇다이가. 고마해라. 피 토할 거 같다.'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정말 많다.



아는 것도 많고 말도 많은 사람은 참~ 피곤한 타입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듣는 걸 잘하는 편이다. "그렇구나, 그렇죠."라며 경청을 하려고 노력하고, "이래요, 저래요." 하는 걸 의식적으로 피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런 스타일을 유지하기 때문에, 내 이전 카피라이터 파트너는 나를 정말 힘들게 했었다. 



"하하, 그렇지. 그래서?"라는 말을 주로 하거나 고개를 끄덕이다 보니, 쉴 새 없이 말을 하는 거다. 나도 인간이라서 너무 많이 듣다 보면 돌아버릴 것 같은 경우가 간혹 생기는데 그럴 때 피할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다.



잠시,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이 스킬은 누구도 반박하지 못하는 스킬이다. 말이 많은 사람도 듣는 사람이 화장실 다녀온다는데! 생리 현상이라는데 그걸 막는 사람은 없다. 예의를 지키면서 도망갈 수 있는 법적으로 유용한 기술이다. 나는 이 기술을 자주 이용하는 편인데, 결정적으로 회의실의 분위기가 좋지 않은 경우에 자주 사용한다. 뭔가 나에게 불똥이 튈 것 같은 불안함이 들 것 같으면 조심스럽게 화장실로 간다. 가서 일정한 시간을 버티다가 다시 돌아오고, 그래도 상황이 안 좋다 싶으면, 점심에 먹은 음식이 잘못되어야 한다. 



점심에 먹은 음식이 상한 것 같아요...




여기까지 스킬을 사용해도 안되는 경우에는, 퇴사를 고려해야 할지도 모른다...



아는 것도 없는데 말은 많은 사람


제일 무서운 타입이다. 일단 회의실에서 만났을 때 제일 조심해야 하는 유형의 인간이다. 


아는 것도 없는데 말은 많은 사람은 아~주 무서운 타입이다.


내 이전 카피라이터 파트너


얘네들은 아주 무서운 종족이다.


기본적으로 아는 것이 많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이상한 말을 막 지어내거나 그럴싸하게 말하는 능력이 있다. 그리고 끊임없이 입에 모터를 달고 말을 이어서 한다. 딱히 영양가가 없는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던지는 뛰어난 재능을 타고났다. 


영양가 없는 말을 오래 하는 악마의 재능을 피하는 건 만나지 않는 것이다.



내 이전 이탈리안 파트너 페데리코가 대표적이다. 얘는 진짜 아는 게 많이 없는데 말이 엄청나게 많았다. 나도 그래그래, 하는 것의 한계를 느꼈다. 그래서 그런가, 얘가 얘기했던 이야기들 중에서 뭔가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하나도 없다는 게 소름 끼친다. 회의실에서 아이 네이션을 같이 해도, 결국에 뭔가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온 적이 단연코 없었던 것 같다. 적어도, 그렇구나? 혹은 이건 어때? 이런 유형의 이야기조차 나오지 않았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악마의 재능을 이어 받은 녀석이었던 것 같다.



아는 건 많은데 말이 적은 사람


이 부류는 기이하고 신비로운 타입이다. 사실, 나는 이 부류에 속하는 것 같다. 일부로 하고 싶은 말도 참아가면서 말을 많이 하려고 하지 않는다. 특히, 회의실에서는 더욱더 남의 말을 듣고 어떻게 해서든 남의 아이디어를 살리고 좋게 만드는데 노력하는 편이다. 


아는 건 많은데 말이 적은 사람은 신비로운 타입이다.





내 가장 친한 친구 Ben이 대표적이다. 


벤은 회의실에서 정말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 하지만, brilliant 하다. 회의실에서 총명하다기보다는 일반적으로 아는 것도 많고 새로운 것에 항상 깨어 있고 그 길을 가장 먼저 탐험하는 탐험가 스타일이었다. 나는 그런 벤을 많이 따라 하고 닮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다. 


회의실에서 똑똑하게 보이는 말을 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사람은 없다.



회의실에서 아이디어를 팔지 않는다.


맥주를 마시며 아이디어를 판다. 길가에서 회의를 한다. 헬스장에서 아이디어를 낸다. 지하철에서 회의를 한다. 최고의 회의실은 회의실 안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 사람이 벤이었다. 그래서, 회사 밖에서 우리는 아이디어를. 더 많이 냈고, 단연코 회의실에 갇혀서 아이디어를 낸 적이 없었다.



진정한 프로는 회의실 밖에서 아이디어를 팔고 회의를 한다.



그래서, 아는 건 많은데 말이 적은 사람은 신비롭다. 남에게 감정을 숨기고, 자신의 장점을 드러내지 않는다. 어차피, 알만한 사람들은 저 사람이 훌륭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장점은 드러내려 할 때, 뾰족하게 자신을 찌르는 법이다.



아는 것도 없고 말도 적은 사람



어리석은 타입이다. 아는 것도 없는데 말도 안 하기 때문에 막 그렇게 밉지는 않다. 공분을 사지 않는 유형이다. 그렇다고, 마음에 들지도 않는다. 이도 저도 아닌 유형이라서 인생에서 무조건 걸러야 한다.


아는 것도 없고 말도 적은 사람은 바보 같다.


회의실에서 이런 유형은 천적이다. 대신에 이 유형은 찬밥 신세는 안 받는다. 왜냐하면, 아는 게 많은 것처럼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단점이 드러나지 않는다. 비교적, 신비로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말을 하긴 하기 때문에 그다지 특별한 영감을 주는 사람은 아니라는 점을 간파하기 쉽다.


나는 이 유형의 사람들은 무조건 거른다. 그래서, 아쉽게도 이 유형의 사람으로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


인생이 영감투성이인 사람이 돼야 한다.



광고 크리에이티브는 모든 방면에서 영감을 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전시회를 가거나,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옷을 입거나, 음식을 먹더라도 뭔가 남과 다른 영감을 주는 구석이 있는 사람이 진정한 크리에이터의 자질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아주 사소한 것에서 영감을 받고, 그 영감을 서로가 공유하면서 발전해나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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