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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엽 May 18. 2020

'20년 1분기 실적 분석 -파미셀

이 회사 주식을 사느냐 파느냐?

2020년 1분기 실적이 발표되었습니다. 먼저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파미셀을 분석했습니다.



마음이 불편해야 정상


솔직히 파미셀 실적은 실망스러웠습니다. 매출 95억(전년 같은 기간 대비 16% 상승), 영업이익 7.5억(12% 하락), 순이익 9억(8% 하락)입니다. 파미셀 IR에서 진단키트의 원료가 되는 뉴클리오시드는 3월부터 본격 출하되었기 때문에 1분기 실적에는 많이 반영되지 않았으니 2분기부터는 실적이 더 나올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충격적인 실적입니다. 투자자에게 작년 매출 324억, 이익 43억짜리 회사의 시가총액이 1조 3천억 원이라는 사실을 환기시켜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재무성과가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이유로 제 값을 받지 못하는 회사를 사면 마음이 푸근하고 혹시 오르지 않을까 기대하게 됩니다. 회사는 괜찮은데 알려지지 않았거나, 회사 본질과 상관없는 문제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는 회사, 대표적으로 고려신용정보와 CJ제일제당입니다. 하지만 파미셀은 그런 회사가 아닙니다.


재무성과만 보면 파미셀은 매우 고평가 된 회사입니다. 코로나 19라는 지긋지긋한 전염병의 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렘데시비르'라는 약의 원료를 생산하는 회사라는 이유로 고평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렘데시비르'가 코로나 19의 치료제가 되더라도 파미셀은 금년에 매출 500억/순이익 100억 정도로 예상됩니다. 발행 주식수가 6천만 주 정도이니 1년에 주당 100원 내외의 이익이 날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이 2만 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주당 순이익률 0.5%(PER 200)입니다. 실적만 보면 더 오를 것 같지 않습니다.



실적보다 화제성


파미셀의 높은 주가는 코로나 19와 렘데시비르의 화제성 때문입니다. 파미셀이 생산하는 '뉴클리오시드'가 렘데시비르의 원료이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렘데시비르가 진짜 파미셀이 생산한 뉴클리오시드를 미국 서모 피셔스가 가공해서 렘데시비르 생산 공장에 공급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합니다.(이걸 정확히 아는 사람이 세상에 몇 명이나 될까요? 혹시 정확하게 아시는 분께서 이 글을 보신다면 좀 알려주세요.) 그럴 것이라는 추측으로 '렘데시비르가 코로나 19 치료제가 되면 파미셀이 대박 난다.'라고 사람들이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분기 순이익 9억이 아니라 이 인식에 대한 투자인 거죠.


제가 우량주를 샀을 때도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고려신용정보는 채권추심 국내 1위 회사이며, 빚도 부실채권도 증가하고 있었고, 이로 인해 매출과 이익도 계속 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주가는 계속 떨어졌습니다. 고려신용정보는 "고려할 수 있을 때 고려하세요."라는 메세지로 TV광고를 열심히, 그리고 꾸준히 하고 있었습니다만, 이 회사를 아는 사람들은 오직 채권추심 관련 회사 관계자들 뿐이었습니다. 화제성은 그 때도 없었고 지금도 별로 없습니다.


 그런 고려신용정보가 2015년 5월 5배 폭등했습니다. 그 이유는 고려신용정보 대주주가 KB금융지주회장과 엮여 횡령으로 검찰조사를 받고 투신 자살을 시도하자 화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것을 통해 실적보다 화제성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파미셀 = 렘데시비르


파미셀이 가진 화제성은 첫째, 코로나19 그 자체입니다. 코로나19가 더 이상 사람들의 관심이 아닐 때 파미셀의 화제성은 사라집니다. 5월 이태원 클럽 때문에 코로나 확진자가 대량으로 발생하기 전, 확진자가 거의 없고 치료제 없이도 대부분 완치되자 코로나 19의 화제성이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파미셀 주가는 계속 떨어졌습니다.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치료제가 되더라도 화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둘째, '렘데시비르'가 치료제가 되어야 합니다. '렘데시비르'는 빠르게 유명한 약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렘데시비르보다 600배 더 뛰어난 약이 발견되었다.'라는 기사도 나왔습니다. 벌써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치료제의 기준이 된 것이죠.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0051423194154602


하지만, 아직 렘데시비르는 아직 정식 치료제가 아닙니다. FDA 정식 승인을 받은 것이 아니라 임시 승인을 받았습니다. 그것도 치료가 되기 때문에 받은 것이 아니라 회복을 더 빠르게 해 주기 때문에 승인을 받았습니다. 진짜 중요한 글로벌 임상결과는 5월 25일에 발표된다고 합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366/0000524068


그럼 주가는?


만일 이날 발표에서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에 효과가 없다고 발표가 나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 파미셀의 주가는 크게 떨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왠지 효과가 있다고 발표 될 것 같네요. 오명돈 서울대학교 감염내과 교수님이 아래와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https://www.news1.kr/articles/?3936036


교수님 말씀대로 된다면 렘데시비르는 NIH 임상결과 발표 후 FDA승인을 받을 것이고, 코로나19를 끝내기 위해 대량 생산에 들어갈 것입니다. 파미셀 주주들의 소원이 이루어지고 주가는 오르겠죠. 화제성이 유지되는 동안 속 오를 것입니다. 우리나라 식약처 승인과 대형 뉴클리오시드 납품 계약 등으로 화제성을 유지하겠죠.


그러다가 유상증자로 주가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는 전염성이 너무 강해서 전세계적으로 퍼졌습니다. 치료제가 많이 필요하고 대량 생산이 필요합니다. 공장을 확충하려면 많은 돈이 듭니다. 만일 유상증자로 이 돈을 마련하려고 한다면 악재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표이사의 지분이 10% 밖에 안되는데 함부로 유상증자를 하면 회사가 다른 곳에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양적완화 덕분에 금리도 낮아 유상증자 확률은 낮다고 생각됩니다만, 모르는 일이죠.


렘데시비르 대량 생산으로 코로나 19 확진이 더 이상 이슈가 되지 않을 땐 어떻게 될까요? 그 땐 실적으로 평가 되겠죠. 렘데시비르가 제대로 된 약이라면 2021년에는 코로나19가 더 이상 화제가 되지 않을 겁니다. 코로나 19 이 후 파미셀은 새로운 이슈로 지금 정도의 화제성을 유지해야만 현 수준의 주가를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적으로는 어려울 것 같거든요. 물론 이것도 모르는 일이기는 합니다. 어디까지 실적이 성장할지 모르니까요.



지금의 화제성을 이어갈 수 있을까?


파미셀이 좋은 회사인 이유는 코로나19와 렘데시비르 외에도 화제성을 이어갈 수 있는 좋은 아이템이 있다는 것입니다. 파미셀은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입니다. 세계 최초로 줄기세포 치료제 하티셀그램-AMI를 개발했습니다. 이것은 급성심근경색증 치료제로 2011년 식약처 허가를 받아 생산을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셀그램-LC라는 알코올성 간견병 치료제 임상 2상을 종료하고  임상 3상시험 승인신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2020년 8월부터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첨생법)"이 시행됩니다. 첨생법이 시행되면 그동안 규제로 묶여 있던 줄기세포 증식과 배양이 허용됩니다. 그리고 '첨단재생의료실시기관'으로 지정 받으면 연구를 좀 더 자유롭게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신속승인제도의 '조건부 허가(임상 2상 이후 '조건부 허가'를 받으면 시판 조기 허가 가능)' 로 인해 연구개발 기간이 크게 단축 됩니다.


코로나19로 온 국민이 바이오 영역으로 강제 소환되었습니다. 이런 시기이므로 첨생법이 시행되어 혜택을 보는 회사는 화제가 될 것 같습니다. 첨생법이 시행되면 파미셀은 '첨단재생의료실시기관' 을 신청하고 지정되겠죠. 그리고 지금 2상까지 끝난 셀그램-LC 조건부 허가를 받아 시판되도록 노력할 것이고, 식약처에서 허가된 줄기세포 치료제가 아직 4개 밖에 없는 상황에서  좋은 화제거리가 될 것입니다.


파미셀 1분기 실적보고서는 '파미셀은 사야할 이유도 팔아야 할 이유도 명확한 회사'라고 말합니다. 사느냐 파느냐(가지고 있다면) 고민하시는 분들, 어려운 결정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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