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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플마 Aug 20. 2023

싱크대 막힘을 예방하는 완벽한 방법

설거지 속의 물리학

우선 '싱크대 막힘'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참고가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길고 긴 글을 시작합니다. 기술 내용과 노하우를 상세히 쓰다 보니 너무 길어져 버렸네요.

('가벼운' 에세이를 원하시는 분은 본 글을 skip 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집 싱크대 배수구'거름망 시스템'이란 것이 있다.

설거지할 때 음식물 찌꺼기들을 잘 걸러내기 위해서 내가 개발한 것이다.

이 시스템 개발의 시작은 아주 황당한 사건으로부터였다. 아마도 2021년 3월 초였을 것이다.     

   "여보, 이리 와 봐. 큰일 났어. 배수통이 사라졌어. 삭아서 녹아 버렸나 봐."     

싱크대 앞에서 화급하게 나를 부르는 아내의 이 외침으로부터 나의 설거지 거름망 시스템 개발 여정은 시작되었고 약 한 달 정도 난 여기에 몰입되어 살았다.

아내가 호칭한 '배수통'은 음식물 찌꺼기를 걸러주는 철제 거름망을 칭한다. 모든 싱크대에 기본적으로 있는 그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녹아 없어져 버렸다는 것이다. 뻥 용액에 의해서.


우리 집에서는 싱크대 배수구가 막히면 모든 것을 다 뚫어준다는 일종의 '뻥 용액'을 마구 쏟아부었었다. 이 뻥 용액의 제일 애용자는 부엌살림을 맡고 계셨던 어머니였고, 다음으로는 아내였다. 난 사용해 본 적은 없었지만 이 뻥 용액을 정기적으로 무척 많이도 샀었다는 것은 알고 있다. 아마도 배수구가 자주 막혔었나 보다. 배수구가 막히면 어머니가 알아서 해결하셨기에 난 이 문제가 얼마나 자주 일어나는지에 대해서 아는 바가 거의 없었다. 그런데 어머니께서 누님 집에서 장기간 머무르시게 되어, 부엌살림이 우리 부부의 손으로 넘어왔고, 그러자마자 배수구 막힘 문제는 당장의 현실적인 내 문제가 되었다.


그날이었다. 설거지를 하면서 난 아무 생각 없이 국과 찌개의 잔반들을 있는 그대로 모두 싱크대 배수구에 그냥 흘려보냈다. 이렇게 버려도 (철제) 거름이 다 걸러주리라는 믿음을 갖고. 그런데 이 믿음이 얼마나 바보 같았는지는 곧바로 나타났다. 배수구가 즉각 막혀버린 것이다. 싱크대는 지저분한 호수로 변했다. 거름이 제 역할을 못한 모양이었다. 아내는 난감해하는 날 보더니 걱정하지 말라며, 찌꺼기들을 걷어내고는 곧바로 애용하는 뻥 용액을 쏟아붓기 시작했다. 몇 시간 후에는 뻥 뚫리리라는 기대가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게 웬일이란 말인가? 뻥 용액은 성능이 너무 좋아서였는지 철제 거름까지 시원하게 뚫어 없애 버렸다. 싱크대에서 거름은 사라졌고, 전생이 무엇이었는지 짐작도 못할 정체 모를 작은 조각들 몇 개만 남아 있었다. 아마도 철제로 된 거름이 뻥 용액이 부어질 때마다 조금씩 부식되어 오다가 그날은 마지막 생명을 다하며 잘게 부서져 떠내려 간 모양이다. 따져보니 대략 15년 정도 사용한 이었다.


자, 이제 큰일 났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혹 독자 중에는,

   '그게 뭔 문제야? 거름망은 다이소에서 단돈 천 원이면 살 수 있는데!'

라고 조언하시려는 분도 계실 것이다. 그런데 내가 그리고 아내가 걱정하는 문제는 새로운 거름망 마련이 아니라 반복되는 배수구 막힘 문제였다. 거름망을 새로 마련한다 해도 배수구 막힘은 또 발생할 것이고 그러면 또 뻥 용액을 부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노후된 우리 아파트의 주 배수관들이었다. 요즘도 이 집 저 집에서 배수관이 터져서 보수 공사를 했다는 소식을 종종 듣는다. 15년 된 거름망이 저렇게 부식되었을 정도면 40년 된 주 배수관도 온전치는 않을 것이다. 앞으로 또 뻥 용액을 사용하다 보면 이번에는 거름망이 아니라 배수관 쪽에서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리라.




(이 섹션은 쉬어가는 글입니다.)

(본 글은 내가 설거지를 좋아하게 된 계기에 대한 내용이다. 이를 보면 일종의 연구개발 취미 활동으로서 설거지에 심취했었음을 볼 수 있다. 그런데 글마저도 연구개발 하듯이 쓴 듯하다. 써놓고 보니 기술보고서 비슷했고 내용도 무지 길다. 난 재미있었는데 독자분들은 지루할 듯하여 걱정이다.)

본격적으로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내가 개발한 '거름망 시스템'의 개발 배경과 개요에 대해서 잠깐 살펴보자.

이 시스템의 구성은 아주 단순하다. 세 개의 거름망, 한 개의 보조뚜껑과 구멍 뚫린 바가지가 전부이다. 따라서 시스템이란 말을 붙이기에는 창피한 수준이지만 이 글을 쓰기 위해서 편의상 이렇게 부르기로 했다.

이 시스템은 내가 우리 집의 설거지 담당자가 된 그 순간부터 필연적으로 개발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내가 설거지를 해보니 싱크대 배수구의 여러 문제점들이 발견되었고,
내 성격상 이러한 문제점들을 그냥 두고만 볼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시스템에는 내 전공인 물리학이 살짝 응용되고 있기에, 시스템을 개발하는 동안 설거지는 즐거운 내 취미 생활이 되어주었다.

이것을 개발한 목적은 우리 아파트의 낡은 배수관들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우리 아파트는 지은 지 40년이 다되었는지라 배수관이 종종 터진다. 아파트 주 배수관의 재질이 PVC가 아닌 철관이라 부식 상태가 심각하다. 더구나 동맥 경화도 있다.

아파트가 이렇게 낡았음에도 나와 아내는 이 동네를 좋아하여 계속 살고 싶은 생각이다. 그런데 재건축은 요원하였기에 우리는 우리 집 내부의 배수관들을 모두 PVC로 교체했다. 하지만 문제는 철관으로 된 아파트의 주 배수관들이다. 이들은 모든 집을 거쳐가며 우리 집도 거쳐간다. 따라서 이 배수관들을 보호해줘야 한다. 여기에서 계속 편안하게 살기 위해서는.

내 시스템은 크게 두 가지의 기능으로 배수관을 보호한다.
   첫째는 작은 음식물 찌꺼기도 모두 걸러내어 배수관 쪽으로는 가지 않도록 한다.
   둘째는 기름류가 잘 빠져나가도록 하여 동맥 경화를 예방한다.
이러한 기능은 훌륭한 부수 효과도 갖고 있다.
싱크대를 청결하게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다.
나처럼 싱크대 청결에 민감한 사람에게는 아주 유용하다.




이제 내가 풀어야 할 문제는 정해졌다.

다시는 뻥 용액을 사용할 일이 없도록 배수구의 거름망들을 개선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문제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야 하나?'

이것이 본 글의 주제이다.


문제를 풀려면 그 문제 발생의 원인부터 파악해야 한다.

거름망이 있었음에도 배수구가 왜 막혔을까?


막히는 이유에는 두 가지가 복합되어 있다.

첫째는 철제 거름망의 물 빠짐 구멍이 너무 커서 작은 찌꺼기들을 걸러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싱크대 배수구에서 하수 배수관으로 물이 빠져나가는 통로가 '사이펀 구조'라는 것이다.


사이펀 구조와 원리에 대해서는 좀 더 자세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문제 해결이 가능하니까.

사이펀 원리는 수세식 양변기에 사용되는 원리이다.


양변기는 하수관으로부터 올라오는 냄새를 차단할 목적으로 물이 항상 고여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양변기의 물은 하방 배수관으로 직접 빠져나가지 못하고 상방으로 구부러진 통로의 턱을 넘어서 가야 하기 때문에 고여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물이 한번 이 턱을 넘어서 힘차게 흘러나가기 시작하면 양변기의 모든 물이 다 빨려나간다. 이것이 바로 사이펀 원리이다.

이 사이펀 원리가 원활하게 작동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만족되어야 한다.

첫째는 물이 턱을 힘차게 넘을 수 있을 정도로 수압이 충분히 커야 한다.

둘째는 상방으로 구부러진 턱에서 물이 비실비실 흐르지 않고 힘차게 흘러 나가야 한다.

이 조건이 만족되지 않으면 양변기는 막히게 된다.

그런데 이 사이펀 구조는 화장실 양변기에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다.

일반 가정집 싱크대에도 사용되고 있다.


싱크대 배수구는 사이펀 구조로 되어 있다.
그래서 잘 막힌다.

<가정집 싱크대 배수구의 사이펀 구조>

우리나라 가정집 싱크대의 약 90%가 사이펀 구조라고 한다. (90%라는 숫자는 우리 동네 인테리어 사장님의 의견임). 이런 사이펀 구조의 싱크대에서 물 빠짐이 원활하게 되기 위해서는 앞에서 언급한 두 가지 조건이 잘 만족되어야 한다. '수압이 커야 한다'와 '틈이 좁은 상방향 통로에서 물이 잘 빠져나가야 한다'의 조건들이다. (이후로는 '틈이 좁은 상방향 통로'를 '사이펀 틈'으로 호칭하겠다.)

그렇다면 내가 풀어야 할 문제가 더 구체화되었다.

내가 풀어야 할 문제는:
첫째는 사이펀 틈에서 물 흐름을 좋게 해줘야 한다.
둘째는 배수구의 수압을 크게 해줘야 한다.


나는 이 조건들을 목표로 거름망 시스템의 개발을 시작했는데,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제1구성 : 기본 거름망 [기본 철제 거름망 + 망사형 거름망]
       * 철제 거름망: 거의 모든 가정집에서 이미 사용하고 있는 필수 구성품.
       * 망사형 거름망: 철제 거름망의 단점을 보완해 주는 일회용 거름망. (다이소에서 판매)

2) 제2구성 : 기본 거름망의 단점을 보완 [메쉬 촘촘 철제 거름망 + 음식물 찌꺼기 가이드]
       * 메쉬 촘촘 철제 거름망: 거의 모든 음식물 찌꺼기를 걸러주고 그 처리가 편리하며 반영구적.
       * 음식물 찌꺼기 가이드: 찌꺼기가 '메쉬 촘촘 거름망'에 모아지도록 해줌.

3) 제3구성(핵심) : 싱크대 배수구의 수압을 크게 하여 물들이 잘 빠져나가도록 함 [구멍 뚫린 바가지]
       * 구멍 뚫린 바가지: 싱크대 배수구에 '사이펀 원리 (수세식 변기 원기 원리)'가 작동되도록 함.


이 구성품에서 제1구성은 다이소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기성품이다.

제2구성과 제3구성은 다른 용도의 제품을 다이소에서 구하여 내가 개조한 것들이다.




이제 사진과 그림을 통하여 각 구성품들을 상세히 살펴보자.

1) 제1구성 : [기본 철제 거름망 + 망사형 거름망]
<기본 철제 거름망 + 망사형 거름망>

기본 철제 거름망은 모든 가정집에서 이미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거름망은 물 빠짐 구멍이 큰 편이라서 작은 음식물 찌꺼기들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여 '사이펀 틈 (배수구의 틈이 좁은 상방향 통로)'이 막힐 가능성이 크다.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것이 망사형 거름망이다. (우리 집은 이런 것이 있는 줄도 몰랐었기에 철제 거름망만 사용했었고, 그래서 배수구가 더 자주 막혔었다.)

그런데 망사형 거름망도 여러 단점이 있다.

첫째는 자주 교체해줘야 하는 낭비성이 크다. 싱크대를 청결하게 유지하려면 설거지를 할 때마다 이 망사형 거름망을 통째로 버려야 한다. 음식물을 털어내고 재사용하기가 불편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음식물 찌꺼기를 완벽하게 걸러주지 못한다. 이것은 망사형 거름망 자체의 문제는 아니고 배수구의 문제와 관련 있다. 배수구에 물이 일시적으로 많이 버려지거나 망사형 거름망에 찌꺼기가 많이 차서 물 빠짐이 안 좋아지면 배수구가 넘치고 이때 철제 배수망 자체가 물 위에 둥둥 뜨게 된다. 그러면 찌꺼기들이 거름망을 통하지 않고 배수구 내로 그냥 흘러들어 가고 결과적으로 사이펀 틈을 막아버린다.

이제 해결해야 할 일은,
망사형 거름망의 낭비성을 보완하는 일이다.

2) 제2구성 : [메쉬 촘촘 철제 거름망 + 음식물 찌꺼기 가이드]
<메쉬 촘촘 철제 거름망>


<음식물 찌꺼기 가이드>


낭비성이 큰 망사형 거름망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메쉬가 촘촘한 철제 거름망이 필요했다. 이 거름망은 철제로 되어 있기 때문에 반영구적이며, 음식물 찌꺼기를 설거지 도중에도 쉽게 버릴 수 있다. 하지만 시중에는 메쉬가 촘촘한 거름망 전용의 제품이 없었다. 그래서 내가 찾아낸 방법은 다이소에서 채반 메쉬망을 구입하여 손잡이를 절단해 내는 방법이었다. 이 채반 메쉬망은 종류가 다양하여 두 가지 조건을 고려하여 잘 골라야만 했다. 첫째 조건은 사이즈이다. 이것의 직경과 높이(2.5cm 이하)는 기본 철제 거름망 위에 낮게 놓일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조건은 손잡이 절단이 용이해야 한다. 내가 고른 것은 쇠톱으로 쉽게 절단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메쉬 촘촘 철제 거름망을 설치해놓고 보니 큰 단점이 있었다. 배수구 쪽으로 찌꺼기들이 흘러 들어갈 때 찌꺼기들이 거름망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그 가장자리로 빠지는 것이었다. ('메쉬 촘촘 철제 거름망' 그림의 세 번째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래서 이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했다. 이 보완은 '음식물 찌꺼기 가이드' 사진처럼 배수구 커버를 개조하여 쉽게 해결했다. 이제 모든 찌꺼기들이 메쉬 촘촘 거름망 안으로 흘러 들어간다. (사실은 이것도 완벽하지는 않다. 메쉬 촘촘 거름망과 음식물 찌꺼기 가이드 사이에 틈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완벽해지려면 이 두 개가 일체형이 되어야 할 것이고 이것은 내가 개발할 수 있는 영역의 제품이 아니다. 접착제로 붙여도 봤으나 제대로 붙지 않아 오히려 더 불편하기만 했다.)

(주의: 배수구 커버에서 가운데 철판을 떼어낼 때 조심해야 한다. 이것은 상당히 단단히 접착되어 있는데, 주의를 하지 않으면 철판에 손이 베일 수 있다. 내가 그랬다.)


이로써 음식물 찌꺼기는 아주 작은 것들도 차단이 가능하여 이런 찌꺼기들로 '사이펀 틈'이 막힐 염려는 없다.

하지만 여전히 기름류는 차단을 하지 못한다. 기름류가 배수구와 사이펀 틈에 많이 고여 있으면 물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여 배수구가 막힐 염려가 여전히 남아있다. 따라서 추가로 더 해결해야 할 일은 기름류도 잘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배수구의 수압을 높여서 사이펀 틈에서 사이펀 기능이 아주 잘 작동되도록 해주는 것이다.

이제 해결해야 할 일은,
사이펀 기능이 잘 작동되도록 해주는 것이다.


3) 제3구성(핵심) : [구멍 뚫린 바가지]
<구멍 뚫린 바가지>


이 구멍 뚫린 바가지의 역할은 무엇일까?

그 역할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모든 물은 바가지로 통한다.'

둘째, '모든 찌꺼기는 바가지로 통한다.'


우선 '모든 물은 바가지로 통한다'에 대해서 살펴보자.

양변기에서 사이펀 기능이 작동되도록 하는 핵심 부품은 무엇인가? 바로 물탱크이다. 양변기에서 물 내림 레버를 누르면 물탱크에서 양변기로 물이 일시적으로 많이 흘러 들어와 양변기의 수압을 높인다. 그러면 사이펀 기능이 작동되기 시작하고 양변기내의 모든 내용물이 물과 함께 빨려 나간다. 그리고 양변기는 깨끗해진다.


내 시스템에서는 바가지가 양변기 물탱크의 역할을 한다. 통상적인 싱크대 배수구에서는 수압을 크게 높일 수가 없다. 배수구 자체의 높이가 아주 높지 않다는 점과 싱크대 면적이 넓다는 점 때문이다. 물이 배수구 높이 이상으로 넘쳐도 싱크대 전면에 퍼져버리면 물 높이는 아주 미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배수구에 버려지는 물들을 모두 바가지를 통해서 버리면 바가지에 물이 차는 만큼 수압이 커진다. 따라서 싱크대 배수구에서도 사이펀 기능이 쉽게 작동될 수 있다. 이러면 크게 세 가지 장점이 생긴다.

첫째는 배수관으로 빠져나가는 물의 흐름이 빨라 지므로 (배수구 바닥에 조금 깔려있던) 음식물 찌꺼기들도 다 빨려 나간다.

둘째는 기름류도 다 빨려나간다. (보통은 배수구내 물 위에 기름이 둥둥 떠있다.)

셋째는 찌꺼기는 물론 기름류가 빠르게 빨려 나가므로 배수관 벽에 이들이 적층 될 틈이 없다. 따라서 배수관의 동맥 경화가 예방된다.


다음으로는 '모든 찌꺼기는 바가지로 통한다'를 살펴보자.

난 설거지를 할 때 그릇들을 예비로 먼저 닦아내는데 이때는 모든 찌꺼기들을 바가지에 모아가며 그릇을 닦아낸다. 이렇게 함으로써 얻어지는 장점은 두 가지이다.

첫째는 찌꺼기들을 메쉬 촘촘 거름망에 쉽게 모을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는 모든 찌꺼기는 바가지 안에서 처리되므로 싱크대를 위생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구멍 뚫린 바가지를 활용한 나만의 설거지 tip>
1) 난 설거지를 3단계로 진행한다.
1단계는 예비 닦기로서 찌꺼기 제거 단계이다. 이때는 모든 찌꺼기를 씻어내되 그것들이 바가지에 떨어지도록 씻는다. 그러면 모든 더러움은 바가지를 통하여 메쉬 촘촘 철제 거름망에 모인다.
2단계는 면수세미에 세제를 듬뿍 묻혀 그릇들을 깨끗이 닦는다. 아직 헹구지는 않는다. 한편 그릇의 더러운 이물들은 예비 닦기에서 다 제거했으므로 이런 식으로 설거지를 하면 면수세미를 위생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3단계는 헹굼 단계이다. 이때는 헹구는 물이 모두 바가지로 모아지도록 한다. 그러면 헹구는 동안 수시로 사이펀 기능이 작동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물이 다 빠져나갈 때 '꾸르르륵' 소리가 배수구에서 들린다. 아주 아름다운 음악소리처럼 들린다. 또 기름류도 다 희석되므로 배수관이 동맥 경화에 걸릴 염려가 없다.

2) 생선 접시나 후라이 팬의 예비 닦기 방법:
비린내 나는 생선 접시, 기름 듬뿍인 후라이 팬, 삼겹살 고깃기름 접시 등을 예비로 닦을 때는 실리콘 수세미와 세제를 사용한다. 실리콘 수세미는 나중에 세척이 쉽다. 면수세미는 한번 더러워지면 다시 깨끗하게 만들기가 쉽지 않다.

3) 건더기와 국물이 많이 남아있는 육개장, 짬뽕, 우거짓국, 김치찌개 등의 설거지 방법:
이것들을 설거지할 때는 별도의 큰 채반 메쉬망을 사용한다. 이 메쉬망을 바가지 안에 넣고 건더기와 국물을 통째로 버린다. 이러면 대량으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의 처리가 쉬워진다. 대량으로 나온 국물은 바가지를 이용하여 사이펀 청소를 해주면 배수구가 깨끗해진다. (아래 사진 1 참고)

4) 치즈미트볼 등의 끈적끈적한 음식물 찌꺼기 설거지 방법:
이런 것들을 설거지할 때는 메쉬 촘촘 철제 거름망을 제거한 후 망사형 거름망에 음식물 찌꺼기가 모아지도록 한 후 망사형 거름망을 통째로 버린다. 끈적끈적한 이물들이 메쉬 촘촘 거름망에 달라붙으면 이것의 청소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5) 바가지 선택 요령:
시중에는 이미 구멍이 뚫린 미니 설거지 볼을 판매하는데 가격도 비싸거니와 사이펀 물탱크 역할을 하기에는 부적합하다. 저렴한 다이소 바가지 중에서 밑면의 크기가 앞의 '음식물 찌꺼기 가이드 (원 제품명은 악취방지 배수구 커버)'보다 약간 큰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그러면 바가지가 싱크대 밑면에 잘 밀착되어 배수구에서의 물 넘침을 막아줄 수 있다.
한편 바가지에 구멍을 뚫을 때는 아크릴 칼을 사용하면 좋다. 그 구멍의 크기는 다이소의 '38mm 원터치 욕조마개' 사이즈에 맞춰서 뚫으면 매우 좋다. 그러면 바가지 구멍을 막을 필요가 있을 때 유용하다. (아래 사진 2,3 참고)


<1: 대량 건더기를 버릴 때의 채반 메쉬망,     2: 원터치 마개,    3: 바가지+원터치 마개>


이로써 내가 구상한 '거름망 시스템'이 완성되었다.

이 시스템을 요령껏 잘 사용하면 배수관 쪽으로 음식물 찌꺼기가 흘러나갈 염려가 없다. 또한 기름류는 다 희석되어 흘러나간다. 가장 좋은 점은 사이펀 기능이 작동될 때마다 배수구가 깨끗이 비워진다는 점이다.




싱크대 배수구 청소 방법


'거름망 시스템'을 사용하더라도 배수구 물 빠짐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럴 때는 아래의 그림처럼 배수구 청소를 두세 번 해주면 배수구는 물론 배수관까지 깨끗하게 청소된다.

이런 식으로 관리하면 싱크대가 막힐 염려가 없다.


<싱크대 배수구 청소 방법>


끝.


(2023년 8월 20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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