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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풀여진 Oct 15. 2023

28일간 나의 해방일지

타인의 기분


  저녁에 가족끼리 산책 겸 드라이브 겸 집 근처 한강이 보이는 카페에 갔다. 마감시간이 거의 다 되어서 청소를 하고 계셨다. 그래도 아직 영업시간이 30분 남은 상황이고 우리는 야외 테이블에 잠깐 있다가 갈 생각이었다. 우리는 물론 아이들 음료와 빵까지 주문했는데 사장님이 왠지 불친절한 느낌이 났다. 나는 특히나 누군가 내게 불친절하면 기분이 금방 상하는 편이다. 눈도 마주치지 않고 무표정에 말투도 그저 그랬다.


그냥 우리가 너무 늦게 와서 마무리하는데 불편하겠거니 생각하고 야외 테이블로 가려고 발길을 돌렸는데 갑자기 사장님이 카운터에서 나와 진열대에 있던 마들렌 빵을 우리에게 건네주셨다. 아이들 먹으라고 챙겨주신 거였다. 그 순간 아, 내가 정말 편견에 싸여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카페를 나서기 전 트레이를 반납하러 갈 때도 사장님은 다음번에는 더 일찍 오셔서 공연도 보세요. 하며 웃으며 말을 건네주셨다. 얼마나 짧은 시간에 내가 타인을 판단하는지 스스로 당황스러웠다. 사장님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상황이었고 나는 스스로 오판을 하고 스스로 기분이 나빠졌다. 거기에 걸린 시간은 단 5초 남짓. 이렇게 아무것도 아닌 일로 내 기분이 나빠질 수 있구나. 심지어 그 일도 내가 잘못 판단했고 내가 머릿속으로 상상을 해서 사장님은 더욱 못되고 나쁘고 욕심 많은 사람이라는 이미지까지 그 짧은 순간에 떠올랐다.


  그냥 상황을 수용하기.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대하든 흔들리지 않고 나는 그저 내 기분이 좋게 유지될 수 있도록 반응하면 된다. 내 기분은 내가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나는 타인의 기분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나는 상황을 비판하고 판단하는 대신 있는 그대로 수용함으로써 타인의 기분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타인의 기분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은 결국 내가 내 삶의 주인인 삶을 산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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