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인드풀여진 Oct 07. 2023

28일간 나의 해방일지

직관

  내면의 목소리라고 하는 직관의 존재를 예전에는 까맣게 몰랐다. 마이클 싱어의 <상처받지 않는 영혼>이라는 책을 통해 에고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마음공부에 입문을 하게 되었다. 나 같은 사람이 이상한 사람이 아니구나, 이게 바로 이거 때문이었구나 하는 안도감과 깊은 공감을 하며 너무 재미있게 책을 읽었다.


나는 꽤나 직관이 발달했고 그것을 잘 따라왔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왠지 무언가를 해야 할 것 같다거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강한 느낌이 올라오면 어떻게든 그것을 해내고 만다. 시간이 지나면 대체 내가 그것을 어떻게 했을까 싶을 만한 일들이 꽤 있었던 것 같다. 대학 입시도 그랬고 회사 입사도, 자연주의 출산도, 부동산을 취득했을 때도 지금 생각해 보면 그 결과에 집착하지 않고 내가 지금 그것을 하고 있는 순간 그 자체에 몰입했던 기분이다. 결과적으로 원하던 방향으로 일이 흘러갈 때도 ‘뭐야, 진짜 이렇게 된다고? 나도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대박, 그래도 너무 좋다!’ 이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물론 언제나 직관을 따르고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던 것은 아니지만 마음공부를 하고 나서 참나와 에고의 존재를 알게 된 이후로는 직관을 따르며 살려고 한다. 요가 지도자과정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도 직관의 목소리이지 않았나 싶다. 퇴사를 해야 한다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지금에 와서 돌아오면 그동안 내가 살면서 했던 결정들이 일반적으로 다수가 하는 결정은 아닌 경우가 많았는데 그것들도 결국은 나의 직관이 내린 결정이었던 것 같다. 남편과 함께 산 지 올해로 10년째인데 남편이 결혼 초기에 이런 말을 내게 종종 했었다. 나와 결혼하고 나서 너무 좋은 일들만 계속 생겨서 본인은 조금 두렵다. 안 좋은 일이 생길까 봐 걱정된다는 의미였다. 늘 최악을 생각하고 대비하는 남편에게는 어찌 보면 당연한 걱정일 수도 있다. 그때 나는 남편에게 이야기했다. 나는 원래 그래. 항상 그래왔어. 앞으로도 그럴 거니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돼. 그런데 난 이게 단순히 운이 좋은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아. 그만큼 나도 열심히 노력해. 10년 동안 옆에서 나를 보며 내가 어떻게 사는지 본 남편은 지금은 그런 말은 꺼내지 않는다. 그저 늘 나를 응원해 주고 믿어줄 뿐이다.


직관을 따르는 것은 내가 진짜 나의 삶을 살 수 있게 해 준다. 나의 시선이 외부에 있지 않고 내부에 있도록 해줌으로써 내가 진짜로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가끔은 직관을 따르는 것이 두렵기도 하고 엄두가 나지 않을 때도 있지만 결국은 그 선택들이 내가 생각지 못한 더 멋진 곳으로 나를 데려다 놓을 것이라 확신한다.  

작가의 이전글 28일간 나의 해방일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