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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춘이 Jun 04. 2024

나는 다이어트를 포기했다. (2)좌절 그리고 마음가짐

언제나 시작되었지만 끝은 더욱 창대하리

나는 첫 다이어트를 패기있게 성공하고 자신감을 얻었다.


하지만 그 자신감은 별로 오래가지 못했다. 대학생활동안 술자리도 많았고, 규칙적인 생활은 대학교 입학과 함께 멀리 사라져 버렸다. 자유를 어떻게 다룰지 모르는 채 손에 자유를 얻게 되니 정말 마음대로 살게 되었다. 그래도 학교 수업은 빼먹지 않았고 과제도 그 와중에 열심히 했다. 그렇게 4개월, 1학년 1학기가 끝나고 방학이 되었다. 방학 때 나는 거울 앞에서 또 통통해진 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요요가 왔다.


방학동안 나는 또 급격하게 살을 빼기 시작했다. 인터넷에 이것저것 찾아봤다. 저번에 힘들었는데 덜 힘들면서 많이 빠지는 방법은 없을까 생각하면서.


나는 방울토마토만 먹는 원푸드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처음 이틀은 견딜만 했다. 3일, 4일이 흐르고 나니 배가 고팠지만 희열을 느꼈다. 몸무게는 조금씩 빠지기 시작했고, 주변에서도 살이 좀 빠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때부터 나는 허기진 배를 보며 뿌듯해했다. 그 감정이 좋은 감정이고, 뭔가 해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하면 할 수 있잖아 하면서 스스로 자신감도 올라갔다. 그렇게 뺀 살은 그렇게 오래가지 않았다. 개학하고 2주가 지났을까. 조금씩 돌아오는 몸무게를 보며 좌절했다. 


"죽을만큼 굶었는데...."


나는 주저앉아 울어버렸다. 그리고 체념했다. 이제 몸무게를 재지 않으리라. 이것도 먹고 저것도 먹고 아침 점심 저녁 야식 할것 없이 먹을 수 있는 건 다 먹었다. 나는 그렇게 또 70kg에 다가가고 있었다. 


살이 급격히 찌기 시작하니 옷은 당연히 몸에 맞지 않았고, 나는 또 자신감을 잃어갔다. 슬프고 무기력한 내 감정은 나를 더욱 더 초라하게 만들었다. 취미생활은 꿈도 못꿨다. 꼭 필요한 일이 아니면 밖을 나가지도 않았다. 다이어트 유튜브를 보며 대리만족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또 마음 한 구석엔 분노가 차올랐다.


"얘네는 먹어도 살이 안쪄서 그래."


모든 세상이 부정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루 하루 침대에서만 보냈다. 그러던 어느날 정말 가슴에서 울컥하고 뭔가가 터져 나왔다. 아무도 없는 방에서 엉엉 울며 혼자 소리쳤다. 


이러고 싶지 않았어.

다시 이렇게 되고 싶지 않았어.

나도 예뻐지고 싶었어.

나도 남들처럼 멋있는 인생을 살아보고 싶은거 뿐이라고.


그렇게 한참을 울고 목소리도 나오지 않았고 숨을 한참 골랐다. 그리고 멍하니 천장을 바라봤다. 


나의 머릿속을 지배하던 "넌 안돼" 같은 말들이 갑자기 바뀌기 시작했다. 마음을 바꿔보자고. 그래서 나는 다이어트를 단기적인 2주, 한달의 목표를 세우지 않기로 했다. 여태 했던 다이어트 방식처럼 그 기간만 견디면 되는 게 아니라 평생 함께 가야하는 습관이라고 인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강박을 없앴다. 먹고 싶은 걸 줄이되 아예 먹지 말자는 생각은 때려치우기로 했다. 스스로에게 하지도 못할 약속은 잡지도 말자고 그렇게 다짐했다.


그렇게 내가 하는 다이어트 방법은 조금씩 바뀌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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