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주니어가 되는 방법(27)
우리 한국인들은 겸손함을 중시해.
누군가 나에게 칭찬을 해도 속마음으로는 '맞아. 내가 진짜 고생해서 일궈낸 일이야.'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아니에요', '별거 아니다', '운이 좋았다'라는 말을 가장 먼저 입 밖으로 내뱉는 게 자연스러워.
How are you? 바로 다음에 자동으로
I'm fine thank you, and you? 가 나오듯이 말이야.
오늘은 본인에 대한 칭찬과 인정에
'아니에요'가 아닌 '감사합니다'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해볼까 해.
학창 시절 다른 친구들 앞에서 상을 받아본 사람은 공감할거야.
전교생들의 모인 자리에서 이름이 불리고, 시상대에서 상장을 받아야 할 때,
내가 잘해서 받는 상이었지만 자랑스러워하며 당당하게 상을 받으러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부끄러워서, 민망해서 어깨를 잔뜩 움츠리고 시상대로 올라가서
다시 내 자리로 돌아갈 때는 친구들이랑 눈이라도 마주칠까 땅만 보고 헐레벌떡 돌아왔던 기억이 있지 않아?
그땐 왜 그렇게 부끄럽고 민망했을까?
회사에서도 다르지 않아.
누군가 내 업무 퍼포먼스에 대해 긍정적인 피드백을 해 줄 때도 당당함과는 거리가 먼 행동을 보이기 일쑤야.
그렇게 겸손하게 이야기하는 습성이 몸에 밴 나머지
'감사합니다'라는 말로 칭찬을 받아들이는 사람을 보면 저래도 되나 싶기도 해.
어떤 것을 성취하기 위해 밤낮없이 노력했던 적을 떠올려보자.
왜 그렇게 열심히 했어?
표면적인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결국에는 누군가로부터 인정을 받고 좋은 평가를 받기 기대하는 마음이
분명 가슴속 한편에는 자리 잡고 있었을 거야.
내가 그 목표를 향해 달렸던 노력을 생각해 보자.
졸린 것도 참아가고
먹고 싶은 것도, 놀고 싶은 마음도 억누르고
내 퇴근 시간을 기꺼이 양보하며 했던 그 노력들이
'별거 아니다.'
라는 한 마디로 정의 내릴 수 있는 것이 아니잖아.
'건방져 보일까 봐'
라는 걱정으로 무시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겸손은 분명 미덕이지만, 지나친 겸손은 자신감의 부족으로 비칠 뿐이야.
극단적이긴 하지만,
나의 역량과 성과를 충분히 어필하지 않는다면
승진이나 연봉 인상 기회, 성과급을 받을 기회를 놓치고
중요한 프로젝트에서도 배제되고
나보다 더 안 좋은 아이디어가 최종 아이디어로 채택될 수도 있어.
그 누구에게도 자신감이 부족한 사람을 굳이 먼저 생각하고 배려해 줄 의무는 없기 때문이지.
앞으로는 누군가 당신을 칭찬한다면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본인이 어떤 방식으로, 어떤 의도와 목적을 갖고 진행한 일인지
그게 동료들과 조직에게 어떤 식으로 기여되길 희망하는지 함께 이야기하자.
당당하게 내 욕망이 촉발한 그 동안의 노력과 성과를 있는 사실 그대로 인정하되,
다른 사람들에게 끼칠 좋은 영향력을 함께 말한다면 절대 건방져 보이지도 않을 수 있어.
다만, 겸손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 없는 사실을 과대포장하라는 말은 아니야.
내실이 없는 과대포장은 결국 드러나게 되어 있고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해.
나를 향한 칭찬에 겸손함만 보이려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나의 성과를 인정하는 것이 더 나은 주니어가 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