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직하는 멋진 내 모습은?
복직을 준비하는 분들께
이제 다시 복직을 앞둔 여러분의 마음은 어떠한가요?
휴직 중일 때는 힘들어서 ‘아! 빨리 회사로 돌아가고 싶다’라고 수 차례 생각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막상 복직을 하려고 하니 그 시간이 후딱 지나가버린 것 같아 아쉽기도 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이렇게 아이와 오랜 시간 동안 (때론 지겹도록) 함께 놀고 지내볼 시간이 다시 올까 싶은 마음에 벌써 그리워지기도 합니다. 이제 다른 손에 맡겨질 아이가 눈에 밟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지요. 회사에 출근해 다시 일을 할 생각을 하니 다시 신입사원이 된 냥 설레는 마음도 듭니다. 이런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을 저도 겪었고 생생히 기억합니다.
복직 한 달 전, 일주일 전, 혹은 하루 전에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점점 '복직이 바로 코 앞이구나’를 느끼면서 여러 가지 걱정들도 들기 시작합니다. 과연 난 어떤 모습으로 복직하면 좋을까? 다시 일은 잘할 수 있을까?
복직하는 첫날 어떤 모습이 좋을지 제가 생각해보고 느낀 멋진 복직자의 모습을 제안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의상에 대한 부분입니다. 무슨 옷을 입지? 옷 한 벌 새로 사야 하나? 정말 신입사원이 된듯한 느낌이 들 때는 내일 입을 옷도 걱정입니다. 그동안 집에서 청바지에 티셔츠, 간편복 위주로만 입었는데 정장이나 비즈니스 캐주얼 복장이 왠지 부담스럽게도 느껴집니다. 그리고 그간 ‘푹 퍼져 있던’ 내 모습을 좀 더 세련되게 가려줄 간지 있는 옷 한 벌 장만하고 싶은 생각도 마구 밀려옵니다.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내 옷장을 열어 내가 가진 옷 중에서 깔끔하면서도 입었을 때 조금은 편안함을 주는 옷을 택하는 게 좋습니다. 굳이 새로 살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고요? 본인 스스로는 남들에게 내 외모가 어떻게 보일지 염려도 되겠지만 실제로 그들은 무슨 옷을 입고 왔는지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혹여나 관심이 있다면 잘 지내다 왔는지, 앞으로 일은 빨리 적응해서 다시 잘 지낼 수 있을지 정도의 관심만 있습니다.
우리는 신입사원도 아니기에 새 정장이나 불편한 옷들을 입어서 잔뜩 긴장한 모습을 보여줄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깔끔하고 편안한 의상이 훨씬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주지요. 이 책에서 추천해드렸던 것처럼 휴직기간 동안 꾸준히 운동과 독서 등으로 내 몸과 정신이 어느 정도 단련이 되어 있어 있다면 겉을 꾸미는 일에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습니다. 그동안 살이 조금 쪘을 수도 있고 1년간 나이가 들은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내실이 조금이라도 다져져 있다면 외모에 대한 염려는 할 필요가 없습니다.
두 번째로 말씀드릴 복직하는 자의 멋진 모습은 바로 ‘빠르게 적응하는 것’입니다.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빠른 사람은 2-3일 만에 느린 사람은 2-3주에 걸쳐서 적응을 하게 됩니다. 회사에서 상사나 주변 팀원들이 복직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면 외모보다는 업무에 대한 관심일 것입니다. 누구나 다 다시 본인의 자리로 돌아가 적응을 하게 되니 너무 서두를 필요나 조급함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실수를 줄이고 하루라도 빠르게 적응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본인 스스로에게 가지는 자신감이 중요합니다.
출근 전에 거울을 보면서 스스로에게 ‘나는 적응이 빠른 사람이다.’, ‘나는 쉽게 적응한다’라고 말해보세요. 꼭 연습해 보셔야 합니다. 왜냐하면 회사에 가면 실제로 이런 질문들을 툭툭 날아오거든요. “김 매니저! 오랜만에 나와서 일하려니 낯설고 어색하지?”. “매니저님, 업무는 좀 적응되셨어요?” 이런 질문들이 앞에서 절대로 “네, 너무 낯설지만 적응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아직은 너무 어색하네요.” 이렇게 대답하지 마세요. 오히려 일정량의 거짓이 섞여도 좋으니 “제가 적응이 빨라서 벌써 회사가 편해졌어요.”, “업무는 며칠이면 금방 적응될 것 같아요. 제가 환경에 맞춰서 잘 적응하거든요.” 이렇게 답변해 보세요. 그 말이 진심이든 거짓이든 상관없이 매직 가루와 같은 효과를 발휘할 것입니다.
이제 스스로에게 난 적응이 빠른 사람이라고 최면을 걸고 자리에 앉았다면 실제로 빠른 적응을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바로 내 업무를 인수인계해 줬던 담당자들과 차 한잔이나 회의하는 시간을 통해서 업무 현황을 정리하는 것입니다. 진행상황은 어떠한지, 각 업무별로 이슈사항은 무엇인지, 지금 시급하게 처리할 일과 팀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일들은 무엇인지 하는 점들입니다. 이런 인수 인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은 복귀 시 정말 중요한 부분입니다. 가급적 복직 첫날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회사와 가정을 분리해서 일하기입니다. 1년간 육아와 살림 속에서 지내다 왔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내 머릿속도 내 몸과 언어도 아이와 집안 이야기로 가득 차 있습니다. 밥을 먹을 때나 동료들과 이야기할 때도 티타임에도 수시로 아이와 집안일 이야기가 튀어나옵니다.
복직 첫날 주변에서 물어보시는 많은 질문들 중에 하나는 “이제 아이가 몇 살이지요?”, “그럼 앞으로는 아이가 어떻게 지내나요?” 이런 질문들이 주를 이룹니다. 이런 질문에 간단하게 답변하는 것은 상관없습니다. 주변분들도 궁금하기도 하고 공감 가는 화제를 꺼내어 대화를 시작하고자 하는 노력이니까요. 그리고 비슷한 또래를 둔 동료와의 자녀 이야기나 서로의 고민거리들을 나누는 것은 물론 가능하지요. 하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면 굳이 자녀와 가정의 이야기는 회사에서 너무 많이 나누는 것은 자꾸 육아휴직들 다녀온 사람이라는 인상을 지속적으로 남겨주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급적이면 누군가 질문을 하지 않은 이상 자녀와 가사의 이야기는 삼가세요.
나 스스로에게도 회사에서는 회사 일에 집중하고 가정으로 돌아갔을 때에는 업무에 대한 생각은 싹 지우고 자녀에게 집중해 주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현재 있는 곳에서의 할 일에 집중하는 것이 업무나 자녀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몰입감과 더 큰 효과를 가져옵니다. 회사에서는 자꾸 아이가 잘 지내는지 걱정이 되고 집에 돌아가서는 회사 업무가 생각난다면 ‘내가 양쪽 다 집중을 못하고 있구나’라고 판단하시고 좀 더 집중하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럼 어떻게 집중도를 높일까요?
업무에서 집중도를 높이는 쉬운 방법은 체크리스트를 작성하고 일과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오늘 할 일을 4가지를 적었다면 대략의 소요시간을 함께 작성하여 내가 마치고자 하는 시간대에 업무를 하나씩 끝내도록 시간을 정해두는 것입니다. 스스로 정한 챌린지이지만 업무 몰입도를 높이는데 분명 효과가 있습니다.
집에 돌아가 자녀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밥 먹고 집안 정리하는 시간 외에 딱 ‘1시간만 아이랑 신나게 놀아준다’, 혹은 ‘딱 30분간 재미있게 책을 읽어준다’ 이렇게 스스로 아이와의 집중 놀이 시간을 정해놓고 온전히 아이와 있는 시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시간에는 핸드폰도 멀리 두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 안 그러면 아이와 놀면서 자꾸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게 되니까요.
복직한 분들의 피곤함을 저는 압니다.
그리고 낮에는 하루 종일 일하다 와서 드러눕고 싶은데 집에 오면 다시 육아와 가사가 시작인 그 생활을 말입니다. 저녁때 집에 돌아와 영양제나 영양보충제 등을 챙겨 먹으며 스스로를 응원해주세요. 오늘 하루 수고했고 잘 지냈다고 말입니다. 회사에서도 가정에서도 내 수고를 알아주고 응원해주지를 못할 경우가 많은데 때로는 스스로에게 하는 응원과 칭찬이 나름 효과가 있는 것을 저는 종종 느낍니다. 다시 복직을 하여 멋지게 하루를 보내고 돌아올 여러분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