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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지온 Jul 03. 2023

다이어트를 하다가 힘들 때,   읽어보세요

3화. 나의 '식습관의 노예' 해방 일지


다이어트를 시작하게 한 강한 동기와 변화를 향한 강한 열망은 여전히 당신 안에 있다.


하지만 그것을 실제의 삶에서 실천하며

결과까지 연결 짓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당신은 혹시 평소에

냉장고 옆, 식탁에 앉아서 공부하고 있지는 않은가?


당신은 혹시 공부하는 동안

심심해진 입과 손을 달래기 위해

종종 자리에서 일어서서 간식을 찾아 헤매지 않는가?


그런 이유로 오늘 하루에만

냉장고 문을 정확히 몇 시간 간격으로 몇 번 열었는지

혹시 스스로 기억하고 있는가?




나에 대한 이해와 긍정적인 시선의 힘



당신은 자신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

내가 좋아하는 것과 내가 잘하는 것,

뿐만 아니라 내가 끔찍이 싫어하는 것과 잘 못하는 것에 대해.

자신의 성격적 특성들에 대해서까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습관에 대해서까지.


다이어트를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나의 평소 습관과 나의 호불호에 대해서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도 있듯이

나를 잘 이해하고 나에게 맞는 다이어트 방법을 찾는다면 목표 달성도 훨씬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다이어트를 하며 가장 중요한 것 한 가지는

'옳다', '그르다'라는 기준으로 나 자신을 평가하거나 판단하지 말고

- 특히 죄책감을 느끼게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이다.


'그랬구나, 그렇구나, 구나구나~' 하며 지금까지 자신의 모습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물론 지금이라도 당장 뜯어고쳐야 마땅한 안 좋은 습관들이 넘치도록 많이 있을 수 있다.

왜 이렇게 살아와서 이런 결과를 만들었나 땅을 치고 후회하고 싶은 순간들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다이어트라는 힘든 과정을 앞두고

나를 감정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일부러 힘을 빼는 일이기 때문에,

안 그래도 마음이 힘들어지는 다이어트인데 시작부터 나를 주눅 들게 할 필요는 없으니 삼가도록 하자.


오히려 최대한 나의 특성을 고려하여 배려해 주며

나에게 맞는 다이어트 환경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세상에는 수많은 다이어트법이 있으므로 나에게 맞는 방법 역시 찾을 수 있다.

그러고 나서 하나씩, 노예가 되어 속박되어 있던

잘못된 '습관'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도록 스스로를 도와주면 된다.


다시 말하지만 '나'의 몸은 잘못이 없다,

힘든 다이어트를 선택하여 애써주려고 마음먹은 것이 기특할 뿐.

다이어트 기간 동안 믿고 의지할 것은 내 몸뿐이니

부족한 '나'이더라도 최대한 이해하고 다독이며 소중히 여기려고 노력해야 한다.



나의 단점을 장점으로 레버리지하라


나는 평소 움직이는 것을 너무나 귀찮게 여기는 사람이었다.

100미터 이상, 500보 이상 이동하며 걸어 다닐 일이 생기면

동선을 머릿속으로 계산해서 최단거리, 최소 움직임을 목표로 걸어 다닐 정도였다.

조금이라도 더 움직이며 몸의 에너지를 빼내는 것이 불합리하게 느껴지는,

움직이는 데에 진심으로 귀차니즘을 느끼는 인간이었다.


또한 나는 운동에 대한 의지가 박약하기 짝이 없어

매번 운동을 하려고 계획만 세울 뿐

미룰 수 있는 만큼 미루고 끝내 운동하러 가지 못하여 실패하고 마는 인간이었다.


덧붙여 나는 의심이 많고 겁이 많은 인간이었다.

확실한 것이 아니면 잘 도전하지도 않거니와,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여 피하려 들었다.

창의성과 응용력이 부족하여 정해진 틀을 따르는 것이 편했다.

넘치는 아이디어로 새 판을 짜고 변화를 주도하는 이들이 항상 부러웠다.


그런 내가, 성공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다이어트법이 있었다.

오히려 이러한 나의 단점들이 장점이 될 수 있는 방법이었다.


끝이 확실하고 성공할 확률이 높은 것들에만 매진하는 나는

매뉴얼이 정해져 있는 것을 충실히 이행할 줄 아는 나는

12주, 약 100일간 열심히 실천만 하면

10킬로 감량이 확실하다는 다이어트 방법을 알게 되어

정말 뛸 듯이 기뻤고, 믿음을 가지고서 정말 열심히 실천해 나갔다.

심지어 이 다이어트는 그램(g) 단위까지 정확히 계량하는, 조금의 일탈도 허용하지 않는 방식이었기에

장의존적 성향의 고지식한 나로서는 너무나도 편한 마음으로 큰 어려움 없이 실천할 수 있었다.


수많은 임상 사례들로써 효능 역시 확실히 증명되었기에

검증 또 검증을 하고 싶어 하는 의심 많은 성격은 수그러들었고

심지어 가까운 지인이 끝까지 이를 실천함으로써 큰 감량을 이루었다는 경험담을 근거로 추천한 것이기에

나는 오히려 더 큰 확신을 가지고서 몰입할 수 있었다.

이 다이어트는 신뢰와 확신을 가지게 되면 우직하게 돌진하는 내 성격에 잘 맞았던 것이다.


게다가 하루에 마셔야 할 물 양을 정확히 준수하며

몸에 최대한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운동을 금기시하는 이 다이어트 프로그램은 나에게 맞춤형 그 자체였다.

확실히 나에게 꼭 맞는 다이어트를 선택하고 나니 그동안 다이어트에 대해 느껴왔던 부담과 두려움도 반감됨을 느끼게 되었다.

만일 운동을 중시하는 다이어트였다면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서 바로 포기하고 말았을지도 모른다.




100일만 실천하면 사람이 바뀐다


공자님의 철학이 담긴 '중용'에는 능구(能久)라는 단어가 나온다.

여기서 구(久)는 일정 기간 동안 무언가가 지속됨을 의미하는 말로서,

구체적으로 3개월 간의 기간을 뜻한다고 한다.

즉, 3개월만 무엇이든 꾸준히 하면 사람의 본질이 바뀐다는 의미이다.


수많은 다이어트 프로그램들이 6주 이내의 단 기간 큰 변화를 목표로 운영되는 편인데,

내가 선택한 프로그램은 3개월 동안 이루어지므로 꽤나 긴 호흡을 가진 다이어트였다.


하지만 잠깐 살을 빼고 마는 것이 아니라

건강식을 100일간 실천함으로써 새로운 식생활을 몸에 인식시키고

그간 잘못된 식습관으로 인해 망가진 몸 상태, 체질을 변화시키는 것까지 목표로 삼아

몸에 좋은 식단으로 건강을 다스려나가자고 다짐하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약을 복용하거나 영양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단기간의 무리한 다이어트를 함으로써

건강을 해친 케이스들에 대해 많이 들어왔었기에

건강이 더욱 중요해지는 마흔이라는 나이를 앞두고 그런 실수를 저지르고 싶지 않았다.

자연식을 통한 건강한 다이어트를 선택한 덕분에

나는 건강에 무리 없이, 부작용 없이 살을 빼고 관리할 수 있었다.

다이어트야 말로 궁극적으로 '건강한 나로 바꾸고 만들어 가는 과정'임에 틀림없다.




습관을 없애고, 원하는 나를 만들다


내게 잘 맞는 다이어트 방법일지라도

12주나 지속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큰 변화를 꿈꾸는 만큼

나 자신의 생활의 패턴 역시 변화되어야 함을 느끼고

나는 책꽂이에 꽂아만 두었던 '습관의 힘(찰스 두히그)'을 꺼내 펼쳐 읽었다.

그러면서 이제까지의 나를 형성해 온 악습의 고리를 끊고자 노력했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새로운 습관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이처럼 실천 전에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고 준비하는 과정은 다이어트를 하며 식단을 엄수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저자는 책에서 '습관'에 대해 이렇게 정의한다.

'우리 모두가 어떤 시점에는 의식적으로 결정하지만,

얼마 후에는 생각조차 하지 않으면서도 거의 매일 반복하는 선택'이라고.

나도 모르게 형성되어 내 몸과 내 삶을 만들어온

무시무시한 습관의 고리를 끊고, 새로운 습관을 형성하기 위해 노력한 방법은 다음과 같았다.


1. 나의 기존 식습관을 생생히, 정확히 파악하고

2. 기존의 식습관으로 얻을 수 있는 보상을 부정적인 것으로 대체하여 그 고리를 끊은 뒤,

3. 새로운 행동에 보상을 연결 지어 습관화하고자 노력했다.


우선 나는 그동안 가장 나를 힘들게 했던 '과식'이라는 습관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왜 나는 그동안 과식을 자주 '저질러'왔는가?

바로 달고 강렬한 맛을 내는 것들이 입안에 머물러있다가 뱃속을 가득 채울 때

엄청난 만족감과 포만감을 느꼈고

그 순간 큰 위로와 격려를 받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온몸에 당이 도는 순간의 기분에 느끼는 황홀감이 가장 큰 '보상'이었다.

그래서 배불리 무언가를 먹는 순간은

힘든 하루를 잘 마무리한 대가로서 주어질 때가 많았다.


하지만 그것은 분명 내게는 '악습'이었다.

'배부름=하루의 성공적인 마무리'는 우연히 결합된 잘못된 공식이었을 뿐,

잠시간의 쾌락이 사라진 뒤

오랫동안 소화가 잘 되지 않아 불편하고 찜찜한 뱃속 상태를 유발했다.

뿐만 아니라 다음 날 증가된 체중을 확인하며 심한 죄책감이과 자기 비하감이

오랫동안 잔상처럼 남아 나를 괴롭혔다.

결국 정서와 신체 모두에 후유증을 남기며

혹독한 12주 동안의 다이어트를 결심하도록 만들었다.


그래서 나는

'배부름=죄책감, 불쾌함, 실패'라는 공식을 만들고 떠올리도록 연습했다.

배가 부를 때마다 내 삶에서 가장 치욕스럽고 불쾌한 순간을 떠올리게 했다.

절대로 하고 싶지 않은 일, 되고 싶지 않은 상태를 연결 지으려 노력하자

어느 순간부터인지 배불리 먹으려다가 나도 모르게 멈칫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리고 오히려 약간 부족한 듯 먹었을 때의 상황에

최대한 행복하고 안정된 느낌을 연결 지으려고 노력했다.

속이 편안하고 죄책감도 없는 상태이자 가장 최상의 상태로서

심지어 다음 날 체중감량까지 이어지는 보람찬 상태라며 이를 '보상'으로 연결 지으려고 했다.

그리고 유혹을 이겨내고서 이 상태를 선택한 나를 지속적으로 칭찬하고 격려했다.

이를 통해 나는 과식과 폭식의 유혹을 12주 동안 무사히 잘 넘길 수 있었다.


이외에도

부엌 근처에서 책을 보거나 넷플릭스를 보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동이므로 절대 하지 않기,

출퇴근하던 차 안에서 간단한 식사를 했던 습관을 끊기 위해

차 안에서는 왠지 먹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자꾸 드는 것을 벗어나기 위해

차에 타는 순간 절대로 물조차도, 껌조차도 입에 대지 않기로 결심하기,

다이어트의 적인 밀가루 음식과 떡을 끊기 위해

섭취하는 순간 나의 후회 가득한 미래와 뚱뚱해질 몸에 대한 이미지를 연결 지으며

손을 뻗으려는 악습을 끊어냈다.


이렇게 삶 속에 다양하게 형성된 습관을 꼼꼼히 점검하고

고쳐나가도록 노력하는 마음가짐의 연습은

12주 동안 너무 먹고 싶다, 너무 하고 싶다는 욕망을 애써 억누르는 차원이 아니라

나를 논리적으로 이해시키고 달래어 설득함으로써 그 상태를 진정시키는 방식으로서 큰 힘이 되었다.




언제까지 노예로 살며 실패를 반복할 것인가


하체비만의 '나'를 만든 것은 결국 습관이었고,

하나부터 열까지 나는 습관에 지배당하는 노예였다.

이런 내가 다이어트를 계기로 습관의 굴레를 조금씩 벗어나

많은 부분에서 자유로워지게 되었다.


다이어트가 끝난 지금은 가족이나 친구들과 어울리며

그런 음식을 가끔 먹곤 한다.

하지만 예전처럼 고칼로리 음식을 강렬히 욕망하는 마음이나

맛있는 것을 먹는 것으로써 나를 위로하고자 했던 습관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을 대체할만한, 나를 충분히 행복하게 만들고 위로할 만한 행위들을 성공적으로 연결시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다이어트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결국 습관의 힘이다.

억지로 식욕을 누르며 자신의 욕망과 싸우는 상황을 되도록 만들지 말고

세세한 습관의 고리를 발견함으로써 그것을 새로운 인식과 연결시켜 바꾸거나

그런 환경에 놓이지 않도록 유의하는 것, 그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다.


약 40년 간 습관의 노예로 살아온 나는 진정으로 자유를 원했고

하나하나 자유롭지 못한 순간들을 발견해 고리를 끊어 나감으로써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갈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요요에 대한 두려움도 벗어날 수 있었다.


자신의 행동을 선택하는

자유로운 삶을 향해

오늘도 고군분투할 여러분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사진 출처 : Unsplash의Brooke L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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