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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o Dec 28. 2022

요란한 듯 세련된 멀티버스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영화를 보기전부터 익히 소문은 들었지만 정말 새로운 영화다.     

영화의 스토리나 전개방식이 너무나도 기발하고 창의적이어서 영화를 보면서     

'아, 이것은 영화인가 전위적 미술 작품 혹은 공연인가'라는 생각을 했는가 하면     

'감독은 어떤 생각으로 이렇게 상상력을 뻗어나가는가''배우들은 도대체 어떻게     

저렇게 천연덕스럽게 연기를 할 수 있는가' 이런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공연한 걱정이긴 했지만 '이렇게 벌여놓고 마무리는 어찌 되는가'싶어졌다.     

     

영화는 시작부터 요란스럽다.     

미국에서 세탁소를 하고 있는 에블린은 세탁소의 운명이 걸린 세무조사를 앞두고 있고     

일과 생활에만 매달려 사랑이 없다고 생각한 남편 에드워드는 이혼 서류를 준비하고 있다.     

          

통역을 위해 세무서에 같이 가기로 한 딸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이해해 주지도 않고 무심한 엄마에게 상처받아 돌아가 버렸다.     

     

세무서 사무실에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남편은 이상한 이야기를 한다.     

사실은 자신이 다른 우주에서 전 우주를 구하기 위해 에볼린을 찾아왔다는 것이다.     

이때부터 에블린의 현재와 다른 세상에서 살아가는 에블린이 뒤섞인다.     

     

영화는 흥미롭다. 에블린은 지루할 틈 없이 이 세계와 저 세계를 오간다.     

세계는 뒤섞이고 에블린도 뒤섞인다.     

무술 능력이라고는 1도 없는 에블린이 또 무술 고수인 자신에게 가서      

능력을 습득해 현실 세계로 돌아온다.     

          

여러 우주를 넘나드는 에블린은 점점 자신을 재발견한다.     

자신은, 지금의 우주에서는 보잘것 없는 자신이     

멋지게 살고 있는 다른 우주를 경험하며 지금의 자신이 다가 아님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전 우주를 괴롭히는 존재가 있고 자신은 그 존재에 맞서 이 세계들을 지켜야 한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린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아주 재미있게 봤다.     

영화의 문법이 아예 다른 느낌이기도 했고      

동양의 정서에 서양의 표현이 많이 들어간 느낌도 받았다.     

가족의 사랑이라는 뻔할 수 있는 주제를 이리 비틀고 저리 비틀면서 설득력 있게 풀었다.          

     

무엇보다 영화가 좋았던 것은      

시각적 표현, 미술적인 표현이 상당히 뛰어나다는 것이었다.     

     

쉴새 없이 바뀌는 장면장면들은     

상당한  B급 감성임에도 영화는 전혀 우습지 않았다.     

오히려 B급스러우면서도 정신없는 표현으로 영화를 이렇게 개연성있게 감독의 역량은 천재적이다 싶었다.          

     

영화에 개연성을 더해주는 데는 배우들의 연기도 단단히 한몫 했다.     

난 당연히 양자경에게 여우주연상이 갈 줄 알았는데      

남편 에드워드 역의 키 호이 콴이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딸 조이 역의 스테파니 수 연기도 너무 좋았다.      

          

영화를 보면 이해 되겠지만 개인적으로 돌 장면 무척 마음에 든다.      

영화가 끝나고 양자경의 훌륭한 연기에 경의를 표하게 된다.      

22년 전,  '와호장룡'에서는 다른 분위기지만     

또 그녀의 스타일로 멋지게 살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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