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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o Sep 09. 2023

얇지만 알찬 플라멩코 이야기

<플라멩코 - 원초적 에너지를 품은 집시의 예술> 를 읽고

십여 년 전, 플라멩코를 잠시 배운 적이 있다.

진득하지 못한 성격 탓에 오래 배우진 못했지만 매력적이었다.

비록 짧게 배웠지만 자신만의 길을 고독하게 걸어가는 것 같은 느낌,

춤 속에 인생의 쓴맛이 다 녹아든 느낌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플라멩코 느낌을 제대로 내려면

40대 이후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플라멩코 춤을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지만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 책을 알아보는데

최명호 작가의 <플라멩코, 원초적 에너지를 품은 집시의 예술>이 눈에 들어왔다.

플라멩코와 집시 자체에 대한 이해가 높아 보였고 책은 100페이지가 안되는 두께지만

내용은 충실해서 플라멩코의 시작과 발전, 종류 등을 파악하기에 좋았다.


플라멩코는 스페인, 특히 안달루시아로 이주해온 집시들에 의해 시작되었다.

집시들이 이주해 올 당시의 이 지역은 막 이슬람 세력이 물러갈 때.

이슬람 문화권의 영향으로 독특한 음악이 발달했다.

집시들은 이 이슬람 문화를 그대로 흡수했던 것 같다.


특히 세비야 지역은 이슬람 문화의 영향도 있었고

마침 신대륙의 문물과 사람들이 드나들며 새로운 문화를 전하고 있었다.

이슬람 문화, 스페인 문화, 집시 고유의 문화, 신대륙 문화.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은 그야말로 문화의 용광로였을 것이고

집시들은 이 문화들을 흡수하며 자신들의 음악과 춤을 발전시켜 나갔다.

어느 문화권의 영향을 받았는지에 따라 플라멩코 장르가 다르다.

플라멩코에서 흥미로운 건 칸테 혼도. 깊고 심오한 노래라는 의미인데

기타와 노래, 춤이 각각의 독자적으로 또 함께 발전한 플라멩코 노래의 정수라고 한다.

깊고 심오한 노래에 맞춰 춤과 음악이 발전한 것은 물론이다.

저자는 '플라멩코는 40대부터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삶의 질곡을 어느 정도 헤치고 나온 사람만이 그 깊이를 표현할 수 있는, 삶의 무게가 녹아들어야 하는 춤이다.'고 표현한다.

플라멩코 댄서, 기타 연주자, 가수에 대한 소개는 즐겨찾기 해두고 싶은 부분이다.

남성 댄서 안토니오 가데스는 <피의 결혼><까르멘><마법사를 사랑하리> 등 까를로스 사우라 감독의 플라멩코 3부작에 모두 출연했다. 


또 크리스티나 오요스는 현대 플라멩코 여성 댄서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고 한다.


사라 바라스에 대해서는 '가장 전통적이며 서사적이고 실험적인 플라멩코가 이제부터 그녀에 의해 펼쳐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극찬하고 있다.


책이 알려준 대로 차근차근 플라멩코를 제대로 즐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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