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화장실에서 물놀이를 하다가 세면대의 팝업이 고장 났답니다.
아무리 꾹 눌러도 다시 올라오질 않습니다.
하아... 귀찮게 됐군.
이럴 땐 유튜브가 짱입니다.
유리 흡착기로 뽑아 올리거나 팝업 전체를 돌려서 고치는 방법이 있습니다.
유리 흡착기(큐방)가 있으면 좋겠는데 그런 게 집에 있을 리가 있나.
또 세면대 뜯는 짓을 해야겠군...
저는 건물주 할 때도 세면대 밑에 기어들어가서 팝업 빼내는 일을 제일 싫어했습니다.
쪼그려 앉느라 다리도 너무 아프고, 어디를 돌려야 하는지 잘 보이지도 않는 채로 몽키 스패너를 돌리는 일은 정말 고역이었습니다. (세면대에도 혁신이 필요합니다)
나중에 해야지... 하고 미루고 있었는데...
갑자기 아내의 탄성 소리.
"여보 됐어요 됐어! 꺄아!"
오잉? 이게 무슨 소리야!?
반가운 마음에 화장실로 달려가보니
가끔씩 아내를 보면 정말 창의적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집에서 생기는 골치 아픈 문제들을 저보다 잘 해결해 내곤 합니다.
유리 흡착기가 집에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딸아이의 장난감으로 해결해 내다니;;;
딸이 유치원에서 돌아오면 이 이야기를 꼭 해줘야겠습니다.
너의 기린 흡착맨이 이 어려운 일을 해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