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동안 꼭 해야 할 일이 있었다. 그런데 또 회피 증상이 발동했다. 누구든 꼭 시험 앞두고 딴짓하고 싶은 경험 한 두 번쯤 있지 않나? 그렇게 노닥거리다가 천천히 시동을 거는 습관이 있다.
이럴 때 늘 하는 짓이 있다. 바로 리폼하는 취미. 이번에는 잘 안 입게 되는 흰색 셔츠를 리폼해 봤다. 어차피 잘 안 입고 옷장에 처박혀 있는 옷이니, 고쳐서 망해도 손해 볼 일 없고, 새로운 기분으로 몇 번이라도 입게 되면 이득이라고 생각하고 과감히 싹둑 가위질을 했다. 그냥 머릿속으로 상상하고 나서 바로 가위질을 해버리는 게 내 스타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