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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갱 May 27. 2021

텃밭과 함께하는 식탁_21년 4월 3주

달콤한 것과 쌉쌀한 것들

 쌉쌀한 푸른 봄 채소의 기운이 너무 좋다. 무엇보다도 이전에는 그냥 조연처럼 느껴졌던 채소가 내게 아주 소중한 메인 식재료가 되는 그 과정들이 참 신기하고 새롭다. 요즘에는 늘 김치가 한 팩씩 와서 김치 걱정은 따로 하지 않고 매번 새로운 김치들을 먹어본다. 이번엔 처음으로 오디즙이 와서 먹어 보았는데, 이상하게 사 먹는 그 어떤 주스나 즙 보다도 오디라는 식물이, 그것들이 온 자연이 가깝게 느껴진다. 물론 맛있기도 맛있고.


4월 3주 꾸러미 구성

유정란, 두부, 쑥갓, 오디즙, 갓김치, 대파, 미나리



두부, 미나리, 쑥갓

 쑥갓은 나에게 탕에 넣어 먹는 부재료 그 이상의 의미였던 적이 없었는데, 엄청나게 싱싱한 쑥갓이 꽤 많이 왔다. 또 열심히 고민해서 두부 으깨고 들기름에 조물조물 무쳐내었는데, 아 생각보다 정말 맛있어서 놀랐다. 반찬이라고 부르기 아까울 정도의, 메인 디쉬라고 부르고 싶을 만큼 고소하고 향긋한 맛. 싱싱한 미나리는 역시 무침이 좋아서 오랜만에 새콤달콤하게 골뱅이 무침. 항상 단백질 식단은 한 개 이상 넣으려고 한다. 다른 것들도 다 그렇지만, 특히 미나리는 마트나 슈퍼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월등히 신선하고 향이 좋은 물건이 와서 늘 뿌듯하다. 소규모 유기농 경작의 힘.


쑥갓

 하지만 역시 쑥갓의 본분은 탕에 넣어 먹는 것.... :) 간을 약간 슴슴하게 한 만두전골. 집에 있는 냉동 만두 다 털어 넣고 쑥갓 가득 올려 먹으니 속이 편안하고 따끈한 아름다운 한 끼 식사다. 왠지 다른 냄비보다도, 이 전골냄비만 꺼내면 이상하게 설렌다. 국물이 자작자작한 음식을 좋아하기도 하거니와 담음새도 아름답다.


오디즙

 새콤 달콤한 오디즙을 몇 팩 넣어주셔서, 팥 앙금 들어간 떡과 함께 아침으로 며칠 동안 먹었다. 오디즙은 혈당을 낮추고 뼈의 노화를 방지하는 등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즙 종류를 장기 복용하는 것이 좋지 않다고 해서 따로 챙겨 먹지 않는데 이렇게 가끔 몇 팩 씩 먹어주면 보너스 영양분의 느낌? 오디를 직접 수확하는 분들을 생각하며 산뜻한 아침 시간을 보냈다.


갓김치

 갓김치는 내 최애 김치 중 하나인데,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크림 파스타에 넣어 먹으면 정말 맛있다. 자세한 것은 따로 파는 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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