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영화 <서치 아웃> 누리 역 맡은 배우 허가윤
▲ 영화 <서치 아웃>의 누리 역을 맡은 배우 허가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주)디엔와이, (주)스톰픽쳐스코리아
걸그룹 포미닛의 메인 보컬 출신 허가윤이 영화 <서치 아웃>의 주연배우로 열연하면서 본격적인 배우 활동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가수로 데뷔했지만 그는 사실 오래전부터 배우의 꿈을 키워왔다. 그의 연기자로의 변신이 놀라운 일이 아닌 이유다. 연극영화과로 대학 입학을 준비했던 허가윤은 "당시 포미닛 데뷔와 대학 입학이라는 두 갈래의 선택에서 포미닛 데뷔를 택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당시 소속사에서는 제가 너무 연기를 하고 싶어 하는 것을 알아서 포미닛으로 활동하는 중간에도 카메오로 출연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이조차도 스케줄 조정이 가능할 때만 출연했던 거라 배우로서의 갈증이 쌓이게 됐다"며 "팀에서 메인 보컬을 담당하다 보니 행사나 공연에서 빠질 수가 없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런 허가윤이 최근 가수가 아닌 배우로서의 두 번째 인생을 즐기는 중이다. 그가 출연한 영화 <서치 아웃>은 한 고시원에서 이웃 여성이 갑자기 자살하면서 벌어지는 SNS 추적 스릴러다. 영화는 최근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n번방 사태'와 묘하게 닮았다.
영화에서 흥신소 해커 누리 역을 맡은 그는 "진짜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많은 여성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고 경각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지난 9일 오후 한 카페에서 배우 허가윤을 만났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
첫 주연 데뷔작 <서치 아웃>에 대한 허가윤의 생각
▲ 영화 <서치 아웃>의 누리 역을 맡은 배우 허가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주)디엔와이, (주)스톰픽쳐스코리아
- 영화 출연 소감부탁드린다.
"실화 바탕으로 만들어진 시나리오를 흥미롭게 읽었다. SNS는 안 해본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다하는 건데 이런 시스템으로 범죄가 일어난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 코로나19로 인해 극장 관객이 많이 없는 시기에 영화를 개봉하게 됐는데 아쉬운 점은 없는가?
"아쉽긴 하지만 개봉이 많이 미루어졌던 작품이라 개봉을 할 수 있다는 데 더 의미를 두고 싶다. 긴 호흡으로 연기를 보여줄 수 있어서 관객들 반응이 기대된다. 좋은 평가건 나쁜 평가건 겸허하게 받아들일 생각이다. 나쁜 평가는 고치면 되는 것이고 좋은 말이 나오면 감사한 마음을 가지면 될 거라고 생각한다."
- 배역을 위해 연기 준비는 어떻게 했나?
"해커가 나오는 영화들을 보면서 캐릭터를 그려나갔다. 극 중 누리는 굉장히 똑똑한 인물이다. 컴퓨터도 능숙하게 다루는 사람이다. 그런데 저는 사실 컴맹이다. 관객들에게 어색하게 보이지 않으려고 매일 타자치는 연습을 했다. 그리고 공대생의 이미지를 그려내기 위해 의상도 신경썼다. 사건을 해결하기 전에는 머리를 묶고 있지만 사건을 해결하고 난 이후에는 머리를 풀고 있는 깨알 같은 나만의 메시지도 연기로 담아냈다."
- 함께 출연한 이시언과 김성철과의 연기 호흡은 어땠나?
"이시언씨가 워낙 자연스러운 연기를 잘 하시다보니 어떤 대사를 쳐도 잘 받아주셨다. 덕분에 누리 캐릭터가 가지는 시니컬함도 더 잘 살아난 것 같다. 김성철씨는 저랑 같은 헬스장에 다닌다. 그래서 촬영 전부터 작품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래서 현장에서 호흡을 맞출 때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다."
- 영화의 소재가 'n번방 사태'와 흡사하던데.
"영화에서 있는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는 게 신기하다. 영화 촬영 당시에도 이런 일이 생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긴 했는데 최근에 사건이 터지면서 더 조심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이렉트 메시지(인스타그램의 메시지 전달 시스템)라는 것을 영화 촬영에 들어가면서 알게 되었다. 그 전에는 이런 게 있는 줄도 몰랐다. 전혀 일면식도 없는 범죄자가 사적인 정보들을 캐낼 수 있으며 메시지까지 보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무서웠다. 많은 관객들이 저희 영화를 보고 SNS에 대한 경각심을 가졌으면 한다."
가수 허가윤에서 배우 허가윤으로 거듭나다
▲ 영화 <서치 아웃>의 누리 역을 맡은 배우 허가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주)디엔와이, (주)스톰픽쳐스코리아
- 가수와 연기 둘 다 경험해봤는데, 연기만의 매력이 있다면?
"가수는 이미 다 짜여 있는 플랜 안에서 움직인다. 회사에서 정해놓은 콘셉트와 이에 걸맞은 음악을 작곡가분들이 만들어주신다. 춤도 안무가가 짜주신다. 하지만 배우는 나의 생각을 말하면서 표현한다. 나만의 주체적인 생각을 연기에 담아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 언제부터 연기에 대한 꿈을 꾸기 시작했나?
"예전부터 연기에 대한 꿈이 있었다. 20살 당시 소속사에서는 포미닛으로 데뷔할 것인지 연극영화과에 진학할지 선택하라고 해서 데뷔를 선택했다. 소속사에서는 제가 연기를 하고 싶어 하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포미닛으로 활동하는 중간에도 카메오로 출연할 기회도 주셨다. 하지만 이조차도 스케줄 조정이 가능할 때만 할 수 있어서 배우로서의 갈증이 쌓이게 됐다. 배우로의 꿈을 미루고 미루다가 팀 활동이 끝나고 나서 바로 시작하게 된 것이다."
▲ 영화 <서치 아웃>의 누리 역을 맡은 배우 허가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주)디엔와이, (주)스톰픽쳐스코리아
- 앞으로 도전해 보고 싶은 장르가 있나?
"해보지 않은 모든 장르를 다 해보고 싶다. 경험을 많이 해야 진짜 잘하는 것을 고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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