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영화 수다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진작가지 May 01. 2020

나무열쇠로 탈옥 꿈꾸는 인권운동가... '실화'의 힘

[미리 보는 영화] 탈옥 스릴러 <프리즌 이스케이프>

<해리 포터> 시리즈의 주인공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연기 변신을 시도한다. 귀여운 안경을 쓰고 마법을 부리는 해리 포터의 이미지를 떠올렸다면 다소 생경할 수도 있다. 덥수룩한 수염을 기른 인권운동가이자 탈옥을 결심하는 감옥 수감자를 연기하기 때문. 

▲  영화 <프리즌 이스케이프>의 한 장면. ⓒ (주)이놀미디어

영화 <프리즌 이스케이프>는 <해리 포터> 제작진, 그리고 퀴렐 교수 역을 맡았던 이안 하트가 다니엘 래드클리프와 함께 제작에 참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작품은 프랜시스 아난 감독의 데뷔작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인권 운동을 하던 팀 젠킨(다니앨 래드클리프)과 스티븐 리(이안 하트)가 부적절한 판결을 받아 투옥된 후, 나무로 열쇠를 만들어 강철 문을 뚫고 탈출을 계획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실화를 소재로 한 이야기


팀 젠킨과 스티븐 리는 1978년 반 아파르트헤이트(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극단적인 인종차별정책과 제도) 작전을 하다 투옥된 실존 인물들이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법원은 아파르트헤이트에 반대하는 운동을 벌였던 이들에게 각각 12년과 8년 형을 선고한다. 하지만 이들은 이것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해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저항을 이어간다.


팀 젠킨과 스티븐 리가 감옥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저항은 뭘까. 바로 '탈옥'이다. 하지만 이들이 수감된 감옥은 악명 높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프리토리아 교도소'다. 이곳은 만들어진 이래 단 한 번의 탈옥도 허용한 적 없었다. 죽음을 맞이했거나 석방의 날을 맞이했거나, 둘 중 하나의 조건이 충족되지 않고서는 결코 감옥의 철문 밖으로 나갈 수 없다는 것이 감방 이웃들의 설명이다.

▲  영화 <프리즌 이스케이프>의 한 장면. ⓒ (주)이놀미디어

하지만 감옥 생활 도중 팀 젠킨은 감옥문의 열쇠가 생각보다 단순하게 만들어져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감옥문을 열 수 있는 열쇠를 똑같은 모형으로 만든다면 문을 열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 그는 나무로 같은 모양의 열쇠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어느덧 감옥 생활 200일째. 그동안 그의 주변에는 여러 조력자들이 생겼다. 열쇠를 만들 단단한 나무를 구해주는 사람과 이를 강력하게 접착시킬 다양한 도구들을 전달해줄 사람도 생겼다. 운 좋게도 교도소 수감자 중 최고의 권력자이자 모범수 데스니를 비롯해 식당 청소를 돕는 흑인 직원도 팀 젠킨 일행의 탈옥을 도와주기로 한다. 특히 '매년 자신의 아들과 단 30분밖에 대화할 수 없다'는 교도소 수칙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라크레너드 윈터(레오나르도 폰테인)는 수감자들 중 가장 적극적으로 이들의 탈옥을 돕는다.


감옥 생활 404일째, 결전의 날이다. 팀 젠킨을 비롯해 스티븐 리 그리고 조력자 라크레너드 윈터는 탈옥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치고 이를 시행하기로 결심한다. 과연 이들은 총 15개의 철문을 열고 감옥 탈출에 성공할 수 있을까. 


다시 뭉친 헤리포터 제작진


아, 이 프리토리아 감옥에는 법칙이 있다. 수감자가 탈옥을 시도하는 것이 발각되는 순간 최소 25년형이 추가된다. 한 번의 실수가 종신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어느 누구보다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는 팀 젠킨은 나무 열쇠를 만드는 날만 되면 심장이 터져나갈 듯한 긴장감과 두려움에 잠 못 들기 일쑤다. 이런 팀 젠킨을 보고 있노라면 심장이 쫄깃해지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다.


열쇠 구멍 사이를 통해 보이는 1m도 안 되는 철문 반대편으로 넘어가기 위해 잠을 설치며 고민하는 주인공들의 심리 변화도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다. 그리고 팀 젠킨 일행이 탈옥을 결심한 날, 모범수 데스니의 심경에도 큰 변화가 오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영화는 다양한 반전을 선사한다. 

▲  영화 <프리즌 이스케이프>의 한 장면. ⓒ (주)이놀미디어


영화를 보고 있으면 시대적 배경과 감옥의 상황을 그대로 재현하는데 공을 많이 들였다는 걸 알 수 있다. 실존인물 팀 젠킨이 직접 촬영 현장에 참여했다는 사실은 영화의 신뢰도를 높여준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다. 탈옥의 과정에 집중하는 바람에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다. 이들이 인권 운동을 시작한 이유를 비롯해 비하인드 스토리를 기대했지만, 영화가 끝날 때까지 확인할 수 없어 아쉬웠다. 


한편 영화는 오는 5월 6일 개봉이다.


한 줄 평 : 미국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의 실화 버전
별 점 : ★★★(3/5)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영화 <프리즌 이스케이프> 관련 정보

제목 : 프리즌 이스케이프
원제 : Escape From Pretoria
장르 : 실화 탈옥 스틸러
감독 : 프랜시스 아난
출연 : 다니엘 래드클리프, 다니엘 웨버,
이안 하트, 마크 레너드 윈터 외
수입 : (주)풍경소리
배급 : (주)이놀미디어
러닝타임 : 106분
등급 : 미정
개봉 : 2020년 5월 6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