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 지금이나 빵순이
나는 카페에서 시간 보내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기분 좋은 배경 음악과 뒤섞인 적당한 소음, 진한 커피향이 주는 안도감, 맛있는 커피와 디저트와 함께 그 공간에 머물고,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참 좋다. 한동안 카페 금지령으로 카페에 갈 수 없는 것이 좀 가혹하게 느껴졌다. 오랜만에 누려보는 카페타임은 그 자체로 좋았다.
그리고 빠지면 서운한 빵도 주문해서 사이좋게 나눠먹었다. 아쉽게 먹는 그 여운마저도 좋았다.
그러고 보면 리브데이에 빵 먹는 영상이 꽤나 자주 등장했다. 나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빵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돌아보면 나는 참 많이 변한 것 같다. 예전에는 빵을 한 봉지 가득 사 와서 엄청 빠르게 먹어치웠다.
사 온 빵을 남겨두는 일은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다. 빵은 또 사 와서 오늘도 먹고 내일도 먹고, 먹고 또 먹다가 몸이 아프고 탈이 날 때까지 먹었다. 그렇게 몸과 마음이 축이 나곤 했었다.
지금도 나는 빵을 참 잘 먹지만, 달라진 점이 있다면 매일매일 빵을 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빵이 먹고 싶을 때는 그 식욕을 절대 무시하지 않고 존중한다.
그 순간 가장 먹고 싶은 빵을 한두 개 정도 골라서 세상 맛있고 행복하게 먹는다. 정말 잘 먹었다는 만족감과 기분 좋은 포만감이 주는 충족감은 한동안은 빵을 생각나지 않게 만들어준다. 심지어 먹다 남은 빵은 냉동고에 얼려두기도 한다.
그리고 평소 식습관은 한식, 중식, 양식, 가공된 음식, 배달 음식 등 가리지 않고 다 잘 먹는다. 물론 간헐적 단식은 습관으로 자리 잡았고, 평생 유지할 생각이다. 채소나 과일이 유난히 당길 때는 마트보다는 시장에서 신선한 것들을 가득 골라온다. 자연 음식은 어떤 목적 때문에 먹는 것이 아니라 역시 그냥 몸이 원할 때 먹는다. 나는 내 몸이 내게 필요한 영양소를 알아서 요구하고 섭취할 수 있는 영양 지혜가 회복되었다고 믿는다.
요즘에는 밤고구마와 새콤달콤한 귤이 유난히 당긴다. 느끼하지만 고소하고 부드러워서 맛있는 아보카도도 종종 먹고있다. 밥 지을 때 표고버섯을 넣어 버섯밥을 지어먹으면 다른 반찬이 필요 없게 느껴질 정도로 참 맛있다. 구독자 동민님이 추천해 준 미역밥도 정말 맛있어서 종종 먹는다.
가공되지 않은 자연 음식은 맛도 있고 내 몸에 활력도 준다.
몸도 맘도 빵빵했던 과거의 나는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라 탐닉하고 있었다.
스트레스를 일시정지시키기 위해 그냥 엄청난 양의 음식물을 입 속으로 밀어 넣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 나는 이제서야 음식을 잘 먹고 있다고 느낀다. 음식을 제대로 먹을 줄 알게 되면 그 어떤 음식을 맘껏 먹어도 괜찮다. 덤으로 몸도 맘도 가볍게 유지할 수 있다.
리브데이 식구님들 오늘도 동행해 주셔서 고마워요! 사랑해요. 우리존재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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