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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오늘 Jul 03. 2023

무니는 생이별하는 중인가, 구출되는 중인가.

<플로리다 프로젝트 - 션 베이커>



네이버 영화 스틸컷







★★★★ 

한줄평 - 내리쬐는 햇살이 폭력적으로 느껴지는 순간들






무니는 생이별하는 중인가, 구출되는 중인가.


 헤일리의 삶은 무니를 향한 정서적 학대다. 그럼에도 그들을 분리해야 한다고 단호히 선언하기 어딘가 꺼림칙한 이유는 그들의 삶을 지탱하는 것이 서로의 존재뿐인 듯 보이기 때문이다. 보호자의 삶이 어린아이의 학대가 된다는 건 얼마나 아픈가.


정서적, 물리적 학대를 받는 여자아이는 불쌍하고 도와줘야 할 여성이지만 그 아이가 자라 엄마의 삶을 모방하여 살아가면 더 이상 안타까워하지 않는다. 우리가 무니를 가여워하면서도 헤일리는 쉽게 비난하는 이유다. '엄마라면 그러면 안 되지.' 그런데 무니도 자라면 아마도 헤일리처럼 될 텐데. 


가난하고 한심해 보이는 여성을 손가락질하기는 아주 쉽다. 거기에 몸까지 파는 여성이라면 그 누구도 돌을 던지길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지 말아야 한다. 관용을 선별해서 하지 말아야 한다. 쉬운 길은 아닐지언정 우리는 무니를 향한 관심의 절반이라도 헤일리에게 주어야 한다. 기꺼이 가여워해한다.


삶이라는 것이 언제나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아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여전히 나는 너무나 어려워 자주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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