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작년 11월 출시한 스포티지 상품성 개선 모델이 조용한 가운데 주목받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기존 듀얼클러치 변속기(DCT)를 8단 자동변속기로 교체한 것인데, 이로 인해 그동안 소비자들이 불만을 제기했던 '울컥거림' 현상이 완전히 사라졌다.
언덕길에서도 변속 충격 없이 부드럽게 주행이 가능해졌다. 특히 DCT 변속기의 고질적 문제였던 저속 구간에서의 울컥거림이나 급작스러운 출력 변화가 해결됐다. 8단 자동변속기는 승차감 향상에 초점을 맞춰 세팅되었으며, 일상 주행에서 한층 편안한 느낌을 준다.
스포티지는 현재 기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종이다. 2024년 전 세계에서 58만 7,717대가 판매됐는데, 이는 기아 전체 판매량에서 1위에 해당한다. 국내 생산분 20만 대를 비롯해 슬로바키아 21만 대, 미국 9만 7000대, 중국 2만 대 등 전 세계 각지에서 생산되고 있다. 올해 5월에도 기아 글로벌 판매 실적에서 4만 8,091대로 1위를 차지했다.
이런 인기의 배경에는 합리적인 가격이 있다. 스포티지는 2,793만 원부터 시작해 최고 사양도 3,694만 원을 넘지 않는다. 기본 모델에 12.3인치 내비게이션만 추가해도 3,000만 원 이하에서 구매할 수 있어 현재 중형 SUV 시장에서 상당한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전기차들이 5,000만 원을 넘나드는 상황에서 이 정도 가격대의 SUV를 찾기는 쉽지 않다.
파워트레인도 다양하다. 1.6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은 180마력의 최고출력과 27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터보랙은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세팅되어 있어 일상 주행에서 부담 없는 가속력을 제공한다. 146마력 자연흡기 엔진과 LPG 모델도 선택할 수 있어 용도에 맞는 구매가 가능하다. 연비는 복합 기준 8.6~12.3km/L 수준이다.
크기도 적당하다. 전장 4,685mm, 전폭 1,865mm로 국내 주차 환경에 무리가 없으면서도 성인 4명이 편안하게 탈 수 있는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LPG 모델이 택시로도 활용되고 있다. 전륜구동과 4륜구동을 선택할 수 있고, 에코·노멀·스포츠·마이드라이브 등 4가지 주행 모드와 패들시프트도 제공된다.
1990년대 등장 이후 도시형 크로스오버의 대명사 역할을 해온 스포티지가 이번 개선을 통해 완성도를 한층 높였다. 무난함이 장점인 차량이지만, 8단 자동변속기 적용으로 그 무난함마저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