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다 아퍼
15년 넘게 디자인을 하다 보니 현대인들의 질병이 곧 나의 이력이 되었다
훈장이라도 되는 듯, 몸에 나타나는 증상은 이렇다
비 오는지 손목이 먼저 안다_ 손목터널 증후군
운동하냐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_ 승모근 빠샤!
누군가 부르면 한 번에 뒤돌아 볼 수 없다_거북목+어깨결림+담
의자에 앉으면 엉덩이가 아프다_디스크 초기
요즘은 온몸이 너무 아파서 앉았다 일어나면 구부정한 모습으로 10초 정도 유지해야 사람처럼 2족 보행이 가능하다
(물건이 떨어지면 환갑인 엄마가 더 빨리 일어나 줍고 계심.)
삼십 대 후반으로 들어오니 급격히 떨어지는 체력을 느끼며
약으로 채워보겠다며, 종합비타민, 콜라겐, 유산균, 루테인, 시서스 등등
약값과 재활치료 비용으로 월급의 절반을 쓰고 있다
약을 배부르게 먹고 소화를 시킬 겸 잠시 멍 때리고 있다 보니
이틀 철야 마감을 거뜬히 지새웠던 체력왕 시절이 떠올랐다
집에도 못가서 씻지도 못한 주제에 대체휴가 얻었다며 친구들 불러 놀았던 그때.
(친구들은 이틀 철야 이야기를 듣고, 집에 가라며 손사래를 쳤었다)
이때 놀던 친구들은 지금 나의 모습을
상상도 못하리라..
나는 오늘도 재활치료 예약일을 조정하며
재활선생님이 알려준 생활 속 건강체조를 이어 나갔다.
헛돌헛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