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가 10년만에 돌아왔다. 고작 8살인 마음대로왕자는 스타워즈를 잘 알지 못한다. 많은 레고를 가지고 있지만 스타워즈 레고는 하나도 없다. 사준다고해도 싫다는 아들이 과연 이 영화를 볼 수 있을까. 4D로 보면 아무리 재미없는 영화라도 볼만은 하겠지 싶어서 아이를 데리고 스타워즈7이 개봉하는 극장을 찾았다.
오리지널 팬으로 보건데 평점은 9.2 정도. 마음대로왕자도 대략 그정도 수준인 것같다.
1977년 처음 개봉한 스타워즈시리즈는 후속작이 계속 성공하면서 1983년까지 내 학창시절을 알차게 했다. 그 후 1999년부터 2005년까지 이어진 1,2,3은 대학시절과 사회생활 초년을 즐겁게 만들었었다. 그리고 아이를 낳은 아빠를 만나러 딱 10년만에 돌아온 '스타워즈7 깨어난포스'.
언제나 이슈의 중심이었던 스타워즈가 조지 루카스의 이탈로 이번엔 심상치 않다. 이럴때일수록 팬의 입장에서 꼭 봐야겠기에 요즘 핫하다는 판교CGV를 찾았는데 역시나 보기를 잘했다.
영화 정말 잘 만들었다. 질문이 많아서 괴롭긴했지만 꼬마도 제법 맘에 들은 듯했다.
개인적으로 원작에 대한 향수를 완벽하게 불러오면서도 전혀 새로운 캐릭터인 여자주인공 레이, 남자주인공 핀을 완벽하게 그려낸 점이 인상적이다.
이 사람이 스타워즈의 새로운 제다이 '레이'다. 아름다운 데이지 리들리가 배역을 맡았다.
전쟁에 참여했지만 사람을 죽이는 일이 싫어서 반란군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는 겁쟁이 핀. 존 보예가가 맡았다.
이 두사람은 스타워즈7이 새롭게 창조한 캐릭터들이다. 핀의 어리숙함은 사실성을 상당히 확보하고 있지만 근본도 없는 제다이의 피가 흐르는 레이의 초능력은 좀 지나친 감이 없지않다. 조지 루카스도 없고 원작을 망쳤네 어쩌네 하는 네티즌들의 의견이 대부분 이 인물에 대한 평가인 것 같다.
그래서 더 영화 선택이 쉽지는 않았다. 에피소드7에서 레이는 부모에 대한 부연설명 없이 주인공 역할을 한다. 이 부분은 마음대로대왕도 동의하기 어려웠다. 아마 8, 9편에 설명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이 너무 스킵한 것은 옥의 티.
주인공 레이는 이례적으로 기계들과도 이야기하고 츄바카와 대화한다. 이 부분도 생소하다는 의견이 있다. 그러나 에피소드 6에서부터 루크도 씨쓰리피오의 통역 없이 알투디투의 기계음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스타워즈 설정상 인간도 배우면 알아들을 수 있다.
감독 J.J. 에이브람스는 모험보다는 안정을 선택한 듯하다. 오리지널 스타워즈(에피소드 4)의 성공공식을 그대로 답습했다. 사실 스타워즈 에피소드 1의 경우 설명이 너무 길었는데 7편은 심플하다. 주인공도 매우 강력하다. ㅎㅎ
믿음직한 파일럿 존의 역할은 오스카 아이삭이 맡았다.
스타워즈의 오리지널 시리즈를 이어가려는 '색깔'이랄까 조지 루카스의 초심을 많이 따르려고 노력했다. 다소 유치한 부분이 없지않지만 스타워즈는 원래 좀 단순한 매력이 있다. 후반부에 저항군 비행기의 혜성같은 등장은 30년이 지난 지금 봐도 박수가 나온다. 뻔한 줄거리가 어찌나 반갑던지. 응원군의 등장으로 전세는 순식간에 역전된다.
알투디투와 쓰리피오가 같이 나온다!! 얼마나 반갑던지. 아마 스타워즈8에서 활약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여진다. 영화 마지막에 루크 스카이워커의 활약이 예고되면서 알투디투가 눈을 뜨기 때문이다.
한 솔로와 츄바카가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관객석에서 탄성이 터진다. 주인공인데 사기꾼이라는 한 솔로의 캐릭터는 초등학생에게 설명하기가 어렵다. 빚쟁이들에게 쫒겨 주인공을 도와줬던 한 솔로 일행은 이번에도 비슷하게 주인공 레이를 도와 팔콘호를 운전하게 되는데. 한 솔로 캐릭터는 어릴적에도 참으로 헷깔렸다. 나중에 스타워즈 4를 보면서 차근차근 설명해줘야겠다.
가장 헷깔리는 존재가 바로 이 인물, 퍼스트 오더의 지휘관 카일로 렌이다. 다스 베이더의 환생같은 이 인물은 바로 한 솔로와 레아 공주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원래의 이름은 벤 솔로이다.
타고난 포스 에너지와 어두운 면모마저도 외할아버지 다스 베이더를 빼닮았기 때문에 레아 공주와 한 솔로가 루크에게 보내 제다이 교육을 맡겼었다.
해리포터의 주인공 다니엘 레드크리프가 주연한 '왓 이프'라는 영화를 기억하는가? 거기에 등장하는 변태 친구역을 했던 '아담 드라이버'가 바로 이 인물이다.
벤 솔로는 다스 베이더와 마찬가지로 퍼스트 오더의 수장인 슈프림리더 '스노크'의 유혹에 빠져들게 된다. 결국은 루크와 동료 제다이들을 배신하면서 다크사이드에 합류하게 되는 것. 제자의 배신에 충격을 받은 루크 스카이워커는 잠적하여 은둔생활에 들어간다. 영화는 이 루크 스카이워커를 찾아가기 위한 긴 여정으로 시작된다.
아버지 한 솔로는 아들로 인한 충격때문에 저항군의 장군 직위를 포기하고 레아공주의 품을 떠나 다시 밀수꾼으로 회귀하는 등 현실 도피에 빠져들게 된다.
영화 중간에 보면 카일로 렌이 다스 베이더의 투구를 바라보며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외할아버지, 제가 당신의 손주입니다! 누구도 우리를 막지 못할 것입니다.
당신이 시작한 것을 제가 끝내겠습니다.
내면의 선함이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기때문에 라이트사이드에 마음이 흔들릴 때가 많으며, 그때마다 다스 베이더의 헬멧을 보며 다크사이드로 마음을 다잡는다.
카일로 렌은 스타워즈7, 8, 9의 핵심인물이므로 알고 보면 두배는 재밌을 것이다.
판교현대백화점에서 진행하는 스타워즈 마케팅은 참으로 강력했다. 층층마다 스타워즈 캐릭터들이 곳곳에 등장한다. 보란 듯이 전시되어있는 이런 캐릭터들을 보면 영화를 안보기도 힘들지경이다. 참으로 대단한 마케팅이 아닐 수 없다.
백화점 어딘가에서 스타워즈 ost가 흘러나오길래 따라가봤더니 장난감이 쑈를 보여주고 있었다. 이 녀석 앞에서 마음대로왕자가 멈추는 바람에 긴장했다. 99,000원짜리 로봇이다. 하지만 완벽하게 움직이고 조종이 된다. 솔직히 아빠도 흔들렸다.
BB-8(비비에잇)이라는 전투지원 컴퓨터 로봇이다. 알투티투외 씨쓰리피오가 잠잠한 사이에 주인공 레이를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팬들에게 있어서 최고의 종합선물셋트와 같은 스타워즈7 깨어난포스. 포스 오리지널시리즈를 다 못본 어린 학생들이라도 이 작품만은 꼭 보라고 추천 해주고싶다
영화를 보는 내내 옆좌석에 손주들을 데리고 보러오신 할아버지 내외가 참 보기 좋았다.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었다. 세월이 흐를수록 예전 것에 대한 향수가 커지게 마련이다. 다시 우리 곁에 온 것만으로도 스타워즈의 개봉은 반갑고 기쁜 일이다. 지금이야말로 세대를 초월해서 할아버지와 아빠가, 아빠와 아들이 스타워즈의 축제에 빠질 좋은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