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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T Jun 23. 2022

싱가포르 취업 문화에 대해 알아보기

공채와 상시 채용의 차이는 뭘까?

싱가포르에서 3년 간 일을 하면서, 한 번의 취업 및 한 번의 이직을 앞두고 있다. 또한, 많은 구독자 분들께서 싱가포르 취업에 대한 궁금증과 걱정이 많은 것 같아, 조금이라도 정보를 드리고자 한다.


필자는 한국에서 대학교를 나와 취직 과정을 겪었으며, 그 과정에서 다른 이들과 동일하게 한국의 대기업 시스템인 서류-> 인적성-> 인터뷰 및 프레젠테이션 등을 거쳐 잡 오퍼들을 받았고, 그중 외국계 회사에서 처음으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싱가포르에 건너와 미국 MNC에 아웃소싱을 통한 취업과 이직을 통해, 싱가포르 인터뷰 및 구직 활동도 경험하게 되어 크게 다른 두 나라의 시스템 및 또 어떻게 보면 매우 비슷한 점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한국과 싱가포르에 가장 큰 차이점은, 공채상시 채용의 차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신입 공채를 통해 큰 포지션에 지원을 하면, 그 안에서 인터뷰 및 온보딩 과정을 통해 세부적인 포지션 및 팀 부서에 배치받게 된다. 하지만, 싱가포르에서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미국 및 유럽의 아시아 본사로 들어와 있기에 미국의 채용방식을 따르는 경우가 많다. 새로 만들어지는 팀의 경우 대규모로 채용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필요한 포지션에 TO가 나게 되면, 잡 공고를 올리게 되고, 이를 확인하여 지원하면 된다. 그렇기에 내가 가고자 하는 직무가 TO가 나지 않으면, 마냥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이 있을 수 있지만, 원하는 포지션에 배정받지 못하여 퇴사를 하거나 회사 생활에 불만족을 겪는 한국 채용방식에 비해 나름 합리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렇기에 한국에서 채용과정을 통해 느낀 점은, 그들은 그 사람의 능력보다는 포텐셜을 많이 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론 전공에 대한 지식이 훌륭하고, 인턴십 과정을 통해 직무에 대한 이해가 높다면 플러스지만, 다시 한번, 내가 원하는 특정 포지션에 들어가는 것은 나의 의지가 아닐 수 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앞으로 얼마나 회사에 동화되어 오랫동안 주어진 일을 할 수 있는 인물인지 보는 것 같았다. (물론 이는 신입 공채에 대한 얘기니 경력직은 다를 수 있다)

반면에, 싱가포르는 구체적인 직무에 사람을 찾기 때문에, 그와 관련된 지식, 경험,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으면 우선적으로 고려대상이 된다. 물론 인터뷰 과정에서 그 사람의 성격 및 성향 등을 고려해, 최대 오랫동안 만족하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뽑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럼에도 현재의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원하는 포지션으로 전환을 하거나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하고 싶다면 그에 관련한 지식, 경험, 기술 등을 개발해 어필하면 전공과 살짝 무관할지라도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구직 과정을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자세히 알아보자


첫 번째, 서류전형

아마 한국과 싱가포르에 가장 큰 다른 점은 바로 이것이다. 한국은 각 회사마다 공고가 나와 회사에서 원하는 양식의 이력서를 제출하고, 주어진 질문에 짧은 에세이를 써서 나를 어필해야 한다. 그렇기에 회사 하나하나 지원하는데 굉장히 많은 시간이 걸리고, 서류 전형에서 탈락하게 되면 아쉬움이 굉장히 남게 된다.


싱가포르는 매우 다르다. 내가 잘 준비한 영문이력서 1장이면 된다. 너무 길고 복잡하게 설명할 것 없이, 모든 것이 압축된 1장의 영문이력서만 준비되었다면 일단 어느 회사든지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단 기간 내에 수 십 개의 회사부터 수 백개의 회사까지 지원할 수 있다. 물론 여기에 본인의 포트폴리오가 있다면 지원 시에 첨부하면 매우 긍정적인 답변을 받을 수 있다. 또한, 경력직이라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은 아니지만, 사회 초년생이라면 커버레터를 써서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짧은 편지를 쓰면 굉장히 좋다.


두 번째, 리쿠르터 연락

한국에는 대부분 없는 과정인데, 싱가포르는 해당 직무를 뽑는 HR 리쿠르터부터 전화가 오는 경우가 많다. 주로 해당 직무와 내 경험이 일치하는지, 이 직무에 대한 이해를 잘하고 있는지 확인하여 다음 프로세스까지 갔을 때 적합한 인물이 아닐 경우의 시간 낭비를 막는 목적이 있고자 함이고, 특히 이 부분에서 원하는 연봉을 묻게 되어 회사에서 가진 예산에 이 지원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그렇기에 너무 열심히 준비할 필요는 없지만, 본인이 원하는 직무에 지원했다면 어느 정도의 답변을 생각해보고, 연봉에 관한 부분도 여러 글들을 통해 어떻게 대답할지 준비해보길 바란다.


세 번째, 인적성

한국 대기업에서는 학교 또는 공공시설을 빌려 대규모의 인적성을 진행하는  보편적이다. 주로 수학, 언어, 한국사 그리고 회사에 대한 태도  성격 등을 검사해본다. 싱가포르도 이러한 형식의 인적성을 진행하는 회사들도 더러 있다. 주로 온라인에서 이뤄지기에 원하는 시간에 테스트를 진행하면 되고 30~1시간 정도 안에 끝이 난다. 모든 회사들이 준비하는 것이 아니기에, 한국처럼 인적성에 대한   강의 등은 없고 정말 평소에 실력대로 본다고 생각하면 된다. 물론 내가 봤던 이러한 싱가포르 회사들 인적성은 한국 인적성에 비하면 난이도가 매우 낮고 그냥 재미로 여유 있을  해볼 만했다.


네 번째, 케이스 스터디

특히 코딩적 지식을 요구하는 회사들, 즉 데이터 엔지니어나 개발자 포지션일 경우 대부분 케이스 스터디가 주어졌다. 주로 이틀에서 일주일 정도 기간 내에 케이스 스터디를 제출하면, 이를 고려하여 다음 인터뷰를 진행하여 발표를 하거나 아니면 탈락하는 식이다. 이 외에도, 엑셀 및 소프트웨어 툴들에 관한 케이스 스터디를 진행하는 회사도 있고, 수학에 대한 기본적인 분석력을 요구하는 케이스 스터디도 있었다. 난이도는 너무 어렵지 않으며, 한국 대기업에 많은 준비를 했던 지원자라면, 주니어 레벨급의 케이스 스터디는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섯 번째, 면접

나는 한국에서 면접을 봤을 때, 신입이기도 했고, 너무 절실한 경쟁자들과 함께 절실한 마음으로 준비했기에 무조건 나를 낮추고 회사면 간이고 쓸개고 다 내빼 준다는 마음으로 면접장에 들어갔던 기억이 있다. 물론 나를 비굴하게 보인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나는 학교에서 면접 스터디 및 컨설팅도 받으며 면접을 준비했기에, 취업 전문가에게 많은 조언을 들을 수 있었는데, 그중 가장 동감하는 한 마디는 취업은 연애와도 같다는 것이다. 내가 너무 비굴하고 못나게 보이면, 상대방은 나에 대한 매력을 느낄 수 없기에 조금은 더 당당하고 자신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렇기에 나의 마음 가짐은 항상 이랬다.

"너에게 나의 모든 것을 줄 수 있고, 네가 줄 시련 및 고난을 다 맞서 나갈 준비가 되어있다. 그렇기에 나에게 기회를 달라"

이러한 전략이 맞았던 건지, 운이 좋았던 건지, 한국에서 보았던 모든 면접에서 통과할 수 있었다.


싱가포르는 살짝 다를 수 있다. 물론 신입으로 면접을 본다면 위와 같은 마음 가짐으로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워낙 이직이 잦고, 구직에 대한 기회가 많은 만큼, 인터뷰에서 일방적으로 어필하는 게 아니라, 나도 살짝 그 회사를 평가해보고, 알아보는 과정을 겪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인터뷰에서 인터뷰어와 지원자의 분위기도 매우 다르다.


한국에서는 압박 인터뷰를 많이 진행했던 적이 있다.

여기서 압박 인터뷰에 대한 정의를 살짝 내려봐야 하는데, 나는 인터뷰어가 지원자들에게 그들에 대한 경험을 깊게 파고들며 꼬치꼬치 물어보거나, 내가 한 생각들에 대해 다른 방식으로 물어보는 것은 압박 인터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가진 생각들에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고, 논리적이고 또한 짧은 시간 내에 잘 정리해서 대답할 수 있는지 물어보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경험했던 압박 인터뷰들은 자기소개를 하고 있는 와중에 말을 끊고 다른 지원자들도 이 부분에 대해 강점이라고 말하던데, 다른 자기소개는 없어요?라고 물어본 경험이라든지, 가족은 나에게 어떤 의미냐는 질문에 나의 가치관에 대해 말을 해줬더니, 아니 그러니깐 가족이 어떤 의미냐고요?라는 질문을 반복해, 좀 더 추가적인 설명을 덧붙이니 갑자기 아 됐어요 하고 대답을 끊는 행위들이 한국에서 말하는 소위 압박 인터뷰들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인터뷰들은 매우 무례하고 직장 내뿐만 아니라, 사회에서도 반드시 지양해야 하는 면접 문화라고 생각한다. 나의 경험상 이러한 인터뷰를 진행하는 회사들은 대부분 실제 조직 생활 내에 의사 결정이 그러한 식으로 진행되거나, 회사 분위기 자체가 그러한 경우가 많았기에, 인터뷰에서 이러한 조짐이 보인다면 대략적인 회사에 분위기를 알 수 있다.

추가적으로 결과적으로 긍정적인 결과를 얻어낸 인터뷰들이니 이러한 압박 인터뷰에 대한 팁은 본인이 한 대답에 곱씹지 말고 그냥 다음 질문으로 지나치되, 기죽지 말고 웃음을 유지한 채로 또렷한 목소리로 네 알겠습니다. 또는 다음에는 다른 방식으로 생각해 보겠습니다 등등이 이러한 면접관들이 원하는 대답이 아닐까 싶다.


싱가포르에서는 압박 면접을 전혀 해본 적이 없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내가 가진 생각이나 능력을 다 보여줄 수 있게 만들어준다. 그렇기에 아이스브레이킹은 필수로 진행되고, 인터뷰 과정에서 조언 및 팁 등을 들을 수 있다. 또한, 많이 하면 할수록 인터뷰만 진행해도 회사에 대한 분위기나 상사의 성격 등을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참고로 싱가포르는 회사마다 다르지만, 여러 번의 면접을 진행하기도 한다. 미국의 큰 MNC들은 높은 포지션일 경우 5번에서 7번 이상의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구직을 하고 싶은 지원자들에 피를 말리기도 한다.


여섯 번째, 연봉 협상

모든 과정이 끝났으면, 드디어 연봉 협상이 남았다. 한국에서는 시작할 때 주어지는 연봉 테이블이 있고, 매년 인사고과에 따라 오르는 퍼센트가 다르다면, 싱가포르는 같은 날에 같은 포지션으로 입사하더라도, 내가 어떻게 연봉 협상했는가에 따라 다른 연봉을 받게 된다. 물론, 이러한 연봉협상은 내가 가진 경력, 그리고 전 직장의 연봉, 내가 현재 받은 오퍼수, 회사가 얼마나 간절한지에 따라 매우 다르니, 어떻게 해야 된다라고 딱 말하기가 힘들다. 한 가지 팁이 있다면, 싱가포르는 로컬 채용을 우선으로 하기 위하여, 외국인을 고용하기 위해서 싱가포르 정부 사이트에 공고를 28일 올려놔야 한다. 사이트는 Mycareerfuture라는 곳인데, 구글에 mycareerfuture operator google 등을 쳐보면, 현재 구글이 올려놓은 오퍼레이터 잡 공고에 대한 예산을 대략적으로 적어놨다.

싱가포르에 올라온 대부분의 잡공고는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mycareersfuture.gov.sg/

물론 적은 예산이 전부 다도 아니고, 무조건 맥시멈까지 받을 수 있다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 하지만 지원하기 전에 한 번씩 확인을 해봐서 그들에 예산이 나의 기대치에 충족하는지 확인하고 리쿠르터에게 연락이 왔다면 반드시 원하는 금액을 말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모든 인터뷰 과정이 끝난다면, 언제든지 협상을 통해 기대치를 더 올릴 수 있다.

하지만, 너무 과한 요구를 많이 할 경우, 리쿠르터 심기를 건드리게 되어, 다른 지원자와 계약을 진행하게 될 수 있으므로, 나의 기대치와 그들의 요구치에 적절한 타협을 이뤄 협상을 해내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 같다.


여기까지 싱가포르에서 벌어졌던 취업 및 이직에 대한 내용을 한국에서 경험했던 것과 비교해서 적어보았다. 회사마다 그리고 포지션마다 벌어지는 과정은 매우 다르기 때문에, 한 번쯤은 모두 읽어보고 다음에 벌어지는 어떠한 단계든지 준비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또한 나도 오랫동안 이직을 준비하여 최근에 마침내 마무리가 됐는데, 오랫동안 이직을 성공시키지 못한 이유는 바로 절실함에 대한 부족이었던 것 같다. 내가 처음 한국에서 구직을 할 때처럼, 절실한 마음으로 두근거리는 심장으로 며칠 밤을 못 자고 준비하자 비로소 싱가포르 내에서 구직이 이뤄졌다.

너무 오랫동안 절실한 마음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며 구직 활동하라는 소리를 절대 아니다. 여러분들도 다 아시다시피 취업은 장기전이고 소모전이다. 내가 에너지를 쏟으면 쏟을수록 다음에 쏟을 에너지가 부족해지기에, 내가 가진 에너지를 잘 비축하며 취미 생활도 즐기면서 긍정적인 마음을 유지하다가, 기회가 오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 이번 이직에 대한 성공이었던 것 같다.


비록 긴 커리어 생활에 초반 단계를 막 지나고 있는 내가, 모두에게 귀감이 되는 조언을 주기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이 글을 통해 많은 분들이 자신감을 얻고 도움을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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