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좋은 May 18. 2020

슬기로운 휴학 생활 5화

슬기로운 집 생활 1 : 홈트레이닝



성인이 되면서 술을 마시다 보니 살도 함께 붙었다.

고등학생 때까지만 해도 날씬한 편에 속했는데, 대학생이 되면서 통통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통통해도 생활하는 데는 불편함이 없었기에 굳이 살을 빼야겠다는 생각은 없었지만, 예쁜 옷을 입고 내가 보기에 예쁜 몸매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나는

나를 위해 운동을 하기로 결심했다


고등학생 때에는 배드민턴 치는걸 워낙 좋아해 틈만 나면 배드민턴을 쳤다. 식욕도 왕성했던 시기라 밥도 먹고 간식도 빠짐없이 먹었었는데, 먹고 나면 항상 배드민턴을 쳐서 마른 체중을 유지했었다. 내가 살이 찔 거라곤 생각도 못했었다.


대학생이 되면서 술자리가 잦았고, 배드민턴을 칠 시간에 술을 마셨으니 당연히 살이 찔 수밖에 없었다. 운동이라곤 아침에 통학버스를 타기 위해 뛰고, 걷는 거와 통학버스를 타기 전 시간이 남으면 운동장을 몇 바퀴 도는 것뿐이었다. 대학생이 되면 살이 빠진다는 말은 다 거짓말다.


핑계겠지만 하는 일도 많고 집에 오면 한두 시간 휴대폰을 하고 잠에 드느라 운동할 시간이 없었다. 그렇다고 헬스장을 등록하기엔 운동을 해야겠다는 간절함이 없었기에 그 비용이 아까웠다. 그 순간에도 내 살은 찌고 있었다.


먹는 것을 좋아해 맛있는 반찬이 있으면 항상 밥도 두 그릇씩, 삼각김밥도 항상 두 개씩. 게다가 주말에는 빵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으니 가게에서 남은 빵까지 가져와 먹을 수 있었다. 한마디로 탄수화물 중독자였다.


몸무게를 재보아야겠다는 생각도 없었다가 어느 날 우연히 몸무게를 재고 깜짝 놀랐다. 내가 벌써 이렇게 살이 쪘다고? 계속해서 먹었다간 바지 사이즈도 늘어나겠다는 생각에 살을 빼야겠다고 생각할 즈음 코로나로 칩거생활 시작되면서 운동할 시간이 생겼다.


유튜브 시대가 오면서 우리는 집에서도 트레이닝을 할 수 있게 됐다. 그리하여 '홈트레이닝'이라는 말도 생겼다.

나 때는 말이야, 중학교 때 학교 끝나고 오면 usb에 담아뒀던 운동 영상들을 TV로 연결해서 따라 했는데 말이야.. 손가락 까딱이면 집에서도 바로 운동 영상들을 볼 수 있다니 참 편한 세상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홈트레이닝 영상은 '땅끄 부부 (지금은 Thankyou BUBU)'다. 특유의 밝은 에너지와 층간소음 없이 운동할 수 있는 영상들까지 접근성이 쉬워 그들의 영상에 손이 많이 갔다. 그중 쿼트 30일 챌린지라고 10가지의 스쿼트 동작을 10번씩 총 100번 하는 챌린지를 시작했다. 그냥 스쿼트 100번이라고 하면 도저히 못할 거 같지만 10개를 10번씩 하는 것은 하다 보면 100개를 금방 할 수 있었다. 다만 이것을 꾸준히 하느냐가 문제였다.


그동안 저 챌린지를 도전해왔었지만 일주일도 못 가고 그만뒀었다. 그러나 이제 여가 시간이 많아졌으니 챌린지에 도전장을 내밀고 다시 시작했다. 스쿼트와 더불어 허리 살도 빼고 싶어서 허리운동도 병행했다. 나에게는 두 운동이 세트나 마찬가지였는데, 그 한 세트를 끝내고 나면 다이어리 캘랜더에 '참 잘했어요' 스티커를 붙였고, 스티커가 하나 둘 늘어날 때마다 기분이 좋았다.

오늘 하루도 잘 끝냈구나라는 만족감.


솔직하게 말하면 30일 동안 한건 아니고 1월 말부터 시작해서 3월 중순까지 띄엄띄엄 30번을 채웠다.

운동의 효과도 있었지만, 어떠한 사건을 겪고 난 후 1일 1식을 하게 됐는데 그 상처가 점점 아물어도 그게 습관이 되다 보니 어쩌다 1일 1식을 했다. 그렇다고 매일 1일 1식을 한다는 건 아니고 가끔가다 1일 1식한게 평소보다 많아졌을 뿐이다.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으니 이 방법은 추천하지 않는다.


운동 + 1일 1식 후 몸무게는 대략 5~6 kg을 감량했다.

다시 옛 몸무게로 돌아와서 기분도 좋고, 전 보다 먹는 양도 줄어들었다. 지인들에게 살 빠졌다는 얘기도 많이 들을 정도로 눈바디에서도 차이가 났다.


날씬한 게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고, 통통하다해서 살 빼야 한다는 의무감도 가져야 하는 것도 아니지만 내 생각은 내가 보기에 만족감 가지고 싶었다. 그 누구의 강요도, 눈치도 아닌 내 스스로 만족스러운 몸매를 위해 운동을 했다.


좋은 결과를 가져왔으니 홈트레이닝 성공 비법을 알려주자면

30일 챌린지 같은 챌린지를 한다.

하루하루 달성할 때마다 그 경과를 표시해둔다.

먹는 양을 줄인다. 1일 1식을 하라는 말이 아니고, 평소 먹는 양을 줄이기만 해도 위 크기가 줄어든다.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하다 보면 익숙해진다.

몸무게를 수시로 재본다. 변화를 통해 동기를 얻을 수 있다.

제일 중요한 건 술을 마시지 않는다. 가끔 한잔씩은 괜찮으나 과음은 살을 불러온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저 기간 동안 술은 한 번 마셨다.

홈트레이닝이 힘들다면 아이돌 댄스 추기를 추천한다. 나도 홈트레이닝이 질리면서 한 아이돌 댄스를 유튜브에서 배워 폭식한 날에 그 춤을 10번씩 춘다. 즐겁고 재밌게 운동할 수 있고 이것으로 체중 유지를 한다.


코로나로 인한 칩거생활로 인해 집에만 있다 보니 살이 확 쪘다는 유머로 '확찐자'라는 말이 있다. 나는 그와 반대로 그 기간을 활용하여 살을 뺀 케이스인데, 운동이 됐건 무엇이 됐건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의지다!


이제는 체중 유지를 위해 노력해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슬기로운 휴학 생활 4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