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얼마나 벌까?
1년에 5권쯤 쓰면 전업 작가도 가능하지 않을까?
책을 좋아하고, 글을 쓰는 걸 업으로 삼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품어봤을 질문입니다.
그 질문에, 저 역시 매년 도전하고 있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올해 저는 총 6권의 책을 계약했고, 작년에 계약한 1권도 올해 출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중 일부는 집필 중, 일부는 원고를 모두 써서 출판사에 보내 퇴고중인 상태입니다.
오늘은 과연 제가 원래 하던 일인 초등교사를 그만 두고 ‘전업 작가’로 살 수 있는지 생각해보려 합니다.
제가 7권의 책의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면 다들 물어봅니다.
그 정도면 전업 가능하신 거 아니에요?
정말 그럴까요?
먼저, 제가 계약한 책에 대해 소개해볼게요.
아직 준비중인 책이라 자세히 소개할 수는 없지만, 간단하게 이야기해볼게요.
몇 개 계약서를 첨부해봅니다.
문해력에 관한 책 1권, 어휘에 관한 책 2권,
고전에 관한 책 1권, 공부에 관한 책 2권, 인물에 관한 책 1권으로 모두 7권이에요.
모두 어린이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책이고요.
아직 책이 출간되지 않았으니 계약금으로 조금 받고, 이제 출간되면 계약한 인세에 따라 금액을 받게됩니다. 인세는 책이 팔린 만큼 일정 비율만큼 받는 방식이에요.
책이 잘 팔린다면 수익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2권은 내년 출간 예정이니, 올해 출간될 5권의 인세만 대략 계산해보면,
1권의 금액을 대략 15000원, 1쇄 2000부를 소진한다고 예상했을경우,,,,
놀라지 마세요!
인세는... 겨우 몇 백만원 남짓이 될 예정이에요.
거기에 이미 받은 계약금을 제외하면
출간 후 추가로 받는 금액은 5권 모두 합쳐도 교사 한달 월급도 되지 않을 금액이에요ㅠ
다른 선생님들과 함께 책을 쓰는 공저가 3권 포함되어 있어 인세가 그렇게 높지 않기도 하지만,
원래 책을 써서 버는 돈은 그렇게 많지 않거든요.
하지만 책을 쓰기 위해 드는 노력은 쉽지가 않아요.
이 사진은 제 스케쥴표 입니다. 지금이 7월이라 7월 중순까지 색칠이 되어있네요.
연말이 되면 얼마나 알록달록해질지 기대되네요~
저는 여러권의 책을 동시에 집필하다보니 스케쥴을 짜서 마감일 안에 책이 마무리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요.
대략 하루 2-3시간 이상씩 집필에 전념한 날은 각 원고마다 색을 정해 칸을 색칠해두고 있습니다.
올해 3월부터 시작된 원고 집필은 지금까지 대부분의 저녁 시간을 투자해 글을 쓰고 있어요.
오전에는 학교에 출근해 아이들과 수업을 하고 업무를 하고 일을 한 뒤,
퇴근 후 집에 돌아와 아이들 육아와 집안일을 조금 하고 저녁을 먹은 뒤 ,
그 이후에서야 본격적으로 컴퓨터 앞에 앉아 글을 씁니다.
주말엔 오전부터 저녁까지 하루종일 쓰기도 하고요.
이쯤되니 전업작가는 꿈도 못 꾸겠다 싶네요. 끊임없이 다음 밥값을 고민해야 하니까요.
책을 계약하고 쓰고 낸다고 해서, 수입이 곧바로 생기진 않습니다.
출간은 최고 몇개월에서 1년이 넘게 걸리기도 하고, 마감과 수정은 여러번 따라붙습니다.
무엇보다 한 달에 고정으로 들어오는 돈이 없습니다.
다음 책이 계약되기 전까지, 늘 공백이 생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글을 쓰냐고요? 왜 책을 쓰냐고요?
-내가 쓴 책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었다는 말
-독자가 내 글을 읽고 감상을 전해준 순간
-도서관에서 내가 쓴 책이 꽂혀 있는 모습을 본 날
이런 일들이 모이면, 그 감동은 월급과 다르게 다가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입은 작고 불안정하지만, 글은 인생을 다르게 만드는 힘이 있다는 믿음은 점점 커져만 갑니다.
책을 다섯 권 계약했다고, 삶이 넉넉해지진 않습니다. 오히려 더 바빠지고, 더 조심스러워 집니다.
작가의 삶은 생각보다 훨씬 '체력 싸움'이고 ‘혼자서 하는 장기 프로젝트’의 연속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꾸준히 계약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버틸 수 있습니다.
혹시 여러분도, 책을 쓰고 싶은 꿈이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묻고 싶습니다.
돈보다 나의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