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 없던 한 달
바빴던 것 같기도 하고 무료했던 것 같기도 하고. 무료하진 않았는데 좀 게을렀던 것 같기도. 비록 생산적인 일을 하지는 않았지만 막상 게으르다고 하자니 좀 억울하다. 하루 12시간 잠을 잔 것도 아니고, 아침 일찍 일어나 운동하고 밥 세끼 챙겨 먹는 규칙적인 생활을 어김없이 했으니 말이다. 아무튼 별일 없는 하루하루라 돈을 많이 쓰지 않았다. 생활비는 39만 2천901원. 역시나 대부분은 먹는데 쓴 비용이다.
지난달 교통카드 사용액이 6천 원 밖에 안 나와서 나도 좀 놀랐다. 덥다고 정말 꼼작을 안 했구나. 운동하느라 왔다 갔다 한 거 빼면 거의 집 근처만 맴돌며 살았다. 무더위에 집에 틀어박혀 읽은 건 공교롭게도 기후위기 관련 책이었으니. 섬찟함에 에어컨 온도를 올렸다가, 끄고 창문을 열었다가, 못 견디고 다시 에어컨을 키는 반복이었다.
아이폰용 HDMI 케이블(전자기기 5,000원)을 당근에서 구매했다. 핸드폰 카메라로 자세를 분석해 주는 피트니스 앱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큰 모니터에 연결해서 보니 매우 좋다. 화면이 큰 것도 큰 것이거니와 카메라 위치와 모니터 위치를 90도가 되게 놓으니 옆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어서 좋다. 웹소설도 보고 사진도 보고, 두루두루 사용하고 있다.
이번 달은 확실히 일정이 느슨했지만, 그래도 사람을 두 번 만났고, 전시회를 세 번 찾아갔고, 문화 프로그램에 두 번 참석했다. 도보거리 한정으로 동네에 새로운 가게가 열면 맛보러 다니기도 했다. 이제 더위가 한풀 꺾였으니 좀 부지런히 돌아다녀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