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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확위 Oct 31. 2024

마늘 김치의 마늘향에 압도되는 칼국수

최근 주말에 봉사활동을 가곤 했다. 노숙자와 소외계층을 위해 식사를 준비하여 제공하는 곳이다. 요리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최고인 봉사였다. 대부분 나는 서빙을 담당했고, 어는 날은 주방에서 400인분의 요리를 함께 돕기도 했으며, 어떤 날은 배식을 맡기도 했다.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수 있고, 무엇보다 체계적으로 운영되는 그곳이 좋았다. 봉사가 끝나면 (아마도) 봉사자들에게도 식사가 제공되는 듯했지만, 주중에 식이조절을 하고 있는 날은 주말 한 끼를 허투루 먹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봉사를 위해 외출을 했으니 외식을 하자고 맘을 먹고는 근처 식당들을 찾아다녔다.


근처에서 무얼 먹을까 고민하다가, 이 근처에서 가장 유명한 칼국수집으로 갔다. 나는 내가 당연히 그곳을 가본 줄 알았다. 하지만 돌이켜보니, 가본 기억이 없었다. 이 칼국수집은 고기국물의 칼국수로 마늘김치가 유명했다. 비슷한 칼국수는 먹어봤지만, 대체 왜 그렇게 마늘김치라 부르는 걸까 하는 생각에 궁금해졌다.


보통은 웨이팅이 엄청나지만, 어쩐 일인지 내가 찾아간 날은 웨이팅이 한 팀뿐이었기에 나는 바로 자리로 안내받을 수 있었다. 가게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나는 마늘냄새에 나는 살짝 질겁했다. 생마늘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고, 생마늘 특유의 그 알싸한 냄새가 가득하니 썩 유쾌하진 않았다. 1인석에 앉아서 고민을 했다. 만두를 먹는 사람을 보니, 만두도 맛을 보고 싶었지만 다 못 먹고 남길 것이 뻔했기에 결국 칼국수만 시키기로 한다. 그리 긴 시간이 지나지 않고 금방 칼국수와 그 유명한 마늘김치가 나왔다. 먼저 마늘김치를 맛보았다. '아... 이래서 마늘김치구나'라고 바로 느낄 수 있었다. 정말이지 다진 마늘을 통으로 부어버린 듯한 마늘 가득한 맛이었다. 마늘 맛이 너무 강했다. 그래서 '혹시 칼국수와 함께하면 괜찮을까?'하고 칼국수 국물을 맛보았다. 기름기가 제법 많은 고깃 국물을 맛보니 어쩌면 조금 너무 진한 고기육수에 질릴 수 있어서 생마늘의 알싸함으로 느끼함을 잡아주는 건가 싶었다.

워낙 인기가 많은 곳이고, 사람들이 좋아한다니 당연히 나도 좋아할 줄 알았다. 하지만, 마늘김치의 마늘향은 너무 강했고, 고기육수의 칼국수는 맛이 내게는 조금 강하게 느껴져서 쉽게 질려버렸다. 결국 나는 반도 채 먹지 못한 채 가게를 나섰다. 그런 후, 다른 식당을 찾아가서 배불리 먹지 못한 것을 한탄하듯 배를 채웠다.


종종 후기들을 보고 식당을 찾아가서는 실망하는 경우가 제법 있다. 입맛이란 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이기 때문에, 다른 이들이 아무리 좋다한들 내가 좋아하는 게 아니면 만족할 수가 없다. 마늘향이 가득한 마늘김치라고 했을 때부터 내가 좋아하지 않을 것은 사실 예견된 일이라 할 수 있다. (나는 마늘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으니까) 그러니 식당은 잘못된 것이 없다. 그들은 그들만의 메뉴를 만들어 팔며 많은 사람들을 만족시키고 있었고, 그들의 메뉴가 취향이 아닌데도 찾아가서 불만족한 내가 잘못된 곳을 간 것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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