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세빈 Jan 11. 2021

로켓걸의 탄생

그렇게 우리는 만나



흔히 둘째는 첫째보다 빨리 나온다고 했다.


알싸한 진통이 시작되자 나는 급히 가방을 챙겼다. 시계를 보니 11시였다. 우리는 아침도 먹지 못한 채 남편은 배고픔으로 배를 부여잡고, 나는 진통으로 배를 부여잡으며 병원으로 향했다.




“아직 3cm 밖에 안 열렸어요. 빨리 오셨네요.”
“아, 네. 둘째는 더 빨리 나온다고 해서요.”



간호사가 나가고 나는 남편에게 점심을 먹고 오라고 했다.


남편은 혼자 괜찮겠냐며 마치 이 자리를 뜨면 평생 원망을 들을 것 같은지 어쩔 줄 몰라했다. 그 사이 엄마가 도착했다. 남편은 그제야 밥을 먹으러 갔다.



두 번째 내진을 위해 간호사가 들어왔다.
“산모님 괜찮으세요? 지금 자궁문 다 열렸어요!”




엄마는 급히 남편에게 전화를 했다.
남편은 바로 병원으로 복귀했고, 무통주사를 맞아 힘을 못쓰는 나를 보자 머리를 번쩍 들어주었다.



그 순간 둘째가 발사되듯 태어났다. 아, 로켓 같은 그녀.


여전히 잊지 못할 보랏빛의 소중한 내 딸을 마주한 순간이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