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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와 태양

인공지능 장난감

by 박은실

‘클라라’는 인간 아이들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인공 친구(Artificial Friend)’입니다. 클라라는 창밖을 바라보며 사람들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태양이 생명을 주는 존재라 믿으며 ‘치유의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날 병약한 소녀 ‘조시’가 클라라를 선택해 데려갑니다. 클라라는 건강이 좋지 않은 조시를 헌신적으로 보살핍니다.조시의 어머니는 딸이 죽을 경우를 대비해 클라라에게 조시를 "대체할" 수 있는지 실험처럼 탐색합니다.


클라라는 조시를 구하기 위해 태양에게 간절히 기도하고, 스스로 희생하며 조시의 치유를 빕니다. 결국 조시는 회복하지만, 클라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더 이상 필요 없는 존재가 되어버리고, 외딴 창고에 남겨진 채 조용히 삶을 마무리합니다.


이 소설은 인간과 인공지능의 관계, 조건 없는 사랑, 그리고 존재의 가치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언젠가 남편과 동네 호프집을 갔던 적이 있었습니다. 우리 옆 테이블에 젊은 부부 두 쌍이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치킨과 맥주를 주문했어요. 아이들은 모두 세 명이었는데 셋다 여자아이들이었는데, 셋 다 한 집 아이는 아녔던 것 같고요. 제일 작은 아이가 한 세 살 정도로 보였고 바비 인형을 들고 있었습니다. 다른 아이들도 각자의 인형을 들고 있었지요. 왜 아이들은 인형을 거꾸로 들고 다니기도 하잖아요? 아이가 인형의 다리를 잡고 흔드니 인형의 금빛머리카락이 거꾸로 쏟아져 내렸습니다.

아이의 모습이 하도 귀여워 남편과 제가 웃으며 바라보니까 아이는 조금 부끄러웠던지 제 엄마 품으로 가 안겼어요.

《클라라와 태양》을 읽는데 그날이 떠올랐습니다.

몇 십 년 후 아니 어쩌면 몇 년 후에 우리 주변의 아이들은 저마다 바비 인형 대신 AF 하나씩을 데리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일 친한 친구가 되어 정서적 교류를 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AF는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가 될 것 같아 걱정이 되었습니다. 과연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어떤 곳이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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