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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밭에서

사람이 꽃이다

by 박은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노래한 가수가 있었다. 꽃구경을 하는 인파를 볼 때나 단풍 구경을 하는 사람들 무리를 볼 때, 그 노랫말을 실감했다.

꽃을 보면 왜 마음이 설레는가.

어쩌면 우리 모두가 꽃이여서 아닐까. 화무십일홍이라고 하던가. 인간의 삶 또한 이러하기에 한 철 환하게 피었다 사그라드는 꽃이 더욱 어여쁘게 보이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 많은 꽃 중에 양귀비를 만나고 왔다. 남양주 '물의 정원'이라는 곳이다. 작년에는 시기가 맞지않아 헛걸음을 쳤었다.

당나라 현종이 사랑했다던 여인 양귀비는 미인의 대명사다. 뽀얀 피부는 물론이고 노래와 춤 실력도 뛰어났다고 한다.

양귀비가 좋아한 과일이 석류라고 들었다. 석류같은 색으로 물의 정원이 물들었다. 초로의 여인들이 꽃 속에서 생긋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

여기저기서 웃음 꽃도 만발했다. 푸른 강물마저 꽃 향기에 물든 듯 서서히 흘렀다.


저쪽에서 여인들 웃음 소리가 들려온다.

여인들 웃음 소리가 양귀비 꽃밭에 석류쥬스처럼 흥건하다. 불어오는 바람이 붉디붉은 꽃밭을 흔든다.

분명 아름다운 계절이다. 작렬하는 태양 아래 흔들리는 양귀비 꽃 틈에 있는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해맑다. 분명 사람도 꽃이나, 꽃보다 더욱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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