딕싯카드가 알려준 내 마음
내 마음을 담은 카드
강릉으로 워케이션을 떠날 때, 나는 ‘딕싯카드’를 가지고 왔다. 딕싯카드는 <심리 보드게임, 딕싯>에 쓰이는 도구인데, 실제로 심리상담을 할 때 쓰이기도 한다. 수많은 그림카드 중에 지금 내 마음에 와닿는 그림을 고르고, 그 그림이 왜 인상 깊었는지 생각하다 보면 내 마음을 좀 더 명확하게 알아차리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 나는 강릉으로 출발하는 날, 이 두 가지 카드를 골랐다. 꼭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이 그림에서 내가 느낀 외로움과 혼란을 알 수 있을 거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날, 나는 이 세 가지 카드를 골랐다. 이 또한 꼭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내가 얼마나 희망적인 마음을 품고 돌아왔는지 알 수 있을 거다. ㅎㅎ
첫 번째, 배가 어디로 나아가든 차분하고 평온하게 바라보겠다는 마음
두 번째, 어두웠던 마음에 환한 촛불을 켜겠다는 마음
마지막, 삶이란 여행을 비눗방울을 부는 아이처럼 호기심과 설렘으로 누리겠다는 마음. 나는 워케이션으로 이 세 가지 마음을 다짐할 수 있었다.
잠시 멈춤의 버스정류장
(feat. BTS 정류장)
내가 강릉에서 깊게 마음속에 새겼던 문구가 있다. 바로 Life is to be enjoyed. (삶은 즐기라고 있는 거야!)
언젠가부터 나는 결과를 중시하는 삶을 살았던 것 같다. 함께하는 팀원에게 지금보다 더 많은 보상을 전달하고 싶다는 마음, 우리가 지치지 않기 위해서는 서둘러 성공을 증명해야 된다는 마음, 아무리 좋은 취지의 일이더라도 결과가 좋지 않으면 그건 회사가 아니라 동아리를 운영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마음. 이런 마음들은 나에게 빨리 결과물을 내놓으라고 재촉했다.
그런데 참 이상했다.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매출이나 팀원 규모가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잘하고 있는 것보다 못하고 있는 것이 더 크게 보였다. 분명 그동안의 성장은 당연한 게 아니었다. 지금의 모습이 되기까지 누구보다 일찍 출근해서, 누구보다 늦게 퇴근하며 고민하던 내가 있었고, 함께 머리를 맞대고 더 나은 마음 돌봄을 제공하기 위해 애쓰던 우리 팀원들이 있었다. 그리고 현재의 모습은 3년 전에 내가 꿈꾸던 모습과 가까웠다. 그럼에도 뭔가 마음 한구석이 텅 빈 느낌이 들었다. 그때 했던 고민이 지금은 사라졌지만, 지금은 또 지금만의 고민이 생겼기 때문일까?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성장했지만, 지금 다시 고정비가 커진 상황에서는 또다시 영업이익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기 때문일까? (둘 다 맞다..ㅋㅋ)
‘꿈을 이뤄내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지만,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잃어버려서는 안 될 것이 있고
그 꿈이 행복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가수 신해철-
강릉에 있는 동안 나는 문득 이 말을 떠올렸다. 그리고 지금 내게 필요한 건 결과가 아닌 과정을 즐기는 거란 생각이 들었다. 행복은 단순하게 (과거의 내가 원했던) 결과로부터 오는 게 아니니, 지금 내가 경험하고 있는 과정을 좀 더 즐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잠시 멈춤을 통해 알게 된 것
여행을 떠나기 전, 앞으로는 막막한 일 투성이고, 뒤로는 후회되는 일 투성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미래도 과거도 아닌 현재에서 길을 잃었다고 느꼈다.
하지만 나는 깨달았다. 지금 내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현재 여기이고, 무엇보다도 걱정하는 내일은 오지 않았다는 것을. 삶은? 즐기라고 있는 거라는 것을!ㅎㅎ (Life is to be enjoy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