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은 이중임무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가?
중앙은행은 두 가지 임무를 가지고 있다. 첫째는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이고 둘째는 고용을 최대화 하는 것이다. 그런데 한 번 생각해보자. 이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가? 없다. 거의 불가능하다. 왜 그런가?
자, 중앙은행이 만약 물가 안정을 위한 조치를 취한다고 생각해 보자. 이를 위해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높인다고 하자. 기준금리를 높이면 돈을 빌리기 어려워지고 그 결과 기업들이 새로운 사업을 하지 않게 된다. 그렇다면 고용은 어떻게 되는가? 고용은 기업이 하는 것인데 기업이 새로운 사업을 하지 않으니 당연히 고용률이 떨어질 것이다. 즉, 물가를 잡기 위한 조치는 고용의 불안정을 가져온다.
반대로 생각해 보자. 중앙은행이 고용을 최대화하기 위해 기준 금리를 낮게 책정했다고 하자. 기업들은 새로운 사업을 많이 시작하고 그 결과 노동력이 많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기업들은 고용을 많이 할 것이다. 노동력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니 임금은 어떻게 되겠는가? 당연히 임금은 상승한다. 그리고 기업은 임금 상승분을 상쇄하기 위해 상품 가격을 높게 책정할 수 있다. 또한 임금 상승으로 돈이 많아진 노동자들이 그 돈을 아파트 구매 같은 용도로 쓰기 시작하면서 아파트 가격이 상승할 수도 있다. 어떤가? 고용을 최대화하려는 조치가 물가 상승을 불러온다고 볼 수 있지 않겠는가?
위 두 가지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중앙은행이 두 가지 임무를 동시에 완벽하게 수행하는 건 엄청나게 어렵다. 그래서 중앙은행 내부에서도 물가를 잡는 걸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고 최대 고용 달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전자를 매파(hawks)라 부르고 후자를 비둘기파(doves)라고 부른다. 물론 매파와 비둘기파는 당시 경제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바뀔 수 있다. 즉, 1년 전에는 매파였던 사람이 지금은 비둘기파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제 질문에 답해보라. 매파는 기본적으로 기준 금리를 올리고 싶어 하겠는가, 내리고 싶어 하겠는가? 앞서 매파는 뭘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했는가? 그렇다. 물가안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니 매파는 당연히 기준금리를 올리고 싶어 할 것이다. 비둘기파는 어떤가? 비둘기파는 최대 고용 달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낮추고 싶어 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신문에서 자주 보는 매파와 비둘기파의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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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tudiocroissant.com/economy-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