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선지 Jul 09. 2020

외국생활 중 낭만을 기록하다

순간의 낭만을 기록하다.

순간을 놓치기 싫어서 그동안 열심히 기록해왔던 것들을 모아보았다. 모으다 보니 ‘낭만’이라는 한 단어로 공통 지을 수 있었는데 요즘 경험했던 나의 낭만을 공유하고자 한다.


1. 편의점에서 그림 그려주는 남자 (2020년 6월 17일)

여느 때와 다름없이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계산대 앞에 섰다. 편의점 계산대에는 직원 두 명이 있었는데 그중 한 직원이 내쪽을 바라보면서 웃음을 참고 있었다. 왜 나를 보고 웃는 건가 싶었는데, 내 옆에 서있는 나이 드신 한 손님이 뜬금없이 수첩에 아르바이트생의 얼굴을 그려주겠다고 나선 것이다. 한창 바쁜 시간인데도 서로 대화하며 그림을 그려주는 모습이 나를 미소 짓게 만들었다.


2. 버스킹 음악소리 (시도 때도 없는 날)

- 오랜만의 휴무날 카페에 앉아 집중하고 있는데 바로 앞에서 편안하게 들려온 기타 소리에 집중하여 더 낭만적인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건너편에서 비를 맞으며 걷는 남자가 악기를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며 걸어간다.

- 공원 앞에서 검정 그랜드 피아노를 가지고  버스킹을 하는 남자를 만났다. 멋있다.


3. 책을 읽는 아내를 옆에서 묵묵히 기다려주는 배우자 (2020년 1월 2일)

미술관 기념품 샾을 구경하다가 목격한 순간이다. 책에 깊이 빠져있는 아내를 옆에서 묵묵히 지켜봐 주는 배우자의 모습을 보고 나도 모르게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  사랑에 빠진 젊은 부부가 아닌 함께 물들어져 있는 노부부의 모습이라   기억에 남았다.


4. 가족이 다 함께 자전거 도로를 달리는 모습 (2020 4 28일)

이제 가족과 함께하는 모든 것은 낭만이라고 부르고 싶다. 향수병이 왔나 보다.

 

5. 공원에 누워 태닝 하는 사람들 (2020 6 5일)

도심 속에서 가장  공원에 갔다. 여기가 공원인지 해수욕장인지 헷갈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옷차림을 가볍게 하고 누워있다. 길을 지나가다 보니 미용실이 문 닫아 이발하지 못해 친구들끼리 모여 서로 머리를 잘라주는 무리도 보인다. 공원이 엄청 크다 보니(1시간을 걸어도 절반도 못 감) 순간을 즐기는 사람들 틈에 있는 지금이 따뜻하게 다가온다.


최근 나에게 낭만을 선물하기 위해 꽃을 샀다. 낭만은 나에게 삶을 의미 있게 돌아보게 하는 하나의 통로다. 지금도 나는 낭만을 계속 기록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달력 한 장만 넘기면 돌아갑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