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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다쟁이 제이 Jun 10. 2024

누구에게 하기 힘든 "N"의 속생각 이야기

Prologue

나는 생각이 많다.

한때는 일종의 '자의식과잉'일 수도 있단 생각에 말을 주저하기도 했지만, 3n년간 여러 사람과 마주치고 때론 부딪히며 느낀 바 문자 그대로, 그 어떠한 우열개념도 배제한 채 말하자면, 나는 생각이 많다. 끝없이 이어지는 생각들 덕분에 종종 스스로가 지칠 정도로.


이러한 생각의 홍수에서 탈피하고자 나름의 방안을 찾아낸 것이, 생각을 언어화하는 것이다. 의식의 흐름에 따라 정리되지 않은 채 남아 았던 생각의 파편들을 언어로 전환하여 내뱉으면 좀 더 또렷해지고 맥락이 잡힌다(실은 말로 내뱉기 전까진 이런 생각이 있었음을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적도 많다). 그를 바탕으로 이어지는 생각들을 하나씩 정리해 나가면, 꽤나 그럴듯한 생각의 조각(작은 파편들이 모아져서 만들어진)이 완성된다.


이렇게 완성된 생각의 조각을 타인과 공유하고 생각을 나누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 혼잣말보다는 누군가 상대가 들어주는 말이야 말로 좀 더 효력이 발휘되기도 하고, 이것이 물꼬를 터 타인으로부터 또 다른 새로운 관점과 생각을 접함으로써 내 생각을 좀 더 깊고 폭넓게 구체화해갈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다만 현대사회는 이와 성격이 너무도 다르다. 릴스, 틱톡의 시대로 대변되는 요즘의 세상서 deep 한 이야기는 그리 반겨지지 못한다('진지충'이란 요즘말이 이를 대변한다). 설사 이야기가 잘 통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더라도, 당장의 바쁘디 바쁜 현실을 살아내는 와중 서로의 생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종종 사치 혹은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리하여 내 생각의 탈출구, 일종의 생각 아카이브로서 찾은 곳이 바로 여기, 브런치이다. 여기라면 내 생각들을 부담 없이 이야기하고 뭇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지 않을까.


사실 그간 비슷한 목적 하에 다양한 플랫폼을 이용해 왔다. 고등학생 때는 네이버 블로그를 친구들과 함께 보는 공개일기 용도로 쓰는가 하면, 대학생 때는 페이스북에, 최근까지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평소의 내 생각들을 지인을 포함한 무차별대중들과 공유하기도 했다(그때의 글을 읽노라면 옛 기억이 새록새록한 한편 십여 년 전에도 비슷한 생각을 가졌었다는 사실에 새삼 반갑다). 다만 해당 플랫폼의 성격과 기록적인 측면에서 늘 아쉬움이 남곤 했다. 모두가 알다시피 인스타그램은 사진 중심의 SNS로 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이 못되니까.


앞으로는 이야기를 이곳에 남기고자 한다. 독자가 내 지인이어도, 생면부지의 모르는 사람이어도 관계없다. 그 수가 몇이든 상관없다. 누군가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고 '이 사람은 이런 생각을 갖고 있구나'라고 느껴준다면 그걸로 충분할 것 같다. 가끔씩 같이 생각하거나 혹은 무언가 더 넓은 생각의 물꼬를 터줄 수 있는 댓글을 마주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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