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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이소 Apr 06. 2021

직장인은 언제 어디로든 여행 갈수 있다.

저는 오늘도 다녀왔는걸요.



 양평으로 가자. 


 기차를 타기 전 역사 편의점에서 간식을 가득 사는 거야. 햄치즈 샌드위치와 초코몽, 그리고 한 번 손대면 동이 날 때까지 끝낼 수 없는 마이쮸 딸기맛과 입가심용 자일리톨까지. 개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감동란은 2개 사야지. 까득까득 껍질을 까내고 한 입 베어 물면 부드러운 흰자 안에 몰캉짭짤한 노른자가 입 안 가득 차오르는 즐거움이란. 


 아 맞다, 요즘 기차 안에서 취식 안 되지. 아무것도 먹지 못하는 기차 여행을 상상하니 재미가 없어져서 나 홀로 여행에 차를 끌고 가는 비낭만적인 생각을 잠시 했다. 아냐 그래도 기차를 타고 가자. 책도 읽고 졸기도 하다 보면 어느새 도착해 있을 테지. 


 낯선 장소의 쨍쨍한 햇빛이 내 카메라 필름에 잘 새겨지기를. 찰칵찰칵 찍을 때마다 필름을 감아야 하는 카메라로 모래도 풀도 나무도 오솔길도 바람도 공기도 시간도 새기다 보면 알람이 울릴 것이다. 유명한 두물머리 핫도그를 지나칠 수 없지. 다 먹고 난 후에는 풍경이 예쁜 카페에서 책을 읽는 여유를 즐길 거야. 한가로움이 가득한 짧은 여행. 역으로 돌아올 즈음이면 어느새 뉘엿뉘엿 지는 해에 아쉬움을 들려 보내자. 


 완벽한 당일치기 여행 계획이야. 이제 날짜만 잡으면 되는데, 어라, 단 이틀뿐인 주말 중 하루를 오롯이 사용해야 하는 이 계획이 들어갈 자리가 마땅찮아 보인다.


 

/오늘도 머릿속으로 여행하는 직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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