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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이소 Apr 19. 2021

평범한 직장인들의 우선순위

저만 이러는 거 아니잖아요.

 이소 씨! 


 팀장님은 왼쪽 뒤에 계셨지만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빙그르르~ 몸을 한 바퀴 돌렸다. 오늘 나는 오른쪽을 사랑했다. 아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아침에 일어남과 동시에 나의 왼쪽이 고장 난 것을 찌릿찌릿 느껴버렸기 때문이다. 


 몇 주 전부터 왼쪽 뒷목이 깨지는 것처럼 아프기를 반복하더니만 기어코 오늘 반란을 일으켰다. 그래도 아직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님에 감사하며 출근을 하고 나니, 아플 때 즉시 병원을 갈 수 없다는 사실에 금세 슬퍼졌다. 


 우리 회사는 비교적 업무 환경은 자유롭다. 다만 내 일정에 ‘출근’이란 두 글자가 떡 하고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는 그 외의 것들을 미루게 되는 것이다. 갔는데 별 거 아니면 어떡해? 아까운 연차까지 썼는데. 라며 건강에 가성비를 들이밀고 만다. 


 미루고 미루다가 큰 병이 터져버리면 어쩌려고? 그거야말로 가성비 최악의 상황 아냐? 이런 말은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잘 설득이 되지 않는다. 지금도 아픈 목을 부여잡고 살곰살곰 눌러 아픔을 진정시켜 본다. 내일은 오후에 잠깐이라도 시간을 내어 볼까. 사무실 책상 위 캘린더 속 별표 가득 쳐둔 내일의 업무 일정을 떠올리니 아무래도 의사 선생님은 다음 주에나 뵐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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