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arper Aug 07. 2021

하마터면 열심히 살뻔했다..?

나는 아직 열심히 살아본 적이 없는 걸...

휴, 하마터면 열심히 살뻔했다.


괴테가 얘기했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문득 궁금해졌다. 나는 어디로 열심히 가고 있는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뻔했다 中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말 일 것이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란 말.

내가 수많은 에세이 서적 중 이 책을 고르게 된 이유는 단순하다. 

'제목이 끌렸을 뿐인걸!'


작가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마흔이라는 불혹의 나이를 지나며

'이렇게 사는 게 맞나?', '이렇게 살아서 뭐 하나.' 하는 생각을 하곤

'내가 진정하고 싶은 일을 해야겠다!'는 마음가짐 하나 가지고 퇴사를 결정했다.

열심히 무언가를 쫓아 살아가고 또 쫓아갔는데 남은 것은 회의감이었나 보다. 



내가 욕망하며 좇은 것들은 모두 남들이 가리켰던 것이다.

남들에게 좋아 보이는 것들이었다. 그게 부끄럽다



내가 가장 와 닿았던 말이다. 우리 세대의 사람들은 타인의 시선을 많이 의식한다.

물론 나 또한.

내가 학교생활을 하면서도 많이 느낀다. 교수님께서 묻는 질문에 남들의 시선을 의식해서 대답할 수 있는 부분에도 대답을 못하는 경우도 많이 있었고, 유행하는 옷과 신발을 사며 학교에 입고 간다.

취업이라는 부분에서도 그렇다. 

연봉은 얼마를 받는지, 정장을 입고 출근하는지, 회사는 어디에 있는 곳인지.

남들보다 조금 더 우월해 보이기 위해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더라도 취업을 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작가는 얘기한다.


'나는 항상 타인의 시선이 신경 쓰였고, 그들 보기에 괜찮은 삶을 살려고 애써왔다.'


'내가 이 나이에 부끄러워해야 할 것은 내 나이에 걸맞은 것들을 소유하지 못한 게 아니라, 

나만의 가치나 방향을 가지지 못하고 살아왔다는 사실이다.'


이 대목에서 나는 '난 아직 젊으니까 기회가 있잖아!'라는 생각이었다.

작가님보다는 타인을 의식하며 살아온 시간도 짧고 타인을 의식하며 취업을 한 것도 아니다.

나만의 가치를 찾아 앞으로의 미래에 적용해가며 내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 기회가 더 빨리 찾아왔다.

이 절호의 찬스를 놓칠 순 없지!



시도해볼 권리


고등학교 1학년 때 사촌 자매 5명이서 18일간의 미국 서부 자유 여행을 갔었다.

처음 타는 비행기에 이 세상 모든 설렘을 안고 떠난 해외여행이었다. 그때 나는 느꼈었나 보다.


해외에서 오랫동안 살아보고 싶어!


단지 여행으로 떠났을 때엔 모든지 다 할 수 있었다.

부모님이 주신 경비와 준비된 숙소와 코스 완벽한 여행이었다.

여행 이후엔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어 졌다. 


'직장 생활을 하며 번 돈으로 내가 직접 집을 구해보면 어떨까?'

'여행객이 아닌 그들 일상의 일부가 되어보는 건 어떨까?

'해외에서 매일 아침 커피를 사가는 단골손님이 되어보는 건 어떨까?'

 





그래서 나는 떠날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무모한 계획을 시도하게 

될 것 같다.



'자신의 마음을 따르면 적어도 남을 

탓할 일은 없다'


성공해도 실패해도 다 내 책임이다.

내 인생이니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게 아닐까?






시도가 낳은 모든 것들은 당신을 시험한다.

당신이 그것을 얼마나 원하는지를.

거부를 당한다 해도 그 일을 할 것인가를 

_영화 <삶의 가장자리> 中



내 삶도 드라마 같으면 좋겠다.


나는 SNS를 자주 탐방한다. 특히 해외 셀럽들.


세계 최연소 억만장자 카일리 제너

세계 1위 슈퍼모델 켄달 제너

세계 팝스타 리한나


매일 같이 하는 화려한 화장과 의상, 수도 셀 수 없는 사람들과의 북적이는 파티.

SNS에서 나와 대비되는 그들의 삶을 보며 대리만족을 하는 것 같다.



매일 같은 하루를 살아가며 지루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해왔다.


'시시해 시시해,,,'


나는 산책을 좋아한다. 그냥 단지 내에 산책로를 걷고 나무를 보는 걸 좋아한다.

어느 날 산책을 하다가 갑자기 일기를 쓰게 되었다.


' 헤드셋 속으로 들어오는 귀뚜라미 울음소리,

  사람들을 피해 몰래 숨어 다니는 길고양이,

  도시적은 아파트 풍경 속에 작은 공원들,

  사랑하는 반려동물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주민,

  서로 평생 사랑하겠다고 다짐한 손을 잡고 밤 공원을 걷는 부부,

  몰래 놓인 다른 아이의 킥보드를 타고 닭꼬치를 사 먹던 나'

                                                                       - 언젠가 볼 수 없게 될 집 풍경


'언제나 날 기다리고 날 보며 뛰어와 손을 내미는 까미,

 날 좋아하고 따르지만 뽀뽀하려 하면 피해버리는 방울이,

 천방지축 언제 사고를 칠까 겁나지만 그런 행동들이 영원했으면 하는 체리,

 태어나서 처음 실제로 본 엉덩이에서 형광빛이 나오는 반딧불이'

                                                                        - 언젠가 볼 수 없게 될 포천 집 풍경



이러한 사소한 것들이 나에게는 평범한 일상 속에 가장 큰 힐링이란 걸 이 일기를 다시 되읽어 보며

나는 깨달았다.


'왜 시시하다고만 생각하죠? 당신의 하루는 이렇게 사랑스러운데'


볼거리가 많고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삶을 사는 드라마도 물론 재미있다.

하지만 내 삶과 별반 다르지 않은, 별거 아닌 이야기도 드라마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누군가에겐 이 드라마가 인생 드라마가 될 수도 있다.



기대


최근에 엄청 기대한 영화가 있었다. 'Yesterday'라는 영화로 비틀스 음악영화이다.


'이 세상에 비틀즈가 사라졌다'

라는 신박한 주제로 평소 봐왔던 음악영화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어서 인지 기대가 많이 되었다.

개봉 당일 날, 바로 영화를 보러 갔다.

영화 자체가 창조적 스토리와 음악이라는 두 가지 주제를 같이 이끌어가야 해서 그런지 조금 산만한 

느낌이 들었다.


기대 이하였다.


너무 기대하면 반드시 실망하게 되어있다. 가끔 기대 이상인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랬다.

오히려 기대감이 없이 본 영화를 매우 만족스럽게 본 적이 있다.

만약 인생도 기대 없이 살아갈 수만 있다면, 좋은 일들로 가득하지 않을까?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일이 뜻밖의 행운처럼 나에게 올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어? 의외로 괜찮네, 내 인생!'




작가는 얘기한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말에 싫은 걸 참고 해낸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고.

작가는 얘기한다 '열심히 사는 인생은 이제 끝'이라고.

작가는 얘기한다 '휴,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라고.


나는 아직 젊다. 

도전을 많이 할 수 있는 나이라고 생각이 된다.

이 책을 읽고 내 안에 가득한 무모함이 일깨워지게 되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도전해 나가는 삶을 더욱더 꿈꾸게 되었다. 


모두들 

시도하며,

나만의 드라마 같은 삶을 꿈꾸며,

내 삶에 기대감을 조금 낮춰 뜻밖의 행운을 기다리며,

나만의 개성 있는 삶을 꿈꾸어 보는 건 어떨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