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버허버 유럽여행
피렌체 두오모 바로 앞에 위치한 산 조반니 세례당은 피렌체에서 가장 오래된 종교건물로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졌다고 한다. 흰색과 녹색 띠로 이루어진 화사한 겉모습과 반대로 어둑한 내부에서는 아름다운 천장화를 만날 수 있는데 육각으로 된 천장을 통해 들어오는 한 줄기의 빛과 천장과 바닥을 이루고 있는 색의 조합이 아름다워 한참 동안 눈을 뗄 수가 없었다.
20대 초반에 이런 것들을 보고 경험했으면 좀 더 인생이 다양하고 화려한 색채로 가득 차지 않았을까, 거창하게 인생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혹은 하고자 하는 일에 다양한 색감을 부여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 장소. 아직은 젊다 이야기하지만 같이 여행을 했던 친구의 열다섯 살 딸이 부러워지는 순간이었다. 너는 앞으로 육십여 년을 충분히 여행하고 감동을 받을 수 있겠구나.
대성당 뒤편에 위치한 젤라토 가게에서 젤라토를 하나 사 들고 피렌체 거리를 휘적휘적 걸어가며 여름을 즐겼던 날. 막연히 상상했던 꽃의 도시 피렌체는 관광메카였지만 이 도시를 채우는 색채는 꽃, 그 자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