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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레이스 Nov 25. 2022

내 노래가 멜론에 나오기까지 2-1

포기하지 마!




  곡을 쓰고 노래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내 음악이 나오는 것을 꿈꾼다. 대체 어떻게 하면 내 음악이 멜론에 나올 수 있을까? 제일 처음 작업을 시작할 땐 어떻게 해야 할지 참으로 막막하다. 네이버나 구글로 검색해 보아도 어려운 말들만 하지, 제대로 구체적인 팁을 얻기가 어렵다. 그래서 그 일련의 과정들을 직접 겪어본 사람으로서 세세하게 과정을 설명하고 팁들을 쉽게 나눠볼까 한다.





  앨범을 내는 과정이 쉽지 않다는 걸 전에도 느꼈지만, 처음으로 혼자 모든 것을 해 보니 ‘정말 쉽지 않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세상에 내 음원 발표하는 것. 그게 왜 이렇게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는지. 11월 29일에 음원사이트에 발표 예정인 그레이스 개인 프로젝트 vol.1 “그렇게 살리라”의 작업기와 함께 음원 발표 과정을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2022.11.29. 발표 예정인 그레이스의 디지털 싱글 그렇게 살리라






  이미 곡은 써둔 상태였다. 그러나 이게 음원으로 나오려면 어디를 얼마나 반복하고, 전주, 간주, 후주를 어떻게 할 건지, 어디를 클라이맥스로 할 건지 등등 구체적이고 세세한 준비가 필요하다. 그래서 전체 악보를 제작했다. 반복 없이 쭉 진행되도록. 악보 상으로는 도돌이표로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지만 보컬은 그 두 번을 다르게 불러야 하고, 연주도 다르게 해야 하니까 보기 편하도록 도돌이표 없이 진행되도록 만들었다. 그러면서 부분적으로 곡을 다듬었다. 원래 제목은 ‘주님 주신 선물’이었는데, “그렇게 살리라” 로 제목을 바꾸고, 가사와 멜로디 라인도 조금씩 다듬었다. 화음도 만들었다.




남,여 파트도 나누고 화음도 넣고 중간에 전조도 했다.





  이제 편곡자에게 편곡을 맡겨야 한다. 내가 하려면야 할 수 있겠지만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하고, 작곡가가 본인의 곡을 편곡하는 것에 대해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곡도 쓰고 편곡도 하는 친구에게 편곡 의뢰를 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래퍼런스 정하기이다. 내 곡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내가 원하는 방향을 편곡자가 알려면 래퍼런스를 정확히 주어야 한다. 나는 많은 흘러간 가요를 들으면서 성시경의 “거리에서”와 규현의 “광화문에서”를 래퍼런스로 정했다. 둘 중에는 성시경의 “거리에서”와 조금 더 가까운 편. 악기 편곡, 보컬의 스타일까지도 이런 방향으로 하기를 원해서 보컬들에게도 같은 래퍼런스를 전달했다.




  그리고 약 10일 만에 편곡된 음원의 스케치를 받았다. 1절 정도의 분량이었고 이런 방향이 맞는지 확인차 편곡자에게 연락이 왔다. 나는 음원을 듣고 너무 좋았다. 딱 내가 원했던 방향과 스타일이었다. 그러나 드럼이 시작되는 위치와 치는 방식이 약간 수정되었으면 해서 원하는 스타일의 드럼 리듬을 아주 심플하게 미디로 찍어서 보내주었다. 그리고 수정과 함께 전곡 작업에 들어갔다.




https://youtu.be/nDofZkjInmA

편곡 중인 음원. "전"과 "후"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거리에서"와 어디가 비슷한지 생각하면서 들으면 더 좋다.







  그렇게 전체 곡의 음원을 받고 나서, 세세한 수정 작업을 위해 편곡자 친구의 작업실에 들렀다. 작업실은 멀었지만 이렇게까지 세세하게 보고 수정해주는 일은 잘 없다는데 이렇게 자기일 처럼 도와주는 친구가 고마웠다. 음원을 부분적으로 들어보고, 조금이라도 이상하게 들리는 부분은 악기별로 따로 들어보기도 하면서 전체를 세밀하게 수정했다. 마지막 부분 기타 라인이 원했던 방식이 아니라서 새로 녹음하기도 했다. 그렇게 약 3시간 정도의 작업시간을 거쳐 편곡이 마무리되었다.





드럼은 이렇게 바꿔주세요 / 음원에 대한 피드백 작업









다음은 보컬 녹음.





  보컬을 누구로 할까. 반주를 만드는 작업을 하면서 계속 고민했다. 누가 이 음악과 잘 어울릴까. 남, 여 두 명이 필요한데 조화롭게 잘 어울릴 수 있는 보컬이 누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함께 작업했던 뮤지컬 배우 부부를 섭외했다. 그리고 각자 집에서 악보를 봐오고, 같이 연습하는 시간을 2시간 정도 가졌다. 녹음 같은 경우에는 공연과 다르게 목소리의 세세한 부분, 발음이나 호흡, 음의 길이까지도 다 들리기 때문에 세세하게 연습을 했다. 특수한 발음이 나는 부분을 수정하기도 하고, (이번 남자 보컬은 “”이라는 발음에서 너무 정직한 발음이 들려서 그것을 고치는데 주력했다.) 너무 밝거나 어둡게 들리는 부분들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정리했다. 그리고 일주일 후 보컬 녹음!



보컬 컨택

AR(All Recorded): 보컬을 포함한 음원

MR(Music Recorded): 보컬을 뺀 악기만 들어간 음원(반주, inst)




  보컬 녹음을 하면서는 음정보다는 노래할 때의 목소리 분위기와 음의 길이, 바이브레이션 등을 주로 본다. 요새 기술이 워낙 좋아져서(?) 음정이나, 어느 정도의 보컬 수정 가능하기에 기술적으로 수정할 수 없는 부분, 예를 들면 목소리의 느낌을 중점적으로 해서 잡음이 들어가진 않는지, 목소리가 갈라지거나 발음이 이상하진 않은지 등을 좀 더 예민하게 보면서 전체 녹음을 진행한다. 나는 최대한 구체적인 디렉션을 주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내가 노래를 잘하질 못하니 한계가 있음을 느낀다. 그래도 “혀를 너무 안쪽으로 말지 마세요.” 라던가, “그 끝음은 1박자 후부터 바이브레이션을 넣고, 3박 후에 끊어주세요” 등등 최대한 원하는 방향을 구체적으로 말하려고 노력한다. 그래도 때때로 그렇게 표현이 되지 않을 땐 나도 “거기 조금만 더 벅찬 느낌으로 불러주세요” 라던가, “지금 너무 쭈그러져있어요. 조금만 더 자신 있게, 근데 발음은 너무 정확하지 않게 불러주세요.” 등등 추상적인 디렉션을 줄 수밖에 없기도 하다. 어쨌든 나의 방향을 최대한 정확하게 표현해 주는 것이 좋다. 내가 말하지 않으면 나 말곤 아무도 모른다. 내가 원하는 방향을.






가끔은 나도 말해놓고 과연 알아들을 수 있는 디렉션인가 싶다.






  보컬 녹음을 다 하고 나서 나중에 다시 수정 녹음을 하려면 녹음실 비용과 엔지니어 비용이 추가로 든다. 게다가 보컬들과도 시간을 다시 맞춰야 한다. 그래서 녹음할 때 이 부분은 수정이 가능한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일이 어려웠다. 모르겠을 땐 물어보는 게 최고. 엔지니어를 봐주는 친구에게 물어보면서 녹음을 했다. 그리고 그 엔지니어에게 보컬 튠을 맡겼다. 아무래도 옆에서 보컬들을 직접 보았고, 나의 디렉션을 보았기 때문에 곡에 대해 다른 엔지니어들보다 잘 알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 참고로 보컬 튠(음정 정리)은 반드시 해야 한다. 보컬 음정이 틀린 게 없게 들릴 지라도 막상 튠을 맡겨보면 말도 안 되는 기술의 발전과 이렇게 목소리가 깔끔히 정리될 수 있구나를 알 수 있다. 그리고 튠도 내가 원하는 부분이 추가로 있거나, 조절이 필요한 부분은 다시 엔지니어에게 말해서 수정한다.



보컬 튠 수정작업 중







  여기까지 오면 음원 발표까지 절반 정도 진행된 것이다. 이제 절반이라니. 그니까 “음원 발매” 중에서 “음원”까지 했다고 볼 수 있다. 이제 남은 일은 “발매”를 위한 일들이다. (다음 화에서 계속)



https://brunch.co.kr/@lllllidea/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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