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티셰의 행간일기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면
자신감을 상당 부분 상실하게 된다.
상대가 당신의 진짜 모습을 알게 되자
당신에게 더 이상 매력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고
그래서 떠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그녀)를 유혹하는 동안에는
당신이 보잘것없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그(그녀)에게 감출 수 있고,
또 그(그녀)도 경험이 부족해서
그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몇 주일, 몇 달, 혹은 몇 년이 지난 후
그(그녀)는 결국 그 사실을 깨닫고
당신에게 싫증을 내는 것이다.
이로 인해 그(그녀)가 떠난 지금,
당신도 알고 있었지만
잊거나 상대화하는 데 성공했던
당신의 모든 신체적, 정신적, 지적, 사회적 열등함은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약점으로 당신에게 다가온다.
프랑수아 를로르의 <꾸뻬 씨의 사랑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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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는 그(그녀)가 사랑할 이유와
헤어져야 할 이유가 같이 있습니다.
두 개를 같이 인정하고 사랑하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떠나게 됩니다.
그(그녀)가 떠나게 되면
그(그녀)가 약점이라고 생각한 것이
내 생각과 무관하게 내 약점이 되어버립니다.
심지어 전에는 강점이라고 생각했던 부분까지 말입니다.
그렇게 그 약점은 내가 가진 강점까지 염색합니다.
그리고 나의 모든 열등감을 자극하고
나는 사회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실패자가 됩니다.
실패자들은 그(그녀)를 원망도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자신의 모습에 자책감을 갖습니다.
결국 죄책감까지 들게 되고
이상한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내가 죄인이야'
버려진 사람은 심리적인 죄인이 되어버립니다.
찬 사람이 피해자가 되고
차인 사람이 가해자과 되는 역설.
더 큰 문제는 심리적 전과자가 되어버린
내가 다음 사람을 만나지 못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현실에서는 졌지만
마음으로는 절대 지면 안됩니다.
북티셰 생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