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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티셰 Aug 08. 2015

취업도, 사업도 아닌 '생업'

독특한 일본 청년의 재기 발랄 생존기! 

백종원, 최현석, 레이먼 킴, 이연복…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가 알 수 없었던 사람들이 텔레비전에 줄줄 히 얼굴을 비춥니다. 이제는 각종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 빠지지 않는 게스트로 셰프가 등장합니다. 요즘은 약 40여 개의 TV 프로그램에 셰프나 맛집 등이 등장합니다. 아예 맛집 프로그램으로 드라마를 만들기도 합니다. 


대한민국은 먹방공화국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갑자기  한쪽으로 사회분위기가 쏠리게 되면 가장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청소년입니다. 이제 이 친구들이 셰프를 하겠다고 학원에 등록하고 진로 준비를 합니다. 한 때 김연아 세대가 있었던 것처럼 우르르 하나의 직업으로 몰리게 됩니다. 


중앙일보 조사 청소년 선호 직업 13위가 요리사가  되었습니다. 이후에 인력 공급은 늘어나고 인력 수요가 정해져 있으면 경쟁 때문에 임금은 떨어집니다. 장래 직업을 계획하지 않고 지금 당장 인기 있는 직업을 선택해서 준비하게 되면 결국 저임금 노동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경력을 쌓아야 한다는 이유로 ‘열정페이’가 등장하게 됩니다.  


신기하게 삶을 꾸려가는 일본의 한 남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인기 있는 자격증’을 따기 위한 공부는 권하고 싶지 않다. 인기 있는 자격증은 사실 경쟁이 심하다는 이야기나 마찬가지다. 게다가 자격이란 모두 같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증명이다. 많은 사람이 같은 일을 하는 업계는 그야말로 전투적인 사람들의 전쟁터와 같다는 것을 말한다.”


“이러다간 인생, 도둑 맞는다!!”

이 남자는 한 때 '중독'으로 고생을 했습니다. 그는 알코올 중독도, 오타쿠도 아닙니다. 그는 아이스크림 중독자였습니다. 정말 힘들게 취직한 회사에서 스트레스가 너무 많아졌죠. 달고 부드럽고 차가운 것. 성애자가 되었습니다. 월급으로 생활비와 월세를 겨우 겨우 막아가며 한 달을 버티고 그리고 그 다음달을 버텼습니다. 친구가 없어지고 건강은 황폐해지고… 

어차피  먹고살려고 하는 일이라면!! 월급쟁이 말고 다른 일은 없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는 몽골 투어, 폐교 결혼식 기획, 빵 만들기, 사무실 나누기, 숙박업, 목수, 농촌 신상품 개발하기, 폐촌 살리기 등. 수 없는 일을 합니다. 그는 자신이 하는 수 많은 일들을 이렇게 부릅니다. ‘생업!!’

‘생업’은 직업과 다릅니다. 


그에게 ‘한 우물만 파라’는 이야기는 남의 이야기입니다. 시간을 남에게 뺏기지 않고 자신의 시간으로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먹고살려면 일을 해야 하는데, 하고 싶은 일을 꼭 할 필요는 없지만 하기 싫은 일을 안 해도 살 방법은 없을까 생각합니다. 

공부, 연구, 시장 조사 이런 것 절대 안 합니다. 그냥 친구를 만납니다. 그리고 그 친구의 친구를 만납니다. 사람을 하나씩 만나가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습니다. 처음 하는 일은 배워야 한다면 배우고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당장 합니다. 그렇다 보니 한 사람 평생을 바쳐서 해야 할 저 수 많은 일들을 하나  하나해나갑니다. 

알바로 3억을 번 그런 뻔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돈을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딱 먹고 살아갈 만큼 벌기 위함이니, 그가 생업을 선택하는 조건은 애인을 구하는 조건보다 까다롭습니다. 

한 번 들어볼까요??

“혼자서도 시작할 수 있고, 

돈 때문에 내 시간과 건강을 해치지 않으며, 하면 할수록 머리와 몸이 단련되고 기술이 늘어나는 일.”이라네요. 


일을 해야 하지만 일단 내 몸을 살리는 일이라니…

1920년에 일본의 직업은 약 3만 5천 종이 있었는데 요즘은 2,167개가 있었습니다. 그 만큼 많은 생업이 줄어든 거겠죠? 사람이 하던 일을 기계가 대체하고 돈 안 되는 일도 빠졌겠고… 이런 식으로 우리나라도 많은 직업이 줄었습니다.  효율을 강조하면서 수많은 일들이 사라진 것은 사실입니다. 먹고 사는 일이 월급 혹은 매출에 매달리는 일만 남았습니다. 

3만 5천 개의 일이 있다면 그리고 그것으로 먹고 살 수 있다면 우리는 더 다양한 모습으로 살 수 있을 텐데요.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이나 선택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날 텐데 말입니다. 우리의 직업을 아주 단순화시키면 ‘월급을 받는 일’과 ‘사업’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계절마다 다른 일을 했었고 그만큼 자기 실현할 수 있는 방법도 많았을 것 같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친구는 <작고 소박한 나만의 생업 만들기>라는 책을 쓴 이토 히로시입니다. 

그는 말합니다. 

“생업은 기계가 도맡는 일에는 손대지 않는다. 유행하는 일도 하지 않는다. 경쟁이 극심한 일도 거의 하지 않는다. 하지만 경쟁이 심하기 때문에 부조리가 생겨나는 경우도 많다. 그런 것을 찾아 부조리가 없는 생업을 만들어 공격 지점으로 삼는다. 어쨌든 전업으로 하지 않으니 무리하게 큰 규모로 벌이지 않아도 괜찮다. 부조리가 생기지 않는 규모와 속도로 일을 제공하는 것. 이는 생업을 만드는 중요한 요소다.”

대기업의 하청을 받는 일도 하지 말라고 하고 자격증보다는 장사를 하라고 합니다. 

어찌 보면 배부른 소리입니다. 그의 생존 방식을 따라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요리를 좋아하면 조금씩 요리를 배워두었다가 자원 봉사도 하고 익숙해지면 출장 요리사를 하라고 하네요. 

몽골 여행을 갔다가 거기서 머물며 이곳 저곳을 구경한 후 일본으로 돌아와 사람들을 데리고 가이드를 합니다. 

참 이게 가능이나 한 일일까요? 그래도 수많은 질문을 우리에게 던집니다. 우리가 늘 걱정하는 것들입니다.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행복해지는 일자리. 우리도 생업을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노령화 사회 은퇴를 해야 하는 분들에서, 불안하고 답답한 일자리를 가진 30대, 미래가 안 보이는 일자리를 가진 40대, 부족하고 열악한 일자리를 가진 20대 청년까지. 스스로 즐거워지는 일.  한 번 같이 찾아봤으면 합니다. 


줄어드는 일자리와 미래에 대한 불안감!! '이거 하자, 저거 하자'는 주장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삶을 꾸려나가는 이토 히로시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회사에서는 사는 것 같지 않다, 그만두고 싶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퇴사를 고민하기보다 우선 여가 시간에 생업을 만들고, 그 일이 바빠져서 더 이상 회사에 다닐 수 없을 정도가 되었을 때 어쩔 수 없이 회사를 그만둔다고 생각하라. 너무 고민만 하고 있으면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자신이 혐오스러워진다. 그런 쓸데없는 혐오감 때문에 자기를 비하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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