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면의 곡률

한옥지붕의 조형미 4

욱음곡     

지붕면도 자세히 보면 평평하지 않고, 곡률이 설정되어 있다.

마치 손바닥을 가볍게 폈을 때 가운데가 살짝 안으로 들어가고 손끝이 올라오듯, 지붕면 중앙부위는 지붕 속으로 자연스럽게 휘어들고 처마 끝은 위로 들린다.

지붕 상부는 급경사에 하부는 완만해지는 욱음곡은 지붕면 배수를 촉진한다. 실을 늘어뜨린 듯 살짝 쳐졌다가 올라오는 기와 골과 열이 세련미를 더 한다.    

크고 육중한 지붕이 무게감을 덜고 날렵해 보이는 건 이 세 가지 곡선들 때문이다. 덕분에 한옥의 지붕은 보는 방향에 따라 각각 다른 맛이 난다.      

복잡하고 섬세한 이 곡선들은 하나하나 정밀한 계산을 거쳐 만들어진다.

송광사 약사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2022.1. 순천)

목수들은 처마선의 3차원 곡선을 만들기 위해 서까래를 깎을 때부터 모든 부재의 위치별 길이와 두께, 높이를 달리해서 만든다.

설치할 때도 그에 못지않은 공력을 쏟는다.

곡률에 맞게 확인해가며 반복적인 조정을 거쳐 하나하나 고정해가기 때문에 상상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공들여 만든 지붕의 곡선미는 직선적인 현대건축의 외형과 대비된다.

 

덕분에 지붕은 한옥 하면 떠올리는 대표 이미지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