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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휘잉 Jun 28. 2024

예술가는 절대로 굶어죽지 않는다

잘 나가는 예술가는 예술과 자신의 욕망을 조화롭게 하고, 자신의 예술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모든 사람 앞에 내놓는다. 


많은 사람들은 모든 상업활동과 인맥을 거부하고 고독하게 자신의 창작활동에만 몰입하는 예술가가 진짜 예술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잘 나가는 예술가는 상업활동에 적극적이었고 후원자의 도움을 받고 동료들에게 자극받으며 작품활동을 했다.


이 책의 저자에 따르면, 거지라고 오해받았던 미켈란젤로는 사실 요즘으로 치면 수 백억원 대의 부자였으며, 여러 개의 사업체를 운영했다.


굶어죽은 예술가의 대표격인 고흐도 후에 '인상파'라 불리는 당시 주류 예술계에서는 인정받지 못하던 동료들과 함께 작업했으며 고흐의 작품이 사후에 주목을 받은 것 역시 이후에 인상파가 재평가받고 인상파 내에서 고흐가 인정받았던 것의 연쇄작용 덕분이다. 그의 동생 테오는 일종의 후원자 역할을 했다고 말할 수도 있다. 테오의 금전적 지원과 미술계 인맥이 없었다면 고흐의 활동과 명성은 많이 퇴색되었을 것이다.



예술가가 인맥을 쌓고 상업적인 활동에 집중해야 하느냐고 하면 맞는 말이다.


하지만 예술가가 혼자만의 작업을 하고 상업성과 다른 이들과의 기호와 아무 상관 없어 보이는 곤조를 키워가야 하느냐 하면 그것도 맞는 말이다.


다만 두 가지의 균형이 필요한 것이고. 전자에 집중하면 잠깐 떴다 사라지는 삼류 예술가가 되고. 후자에 집중하면 굶어죽는 예술가가 되는 것이다. 


예술계에는 굳이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나는 돈이 중요하지 않다' '나는 티비에는 안 나간다' '나는 인맥빨로 해먹을 생각 없다' 면서 스스로 벽을 세우고 극단적으로 치닫으려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저자에 따르면 그래서는 굶어죽는 예술가가 되기 딱 좋다. 제약 없는 예술활동을 위해서도 돈이 중요할 수 있다. 티비가 도움이 되면 티비에 나갈 수 있다.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인맥을 막을 이유도 없다. 


굶어 죽는 예술가의 정신은 자신만의 예술성을 키우고 그 순수성을 지킬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어떤 사람도 백프로 예술로만 살 수는 없다. 신경 써야 할 현실적 여건이 있고, 예술 외적인 욕망이 있다. 


물론 어느정도는 다른 모든 것을 무시하고 예술성을 밀고 나갈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거나 예술 외적인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돌아보지 못하면 그 여파는 예술성까지 무너뜨린다. 잘 나가는 예술가가 하루에 버는 돈을 벌기 위해 한 달 동안 이마트 바닥을 닦아야 할 수도 있다. 잘 나가는 예술가가 끊임없이 작업할 때 우울증에 걸렸다며 아무 것도 못하게 될 수도 있다. 


노자 식으로 말하면 집착이 모든 문제를 만든다. 게다가 예술에 대한 집착은 어느정도 좋은 것으로 부추겨지는 면이 있다. 


굶어죽는 예술가만 아는 현 시대에 필요한 잘 나가는 예술가의 초상을 잘 보여준 책이다.



제프 고인스 <예술가는 절대로 굶어죽지 않는다> 발췌


굶어죽는 예술가는 예술가란 타고나는 법이라고 믿는다. 잘나가는 예술가는 예술가란 만들어지는 법이라고 믿는다.



굶어죽는 예술가는 독창적인 사람이려고 고군분투한다. 잘나가는 예술가는 자신에게 영향을 미친 사람에게서 훔쳐온다.



굶어죽는 예술가는 스스로 충분한 재능이 있다고 믿는다. 잘나가는 예술가는 거장을 스승으로 삼는다.



굶어죽는 예술가는 모든 것에 완고하다. 잘나가는 예술가는 합당한 일에 완고하다.



굶어죽는 예술가는 눈에 띌때 까지 기다린다. 잘나가는 예술가는 후원자를 찾아낸다.



굶어죽는 예술가는 어느 곳에서나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믿는다 잘나가는 예술가는 이미 창작이 이뤄진 곳으로 향한다.



굶어죽는 예술가는 언제나 홀로 일한다. 잘나가는 예술가는 다른 이들과 함께 일한다.



굶어죽는 예술가는 남몰래 일한다. 잘나가는 예술가는 공개적으로 작업한다.



굶어죽는 예술가는 공짜로 일한다. 잘나가는 예술가는 언제나 대가를 받고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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