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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더 Mar 03. 2020

내가 비트코인 ETF를 반대하는 이유

비트코인 ETF는 생태계에 피해를 끼칠 것이다.

본 콘텐츠는 Bitcoin Q&A를 진행하는 안드레아스 안토노풀로스가 ‘Why I’m against ETFs’라는 제목으로 2018년 8월에 업로드한 영상을 번역한 글입니다. 비트코인을 통해 얻게 되는 경제적 자유, 책임, 그리고 권리가 강조된 내용입니다.



우선, ETF란 무엇일까? ETF는 상장지수펀드(Exchange Traded Fund)를 의미한다. ETF는 보통 증권사와 같은 위탁 관리자 혹은 펀드 매니저가 운영한다. 그들은 주식은 아니지만, 주식처럼 거래될 수 있는 금융 상품을 만든다. 비트코인 ETF는 비트코인을 보유한 펀드를 만들고, 그 비트코인 보유량의 지분을 파는 것이다. 사람들은 일반적인 위탁 계좌를 통해 주식 시장에서 이를 쉽게 사고팔 수 있다. 즉, 비트코인을 비축해 두었다가 주식처럼 전통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는 금융 상품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위탁 관리 시스템이며, 실제 비트코인을 보유할 이는 펀드 매니저와 같은 위탁 관리인이다. 당신이 얻는 것은 비트코인이 아닌 펀드의 지분이다. ETF는 투자가들이 비트코인을 실제로 소유하지 않고도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를 가능케 한다. 또한, ETF를 이용하는 투자가들은 키 관리, 주소 관리, 하드웨어 토큰 관리, 암호화폐 거래소 계좌 등록 등 수많은 복잡한 일들을 직접 처리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금값의 장기 변동 차트. 금 ETF는 2003년에 출시되었다. 출처: HTTPS://WWW.GOLD.ORG/

많은 사람이 ETF를 기대하는 이유는 다른 시장에서 ETF의 힘을 보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값은 ETF가 나오며 매우 많이 상승했다. ETF가 승인되면 훨씬 많은 투자가가 해당 상품에 접근할 수 있게 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투자가들이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상품 시장이 심하게 조작되어 움직인다는 주장들이 항상 존재해왔다. ETF는 단지 기관 투자가들이 상품의 가격을 조작할 능력을 키워줄 뿐이다. ETF가 거래되는 시장에서뿐만 아니라 더욱 넓은 시장에서도 그렇게 될 것이다. 거대 시장 플레이어들은 ETF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금의 시세를 조작할 수 있다.


ETF에 대한 환상을 한번 깨보자. 나는 많은 사람이 ETF의 승인을 기원하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 투더문과 람보르기니를 원하기 때문이다. 이건 매우 안 좋은 생각이다. 물론 나도 언젠가는 승인되리라 생각하지만, 안 좋은 생각이라는 점엔 변함이 없다. 사실 나는 ETF를 반대하는 입장이다. 비트코인 ETF는 생태계에 피해를 끼칠 것이다. 그 이유는 이렇다: 비트코인 ETF는 비트코인을 위탁받아 보유함과 동시에 매우 큰 영향력을 가진 홀더를 탄생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비트코인 위탁 홀더는 주주들을 대신하여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그들에게 해당 비트코인의 거래 지분을 줄 것이다. 그러나 비트코인 키 소유자가 가져야 할 책임과 권리는 ETF 보유자들에게 부여되지 않을 것이다. 비트코인의 키를 직접 관리하는 사람으로서 나는 단순히 거래소에서 거래하거나 ETF를 갖고 있는 사람보다 더 많은 권리와 책임을 가지고 있다. 비트코인 생태계 내에서 어떠한 이슈가 있을 시에도 나는 나의 비트코인 키를 사용하여 투표함으로서 나의 의견을 표출할 수도 있다.


비트코인 캐시와 같이 포크로 인해 탄생한 코인들도 수령할 수 있다. 비트코인 키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비트코인 포크 이슈가 재차 불거진다면, 비트코인을 많이 보유한 펀드가 영향력을 가질 것이다. 하지만 지분을 보유한 사람들은 영향력이 없다. 그들은 어떠한 포크를 지지할지에 대해서도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다. 이러한 논쟁에서 ETF는 양쪽을 선택할 수도 있고, 한쪽만 선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2017년 8월 1일에 진행된 하드포크나 사용자 활성화 소프트 포크(UASF)와 같이 여러 이슈가 있었을 당시 우리는 위탁 관리자들의 영향력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실제로 대형 거래소들이 이 생태계 내에서 매우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을 볼 수 있었고, 그들은 수천만 명의 고객을 대신하여 포크를 지원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었다. 매우 많은 양의 통화에 대한 의견을 피력한다고 볼 수 있다. ETF도 똑같을 것이다. 훨씬 더 큰 규모로 그럴 것이다.


많은 사람이 ETF를 통해 비트코인에 대한 접근 권한은 갖게 될 테지만, 비트코인과 관련된 합의와 거버넌스에 대해서는 어떠한 영향력도 행사하지 못한다. 그 영향력은 특정 몇몇의 펀드 매니저들에게 갈 것이다. 해당 펀드 매니저들은 비트코인 ETF에 참여한 사람들을 대신해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며, 이는 그들이 비트코인 프라이빗키의 실소유주이기 때문이다. 이는 정말 좋지 않은 일이다. 비트코인의 종말이라고 부를 순 없겠으나, 이는 비트코인 시세 조작을 야기할 뿐이다.


시세뿐만 아니라 다양한 의사 결정에 대한 논쟁 역시 조작될 수 있다. 만약 포크가 진행된다고 치면, 결정에 있어 매우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힘이 그들에게 부여될 것이다. 결국 그들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그들만의 기업형 비트코인을 만드는 것을 볼수도 있을 것이다.


한가지 예시를 들어보자: 송신자, 수신자, 가치 등을 모두 암호화하여 완전히 익명화된 거래를 가능하게 하자는 아이디어가 비트코인 생태계 내에서 제안되었다. 이러한 변화가 소프트 포크로 제안된다고 생각해보자. 과연 ETF 매니저가 이러한 변화를 받아들일 것인가? 말 것인가? 그들에겐 한 가지 큰 문제가 있다. 만약 정부 당국에서 익명성이 강화된 비트코인을 저지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다면 펀드 매니저들은 이 변화를 채택하지 않을 수밖에 없다고 느낄 것이다. 이는 프라이버시와 익명성을 보호하지 않는 비트코인이 탄생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비트코인을 관리하는 위탁 관리자들이 이러한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PEER-TO-PEER” 출처: 비트코인 백서

이렇게 되면 프라이버시와 익명성을 보호하는 비트코인과 그렇지 않은 비트코인, 사실상 두 개의 비트코인 시장을 갖게 된 셈이다. 이러한 것들이 바로 ETF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 가운데 일부이다. ETF는 근본적으로 P2P 화폐라는 비트코인의 기본 원칙에 위배된다. 비트코인 사용자는 위탁 관리자 없이 가치를 주고받을 수 있으며, 이는 그들이 키를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자신의 돈도 직접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신이 프라이빗 키를 소유하고 있다면, 그것은 당신의 비트코인이다.
(Your Keys, Your Bitcoin.)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당신의 비트코인이 아니다.
(Not Your Keys, Not Your Bitcoin.)


ETF는 비트코인을 달나라로 보낼 수는 있을 것이나, 비트코인에 대한 책임과 권리는 포기해야 할 것이다. 바로 이 점이 내가 비트코인 ETF를 반대하는 이유이다. ETF가 승인된다고 하더라도 나는 하나도 구매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언젠가 승인은 될 것이다. 왜냐하면 엄청난 시장의 욕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투자가들은 지금 당장 비트코인을 직접 소유할 순 없다. 결론적으로는 두 가지 분류의 투자가가 존재할 것이라 예상한다: 비트코인을 안전하게 소유할 수 있는 기술적 노하우를 갖고 비트코인의 모든 장점을 활용하며 진정한 경제적 자유를 얻는 분류, 그리고 기술적 지식이 없어 항상 중개인을 이용하는 분류.


사실 이는 현재 비트코인 생태계와도 매우 유사하다. 자신의 비트코인 키를 자신이 직접 소유하고 있는 사용자도 존재하고, 거래소 지갑을 사용하는 사용자도 존재한다. 사실 후자를 비트코인 사용자라 볼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본 콘텐츠는 블록체인 인사이트 미디어 '노더'에 기고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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