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의 이해(1) : 한자를 이야기하는 이유
한자 이야기를 하려는 이유
한자 이야기에서는 한자가 생겨나고 변화를 거쳐 오늘에 이르는 동안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글자가 어떻게 변해왔고, 어떤 원리로 의미가 만들어지고 변해 왔는지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간혹, 다른 글자와 결합하여 어떻게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내고 변화를 입어 왔는지도 살펴볼 것입니다.
한자는 표의 문자(表意文字)로서 글자에 의미를 담은 문자입니다. 그러므로 어떤 한자가 의미를 담아내는 과정을 살펴보면,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세상을 보는 눈, 사람들이 세상을 어떻게 받아들여 인식하였는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한자에는 사용자들의 세계관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데, 이곳에서는 글자의 연원을 탐색해 봄으로써 그것을 나름대로 해석해 보는 재미, 그래서 오늘날의 우리와 어떻게 같고 다른지를 생각해 보는 맛이 쏠쏠할 것입니다.
한자는 중국 글자인가?
한자는 중국에서 기원한 문자로서 약 3,000년 전 상형문자로 시작해 발전했으며, 중국은 물론 한국, 일본, 동남아시아까지 퍼져 동아시아의 한자 문화권을 형성하게 한 막강한 힘을 가진 문자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대부터 사용되어 고조선부터 삼국시대, 고려와 조선을 거쳐 한글 창제 이전은 물론 그 이후까지도 공식 문서와 기록, 교육, 학문, 문학 등에서 쓰였습니다. 한글의 역사가 600년이 채 안 되었다면, 한자는 수천 년을 이어온 문자라고 할 수 있지요. 그래서 한자는 오랫동안 한국어 속에 남아 현대 한국어에서도 여전히 많은 단어가 한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국의 법률, 학문 용어, 사회 용어 등에서 한자어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한자는 중국 문자일 뿐이고, 우리 고유의 문자인 한글이 있으니 이제는 쓰지 말아야 한다는 설득력(?) 있는 주장과, 이렇게 한자는 이미 한국 역사와 문화의 일부로 오랜 세월 사용되어 왔으니 이를 보존함으로써 한국 전통과 고전 문화를 계승하고, 과거의 문헌을 이해하는 데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 있습니다. 이른바 '국자(國字: 우리나라 글자)' 논쟁이 수십 년 동안 평행선을 그으며 대립되어 왔습니다.
이런 것을 다 떠나서 이미 있는 것을 굳이 버릴 필요가 없고, 우리의 언어를 더 풍부하게 할 수 있는 요소라면 배우고 익혀서 나쁠 것이 없을 것입니다. 게다가 한글은 표음 문자로서의 사용의 편의성이 있고, 한자는 표의 문자로서 사고의 확장성이 있으니 한국어의 양 날개로서 한글과 한자는 우리의 문자로 잘 사용하면서 가꾸면 된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