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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OOT Jul 21. 2023

퇴사 후 쓰레드가 있어 덜 외롭다.

드디어 나에게 알맞은 플랫폼을 찾았다.

요즘 난 새롭게 생긴 sns 플랫폼 중에 하나인 쓰레드에 빠졌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틱톡과 같은 sns에 빠진 적이 없다.




왜 쓰레드에 빠졌을 까?

쓰레드는 사진이 아닌, 글이 먼저 보인다. 단순히 사진을 먼저 배치했을 뿐이데, 글이 먼저 읽힌다. 사람의 뇌는 참 신기하다. 몇 십 년에 걸쳐서 학습이 되어서일까. 한국 영화를 보더라도, 자막이 있으면 자막으로 눈이 간다. 그렇게 설계가 되어 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홈에서 쓰친(쓰레드 친구)님의 한 문장을 쑥 읽게 된다.


인스타그램 같은 경우는 사진이 먼저 보인다. 우리들의 일상을 사진으로 보여주는 것이 먼저인 매체이다보니 그 사람의 생각을 먼저 보여줄 수 없다. 생각을 이미지 한 장으로 표현할 수 있다면 그것은 예술일 것이다. 아, 그래서 사진들이 하나같이 작품집 같았나 보다.


개인의 일상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먹는 것, 가는 곳, 그리고 산 물건 등을 찍어서 올린다. 어느 순간부터 인스타그램을 많은 사람들이 하면서 삶의 사이사이 들어와서는 음식집에 가면 음식에 제대로 음미하는 것이 아닌 사진을 찍기 바쁘다. 어떨 때는 친구들의 모임에서 음식이 다 나올 때까지 음식을 먹지 못한 채, 모든 음식이 풀세팅되어  깔끔하게 보인 사진 한 장을 위하여 모두가 어색하지만 암묵적인 규칙을 지키듯이 기다리게 되었다.


그래서일까 인스타그램에서 보이는 사진들을 점점 뭐랄까 제품사진 같아진다. 일상이라고는 말하지만, 화장으로 따지면 꾸안꾸처럼(꾸미지 않았지만 꾸민) 콘셉트의 사진들이 많이 올라온다. 그리고 감각적인, 감도 있는, 밀도 있는 이런 느낌이라고 한다. 점점 사진에 대한 안목은 높아져서 사진 찍기에 대한 피로감을 내심 느끼고 있었지만 말할 수도 대체할 것도 없던 불편감이 쓰레드가 생기면서 해소된 것 같다. 그 반증이 엄청난 유입률이라고 생각한다.


모두에게 인스타그램이 별로다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 이미지를 주로 보여주어야 하는 브랜딩을 구축하기에는 인스타그램이 더 적합해 보인다. 사진 찍기가 조금 더 편하고, 더 자신을 표현하기에 맞는 도구인 분들에게도 유용하다.  하지만 글쓰기가 조금 더 편한 나는 쓰레드가 더 적합한 플랫폼인 것 같다. 긴 글에 대한 부담감도 없다. 쓰레드 자체는 500자 내외로 글을 올려야 한다. 원래 매일 하던 감사일기의 형태를 바꾸어 부담 없이 일상을 일기로 기록하고 있다. 빠지지 않기 위해서 일정 시간을 두고 하는데, 이마저도 생각해 보니 삼시새끼처럼 늘 하고 있다.  


(혹시 여기까지 보고 내 쓰레드가 궁금하신 분들이

있다면 많이 놀러 와주었으면 좋겠다. 나는 은은한 관종이기 때문이다.

브런치 보고 왔다고 하면 감동 받을 ..)

https://www.threads.net/@shooting.a.star



나는 왜 이렇게 자주 쓰레드를 할까?

여기에 더욱이 내가 쓰레드에 빠진 이유가 있다면 나의 상황이다.

퇴사도 하고 제주도 한달살이도 하고 돌아온 나는 요즘 공유오피스를 다니고 있지만, 이것으로 인스타그램에 소식을 올린다면 매일 같은 사진일 듯하다. 하지만 내 머리와 심장에는 늘 다른 생각들이 가득 차다.


예를 들면 어제와 오늘 배운 것이 다르고, 질문받은 것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다. 사사로운 생각들이 단편적이지만 이야기의 주제거리가 된다.


하얀테이블에 예쁜 그릇에 담긴 요리는 아니지만, 엄마와 함께 한 실패한 요리에 대한 감회를 말할 수도 있다. 한 사람마다 하루에 소화해내야 하는 표현주머니, 수다주머니가 있다면,  쓰레드를 통해서 많이 해소되고 있다.

더욱이 일기 형태로 쓰레드를 하다보니, 개인적으로는 교환일기를 공개적으로 하는 것처럼 나의 일상에 관심을 가지고 댓글을 남기시는 분들을 보면 내적 친밀감이 확 올라가면서 댓글로 소통하게 되는데, 이것이 나의 사회적 활동에 많은 영역을 차지하게 되면서 홀로 있는 기분이 덜 해지는 것 같다.


물론 아직 생긴 지 얼마 안 될 sns이어서 뭐라 단정적으로 말하기도 힘들고 일주일 정도 사용했지만, 덕분에 나는 지금 이 순간도 잘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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