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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OOT Aug 28. 2023

한 가지만 하는 결단

일은 한다는 충족감에 전복되지 말자.

중요도가 낮은 일을 하다가, 갑자기 중요도가 높은 일들이 몰려오면서 심리적인 압박감을 느끼고 있고, 오늘 그 압박감에 밀려서 주변사람들에게 언짢음을 표현하고 원망했다. 그래서 불과 5시간 전에 썼던 글은 지금과는 성격이 매우 다른 원망이 한가득한 글이었다. 다행히도 업로드를 하지 않았다. 어쩌면 지금 하루를 보내기 15분 전이어서 체념하에 글을 써서 마음이 담담한 것일 수도 있다.


회사를 출퇴근하지 않아 요일느낌을 잘 챙기기 위해주말에는 쉬기로 스스로 약속했던 나지만, 일이 몰리면서 주말이지만 일을 욕심내어 일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 바로 인쇄다.


나의 일을 인쇄물을 디자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사출력을 해서 확인을 하는 단계가 꼭  필요하다. 직장을 다니는 남동생에게 부탁을 했지만, 아직 신입으로 출력을 하는 것이 눈치가 보이는 동생은 2번의 부탁에서 온전한 출력물을 전달해주지 못했다.


첫 번째는 컬러프린터 자체가 안되어서 기사님을 불러 고쳐야 했고 다음으로는 실사이즈가 아닌 용지 맞춤으로 출력을 하여 결국 원하는 때에 원하는 실사 출력물을 얻지 못했다. 급하게 동네로 나가서 인쇄를 했었다. 동네에는 전문적으로 인쇄를 하는 곳이 없고 서점에서 서비스로 하는 곳이 있는데, 주말이면 쉬고 오후 8시 반이면 문을 닫아서 이곳도 제한적이었다.

회사에서는 클릭 한 번으로 바로바로 실사이즈 확인을 하던 것이 나의 시간을 인쇄가 가능한 시간이나 장소에 맞추어서 구겨 넣으려니 스트레스가 증폭된다. 어려운 일을 못해서 화가 나는 것이 아니라 쉬운 일을 하는 데 어떤 조건이 맞추어지지 못할 때면 무척이나 스스로가 한심스럽다고 느껴진다. 그렇다 5시간 전 나의 글을 그래서 그 감정을 토로하는 글이었다.

당일 인쇄 수정해서 전달할 수 없는 나의 물리적인 상황으로 인해서, 결국은 일을 하기보다는 하던 것을 마무리하고 1시간 남짓 걸리는 곳에 가서 고퀠인쇄를 했다. 인쇄를 하는 데만 현재까지 든 비용이 15000원 정도가 될 것이다. 인쇄를 하고 제단으로 하고 집에 오니 2시간은 걸린 것 같다. 오고 가면서 들었던 생각은 그냥 진작으로 이곳에 올 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나는 데이트를 일방적으로 급하게 취소를 했었다. 남자친구가 출력카페를 알려줬다. 출력을 하려면 데이터를 최대한 작업하고 가야 하기 때문에 갑자기 데이트시간까지 갑자기 일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생각에 스트레스를 받았다. 참 아이러니 하다.


어느 정도 내 성에 찬 결과물을 인쇄하려면 결국은 늦은 시간이 될 것이다. 이때 그냥 하던 것을 마무리하고 갔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스트레스를 참지 못해서 결국은 약속을 취소했다. 그리고 작업을 했다. 그런데 이런 기분과 마음으로는 역시 작업이 잘 되지 못했다. 그래서 답답한 마음을 토로하는 하는 글을 썼었다. 아마, 어느 날이고 또 이 감정은 올라올 것이다.


 집중을 하지 못하고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고, 시간은 지나가기만 하는 것이 화가 나서 눈물이 흘렀다. 씻고 커피를 마시고 에어컨을 켜도 기분전환이 되지 않았다. 결국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닌 마무리를 하고 자리를 박차고 밖으로 갔다. 남자친구가 말했던 컬러프린터 카페로 갔다.


그냥 권유되고 했으면 될걸 욕심이 과했던 것이다. 주말 쉬기로 했던 날에 인쇄하나 만 해도 충분했는데 더 하고 싶었다. 평일에 페이스를 잘 유지하다가 주말에 오히려 그 유지가 깨졌다. 하나만 생각하고 작업하는 것은 몰입감이 있다. 그런데 과하게 무언가를 하려고 하면, 오히려 집중을 못한다. 단 하나를 할 결단을 해야 하는 것이다. 쉬고는 싶은데, 일을 해야 해서 멀티태스킹을 하는 순간 밸런스가 무너진다.  


그런데도 마음의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 시간을 보냈다는  충족감이 더 크게 작동하는 순간으로 전복이 된 것이다. 그래서는 안된다. 이번일로 내린 결론은 주말에는 일을 안 하는 것이 나의 룰이다. 무언가를 더 하려고 해서 페이스를 놓치지 말자. 이제 또 한 주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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