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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원경 변호사 Dec 30. 2024

2024년 내가 사는 방식

내가 사는 방식 3가지, (1) 남들에게 피해 주지 않는 선에서 내가 살고 싶은 대로 산다, (2) 무탈하게 하루하루를 보낸 것만으로 감사하며 일상의 행복 속에 산다, (3) 직업, 나이, 경력, 외모 등 외적인 조건과 상관없이 그 사람 자체의 인격, 에너지와 각자의 매력을 보고 인간관계를 맺고, 서로의 삶을 존중하며 산다는 것이다.

올해 (1)번과 (3)번은 어느 정도 충족되었는데, (2)번에 있어서는 약간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일상이 너무 무탈하면 지루하고, 무탈하지 않으면 불안과 불평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게 인간이더라. 욕심과 잡념을 버리고 중립과 균형을 지키기가 그렇게 어렵더라. 중도를 지키는 것이 거의 득도의 경지이더라. 그래서 내년에는 (2)번에 치중하면서 마음을 더욱 정화하고 비우며 살아보련다. 내면의 충만함과 마음의 평온을 유지하며 가짜의 나를 벗어던지고, 진정한 나를 찾고 또 찾겠다. 그동안 학교와 사회의 시스템 속에서 가짜의 나로 만들어진 모든 부분을 재검토하겠다.

그리고 올해 나에게 꽉 찬 시간은 얼마였고, 텅 빈 시간은 얼마였나를 되돌아본다. 예전에는 새해만 되면 투두리스트, 비전보드, 생활계획표 같은 거창한 뭔가를 만들었었는데, 어차피 하다 보니 계획대로 살지 않게 되더라.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사는 게 마음도 편하고 나에게 더 맞는 방식인 것 같아서 과감히 버렸다. 그래서 2024년에는 특별히 1월 1일부터 스스로 '하루 성찰 프로젝트'를 진행해 봤다. 그리 대단한 건 아니고  아주 단순한 프로젝트로서 어제 잘한 일, 행복했던 일, 감사한 일을 10초 정도 떠올리면서 달력에 동그라미를 치는 것이다. 어제의 기억이 희미하게 사라지거나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가는 와중에 10초 정도의 시간을 투자해서 '하루 성찰'을 하니 그래도 하루하루를 의미 있게 살고 있다는 위안도 되고 삶의 루틴도 정돈이 되었다. 어제를 떠올리면서 기억력도 좀 살아나는 느낌이라 치매 예방에도 좋지 않을까.

동그라미의 의미는 참 다양하다. 시작도 끝도 없는 영원을, 옳거나 맞음을, 해와 달을 품은 하늘을, 영원한 약속을 의미하기에, 동그라미의 뜻을 새기면서 어제를 정리하고 오늘 하루를 상쾌하게 시작하는 효과도 있었다. 이제 2024년 달력에 동그라미를 그릴 날도 하루 남았다. 12월 31일까지 열심히 동그라미를 그리며 잘 마무리해야겠다.

반짝반짝 빛나는 2025년은 어떤 모습일까. 세상이 매우 어수선해서 이제는 현실 속에서 대단한 희망과 꿈을 찾기 어렵지만, 막연한 기대와 설레임으로 새해를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큰 의미가 있다. 만약에 새해라는 게 없이 계속 이어진 시간 속에서 산다면 어떨까를 생각하니, 1년 단위로 인생을 끊어 가면서 나라는 인간과 나의 인생에 대해 잠시나마 생각해 보는 시간이 소중하다. 2025년에도 원하는 바를 이루고, 좋은 분들과 교류하면서 언제나 사랑하며, 감사하며, 느끼며 살자.

* 인생의 참맛은 무덤까지 안전하고 단정하게 당도하는 데 있지 않다. 완전히 기진맥진해서 잔뜩 흐트러진 몰골로 ‘꺅! 끝내줬어!’라는 비명과 함께 먼지 구름 속으로 슬라이딩해 들어와야 제맛이다.
- Hunter S. Thom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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