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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희수 Jun 10. 2022

도덕경 읽기 3일

가장 탁월함은 물과 같다. 

「나홀로 읽는 도덕경」 _ 최진석 저 _ 시공사

5월 11일 _3일 (p196~203 / p74~87)


<발췌>

 만물의 운행 원칙은 인간의 의도가 개입되지 않고 저절로 그러한 것이죠. 노자는 누구에게나 치우침 없이 공정하고 객관적인 자연을 모델로 해서 심리적인 주관성을 극복해야 한다고 봅니다. 공자의 경우처럼 심리적인 주관성을 극복하지 못하면 사상이 가치론으로 빠지기 때문이지요. 가치론으로 빠지면 특정한 이념을 기준으로 삼을 수밖에 없죠. 기분은 구분합니다. 구분하면 배제하고 억압하는 일이 일어나고요.  (p75)


 근대가 불의 시대라면 현대는 물의 시대, 근대가 태양의 시대라면 현대의 달의 시대, 근대가 남성과 아버지의 시대라면 지금의 현대문명은 여성과 어머니의 시대라고 말할 수 있는 경향을 보이죠. 근대성은 기본적으로 본질주의적인 특성을 보여요. 실체론에 입각해 있죠. 현대의 특징이라는 것은 관계론으로의 이행이거든요. 관계론적 세계관은 사유의 구조상 어쩔 수 없이 여성적인 특성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봐요.  (p79)


 세계의 변화에 영향을 줄 정도의 혁신은 처음에는 다 어색하고 이상한 것으로 출발합니다. 그런데 어색하고 이상한 것으로 출발하는 이 혁신의 물길을 어떻게 틀 수 있는가? 노자는 이것을 ‘경쟁하지 않음’으로 풀어나갑니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스스로는 경쟁에 빠지지 않습니다.


경쟁하지 않기 때문에 이미 있는 시스템 안에 끼어들기보다는 아무도 가지 않는 전혀 다른 길을 자신의 선택지로 삼습니다.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들이 이미 차지한 곳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는 아직 이상하고 어색하게 보이는 바로 그곳에 처하게 되는 것이죠.


창조의 기운은 누구나 다 아는 곳이 아니라, 아직은 비밀스럽게 숨어 있는 이상한 곳에서 시작되지요. 그 이상한 곳에 도달하는 힘을 물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장 탁월함은 물과 같다는 말이 결국 옳은 말이 되는 것이죠.


“가장 탁월함은 물과 같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에 처한다. 그래서 도道에 가깝다.”  (p85~86)


<단상>

새로운 시대의 주인공 히스토리를 보면 일찍이 남들과 다른 길을 간다. 흘깃 보면 말도 되지 않는 길, 아니 길이 없는 곳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사람이다. 아무도 없으니까 경쟁을 할 수도 없는 곳에서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 초인들만이 가능한 일이 아닌가하는 단순한 생각을 하다가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생각을 했다. 대단한 발견이나 발명은 아니더라도 내 삶에서 남들과 비교하지 않으면서 성장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면 괜찮지 않을까. 이렇게 어려운 도덕경 읽기를 시작한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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